기사 메일전송

[현장]현대엔지니어링, 서울-세종 고속도로 붕괴 사고 미디어브리핑...“유가족께 깊이 사과"

- 국토부, 거더 공사 중지·긴급 점검

  • 기사등록 2025-02-28 16:44:46
기사수정
[더밸류뉴스=권소윤 기자]

“무거운 책임을 통감합니다.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대표이사 주우정)이 28일 서울 본사에서 긴급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지난 25일 발생한 서울-세종 고속도로 9공구 붕괴 사고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주 대표는 “유가족과 피해자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고를 철저히 조사해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세종 고속도로 붕괴 사고…4명 숨지고 6명 부상


지난 25일 오전 9시 49분,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서울-세종 고속도로 9공구 건설 현장에서 교량 상판(거더)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런처가 후방으로 이동하던 중 거더가 추락하면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붕괴된 거더는 총 4개며, 교량 길이는 265m, 교각 높이는 56m에 달한다.


[현장]현대엔지니어링, 서울-세종 고속도로 붕괴 사고 미디어브리핑...“유가족께 깊이 사과\현대엔지니어링 계동 본사에서 28일 서울-세종 고속도로 붕괴 사고 미디어 브리핑이 진행됐다. [사진=더밸류뉴스]

이 사고로 4명의 사망자와 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중 2명은 중국인으로 파악됐다. 사고 현장은 무너진 구조물과 잔해가 뒤섞여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으며, 구조대원들이 잔해를 치우며 실종자를 수색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사고 직후 시공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28일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주우정 대표는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부상자분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주우정 대표, “사고 원인 철저히 규명…조사 적극 협조” 의지 밝혀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우정 대표는 “현재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하며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도 철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현대엔지니어링, 서울-세종 고속도로 붕괴 사고 미디어브리핑...“유가족께 깊이 사과\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미디어 브리핑이 시작되기 전 대기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피해자와 유가족 위한 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유가족 지원을 위해 장례 절차 지원 및 산재보험 유족급여 제공, 추가 재정 지원을 검토 중이다. 부상자 지원을 위해 치료 및 재활 지원과 동시에 가구당 300만원의 생계비 지원을 나선다. 인근 민가 피해도 조사 예정이며, 접수된 피해 정도에 따른 지원책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사고 원인과 내부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주 대표는 "지금은 부상자의 회복과 유가족의 슬픔을 헤아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감리·감독 절차 및 사고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현장]현대엔지니어링, 서울-세종 고속도로 붕괴 사고 미디어브리핑...“유가족께 깊이 사과\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미디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공동 시공사인 호반산업·범양건영과의 책임 분담 및 손실보상에 대해서도 “지금은 책임 소재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며 “고통을 위로한 다음에 책임 소재를 운운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과거에도 안전 및 시공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해 힐스테이트 오룡에서는 입주 예정자들이 외벽 휘어짐, 균열, 타일 깨짐 등 5만8000건의 하자를 발견해 부실시공 논란이 일었다.

 

◆현엔이 쏘아올린 공, 도마 위에 오른 건설업계 안전 문제


이번 사고로 인해 건설업계의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토교통부(장관 박상우)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처벌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세종고속도로 전체 구간에 대한 안전 점검도 강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로 인해 전체 공정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도로공사(사장 함진규)가 발주한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1공구 남광토건 △2공구 한화건설 △3공구 롯데건설 △4공구 대림산업 △5공구 KCC건설 △6공구 대우건설 △7공구 삼환기업 △8공구 포스코건설 △9공구 현대엔지니어링 △10공구 두산중공업 △오송지선 한진중공업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고 있다.


현재 사고 원인의 조사가 진행 중이나, 건설업계에서는 거더 고정장치 미흡, 안전로프 미설치, 크레인 작업 오류 가능성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러한 의혹에 대한 답 대신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사고 발생 후 각 지방 국토관리청에 DR거더 런칭 가설 공법을 사용한 공사현장의 공사 중지를 지시했다. 이어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설사들의 사망 사고 이력을 의무 공개하는 '건설기술 진흥법 개정안'을 지난 27일 발의했다. 


국토부는 2019년부터 사망 사고 발생 건설사 명단을 공개해왔으나, 건설사들의 반대로 지난해 중단됐다.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망 사고 건설사의 명단이 분기별로 공개될 전망이다.


국토부와 고용노동부(장관 김문수)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 중, 28일 동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와 관계 당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건설 현장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한 추가 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장]현대엔지니어링, 서울-세종 고속도로 붕괴 사고 미디어브리핑...“유가족께 깊이 사과\주우정(왼쪽 두번째)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미디어 브리핑에서 주요 임원진과 함께 고개 숙여 사과 하고 있다. [영상=더밸류뉴스]


vivien9667@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5-02-28 16:44:4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기획·시리즈더보기
4차산업혁명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