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회장 진옥동, 이하 신한금융)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통해 자본 완충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자본비율을 끌어올리며 대내외 변동성에 대비하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이 올해도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효과. [이미지=더밸류뉴스 I AI생성]
◆ 2025년 순익 4조9716억원...CET1 13.33%로 자본 여력 확보
지난 2025년 한 해만 놓고 보면 신한금융은 영업력과 재무여력 모두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4조9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고, CET1 비율은 13.33%를 기록하며 규제 요구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이자이익(전년 대비 +2.6%)과 비이자이익(전년 대비 +14.4%)이 고르게 성장한 덕분에 영업이익경비율은 41.5%로 낮아졌고, 대손비용률도 45bp로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신한금융지주 최근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주주환원에도 아낌이 없었다. 2025년 신한금융은 결산배당금 570원과 추가 배당금 310원을 지급하고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연간 현금배당 총액은 1조2500억원으로 14.9% 증가했다. 이는 전체 주주환원액 2조5000억원은 순익 대비 환원률 50.2%로 목표를 조기 달성한 수치다. 자기자본 규모는 57조원에 육박하며, 위험가중자산(RWA)은 353조원으로 계획범위 내에서 관리되고 있다.
◆ 영구채 8000억원 발행...기본자본비율 0.12%p 상승
신한금융이 2025년에 두 번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3월에는 4000억원 규모의 조건부 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두 배가 넘는 주문이 몰리면서 계획액을 2700억원에서 증액했다. 발행금리는 3.9%로 확정됐으며, 이번 발행으로 신한금융의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이 각각 0.12%포인트씩 상승했다.
9월에도 또 다른 4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해 이자율을 3.26%까지 낮췄다. 두 차례 모두 5년 후 조기상환(콜옵션) 가능 조건과 스텝업 조항을 부여해 시장 친화적으로 설계됐다.
신한금융이 영구채 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은 비단 발행 규모나 금리 수준 때문만이 아니다. 금융지주들은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영구채를 발행하지만, 대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때 보수적으로 움직인다. 반면 신한금융은 실적 호조와 충분한 자본여력을 기반으로 2025년에 두 번이나 자본성 증권을 발행했고, 이를 통해 자본비율을 미리 끌어올려 주주환원과 성장투자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었다.
신종자본증권이 투자자 및 발행사에 미치는 영향. [자료=더밸류뉴스]
◆ "배당 재원과는 별개"...자본 완충력 확보 수단 강조
신종자본증권은 만기 30년 이상 혹은 영구채 형태로 발행되며, 발행 5년 후 콜옵션 행사 여부에 따라 금리가 변경되는 스텝업 조항을 갖는다. 이자 지급이 의무가 아니라 회사 재무상황에 따라 유예될 수 있고, 파산 시 다른 채권보다 후순위로 변제된다. 그 대신 발행사는 주식 발행처럼 경영권이나 주주구성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장기자본을 조달할 수 있으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에서 기본자본(Tier 1)으로 일정 부분 인정돼 BIS 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매력이 있다. 2025년 발행된 신한금융 영구채의 쿠폰금리는 3.9∼4%대로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았다. 최소 투자 단위는 증권사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달랐지만 브로커를 통한 매매가 가능해 개인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다. 단, 발행사가 부실화될 경우 이자 지급이 중단되거나 원금이 상각될 수 있으므로 신용위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주문이 몰린 것은 신한금융의 신용도와 자본완충력이 투자자에게 신뢰를 준다는 방증이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신한금융그룹 본사 사옥 전경. [사진=신한금융지주]
이에 대해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자본비율(BIS 및 CET1 등) 관리 차원에서 자본 완충력 제고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작년 발행 역시 선제적 자본 확충을 통해 그룹의 자본적정성을 강화하고, 대내외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손실흡수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신종자본증권이 직접적으로 배당 재원이 되는 것은 아니며, 주주환원 규모는 배당가능이익, 당기순이익, 자본비율 목표 수준, 감독당국 가이드라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2026년에도 신한금융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업 환경의 불확실성과 BIS 규제 강화 속에서 선제적으로 자본을 조달함으로써 자본비율 관리, 주주환원,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움직임이다. 영구채 발행은 기본자본비율을 높여 자본관리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투자자에게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25년 실적과 두 차례의 영구채 발행을 통해 '실적→자본여력→주주환원'의 선순환을 구축했고, 올해 예정된 발행 역시 이러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