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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차예지 이데일리 기자]

"쇼핑몰, 슈퍼마켓 혹은 심지어 놀이공원 어디에서든 당신은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

- 피터 린치 -


"시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살아남는 것이다. 살아 남아야 기회가 온다. 대부분 그 기회가 오기 전에 시장에서 쫓겨난다"

- 조지 소로스 -


제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식은 「칠성 사이다」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입니다. 제가 유일하게 종목코드(005300)를 외우고 있는 주식이고, 이제까지 저에게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준 종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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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왕자의 난' 이후 저는 '롯데주'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소비자들이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이 많더군요. 특히 저는 평소에 사이다를 즐겨 마셔 롯데칠성이라는 기업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콜라 마니아' 버핏, 코카콜라에 투자하다


워렌 버핏도 자신이 좋아하는 콜라와 햄버거, 아이스크림에 투자해 큰 돈을 벌었습니다. 버핏은 2007년 대구텍 방문 당시에도 코카콜라 홍보에 나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건강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앞에 놓인 콜라를 마시고 『나의 건강의 비결은 코카콜라』라며 코카콜라 예찬론을 편 바 있습니다. 피터 린치도 부인의 쇼핑 목록을 유심히 살펴보며 투자 종목을 선정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단지 사이다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롯데 칠성 주식을 산다는 것은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확신이 없으니 큰 돈을 투자할 수도 없었습니다. 롯데칠성은 황제주라 주가가 200만원이 넘었습니다.


'왕자의 난'이라는 이벤트가 끝났기 때문에 이번에는 철저히 종목 분석을 해서 투자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우선 저는 롯데칠성의 분석 보고서를 직접 작성해 보기로 했습니다. 신문기사와 전자공시시스템의 분기 보고서에 나온 자료를 참고로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보고서 작성에 수일이 걸리고 시각물을 포함해 작성했더니 A4 8장이 됐습니다.  

분석 결과, 롯데칠성은 음료 장사도 잘하고 있었고 주류 사업에서도 영토를 확장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서울 시내 알짜 부지로 꼽히는 서초동 공장부지까지 갖고 있어 투자하기에 적합한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스로 이런 판단을 내리자 주식을 살 때 마음이 많이 편해졌습니다. 주가가 떨어져도 덜 불안했고요.

롯데칠성이 음식료주라는 점도 비중을 싣는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음식료주는 주가의 향방을 예상하기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진짬뽕’이 맛있으면 오뚜기 주가가 뛸 것이라는 점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알 수 있죠. 동네 편의점에 가서도 「좋은데이」가 진열돼 있는지 「순하리」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새로 나온 ‘허니사랑 유자사랑’을 직접 마셔보고 잘 팔릴지를 판단해 볼 수 있습니다. 주변의 평을 쉽게 들을 수도 있고요.


기업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투자하자


그런데 롯데 칠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저는 이 회사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공장 견학을 실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kloudbeer.com/factory_01.asp)를 통해 예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간을 내서 충북 충주에 있는 롯데 클라우드 공장(아래 사진)에 다녀왔습니다.  


롯데주류


2014년에 만들어져 최신식 시설을 갖춘데다 마실 것을 제조하는 공장이라 깔끔했습니다.


롯데주류2


거대한 맥주 발효 탱크와 맥주 포장하는 과정을 직접 보니 먼 길을 온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견학이 끝난 후에는 갓 만든 시원한 클라우드 맥주도 시음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주류3

회사 경영 현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지는 못했지만 제 눈 앞으로 직접 공장을 확인하니 확신이 생긴 것이 소득이었습니다. 직접 공장에 가서 맥주 생산 과정을 지켜보니 이 회사에 대한 애정이 더 커진 기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진정한 '가치 투자자'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저는 요즘도 롯데칠성이라는 회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롯데칠성 주가(아래 사진)가 200만을 깨고 내려가는 등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 종목을 여전히 마음 편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직접 보고서를 작성해보고, 시간을 내서 공장 견학을 가보는 등의 정성을 들였고 이 결과 이 회사에 대해 확신을 얻게 됐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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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도 종종 네이버에서 「롯데칠성」을 검색하고 페이스북 페이지도 들어가 봅니다. 신제품 소식도 보고 시장 점유율에 변화가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탄산수 「트레비」도 모든 맛을 다 사다가 마셔봤습니다. 경쟁사와 비교도 해봤고요. 맥주는 앞으로 클라우드만 마시려고 합니다. 전지현이 나온 클라우드 맥주 광고도 전편을 다 감상했습니다. HTS 볼 때는 ‘칠성사이다’와 ‘허니사랑 유자사랑’도 박스씩 사다놓고 하나씩 꺼내 마십니다.


이 모든 행동은 콜라를 사랑하는 버핏을 억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닙니다. 롯데칠성 주식이 제게 돈을 벌어주니 기뻐서 자연히 그렇게 되더군요. 주식도 내 아이처럼 꾸준하게 들여다보고 보살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차예지 이데일리 기자]

 


ihs_buffe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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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2-22 07: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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