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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탐구] ㊵농협중앙회, 정부가 끌고 녹색 혁명이 밀어 '재계 10위' 점프 - 국제협동조합연맹(ICA)에서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메머드' 농협 조직 - 'K-푸드' 열풍 힘입어 베트남,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 나서
  • 기사등록 2024-01-14 16: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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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2023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경영 현황, 비즈니스 전략 등을 분석하는 '대기업집단 탐구'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재계순위'로도 불리는 공정위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심층 분석해 한국 경제와 재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더밸류뉴스=구본영 정희민 기자]

4.2%(100명 가운데 4.2명).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농업 종사자 비율이다. 100명 가운데 5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1960년대 초 박정희 정권이 경제개발을 막 시작할 무렵만 해도 한국 인구의 압도적 다수(약 80%)를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임을 알 수 있다. 우리 주변을 들러봐도 농업에 관련된 이런 저런 것들은 알게 모르게 경제 개발과 도시화 물결에 존재감이 축소됐음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이같은 변화에도 오히려 사이즈를 지속적으로 키워온 농업 관련 조직이 있다. 바로 농업협동조합중앙회(중앙회장 이성희. 이하 '농협중앙회')이다. 


농협중앙회의 사이즈는 '메머드급'이다. 


농협중앙회는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가 발표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일명 대기업집단)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아래에 신세계그룹(11위), CJ그룹(12위), KT그룹(13위)이 있다. 또,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기준 국제협동조합연맹(ICA·International Cooperative Alliance)에 가입된 회원조직 가운데 글로벌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농업 분야만 놓고 보면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 농협중앙회장은 ICA 당연직 이사에 자동 선출된다.


이처럼 도시화 물결에도 생존 능력을 보여준 농협중앙회가 다시 한번 점프가 기대되고 있다. 그간의 도시화 물결이 역풍이었다면 이번에는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K-푸드' 순풍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연속 10위... 대기업집단 유일 협동조합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10위를 기록했다. 2020년에 9위에서 10위로 한 단계 하락한 이후 4년째 10위이다.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와 현황. 2023년 12월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매출액 69조8740억원, 순이익 3조6275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24.17% 증가했고 순이익은 13.82% 감소했다. 계열사는 농협은행, 농협손해보험, 농협유통(이상 비상장), NH투자증권, 남해화학(이상 상장) 등 54개로 전년비 1개 증가했다. 


농협중앙회가 현재에 이르기까지에는 정부 지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간 역대 정권은 농업에 관해서는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호의적이었다. '농민=표심(票心)'이 작용하기도 했지만 집권층 상당수가 '농민의 아들'이다 보니 농업에 애정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앞서 언급했듯이 1960년대 한국 인구의 절대 다수가 농업 종사자였다).


농업은 식량 안보의 관점에서도 중요하기에 일반 상품과는 다른 차원에서 다뤄졌다. 정부가 쌀, 보리를 농민으로부터 비싼 값에 구매해주는 이중곡가제(二重穀價制)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제도는 정부에 막대한 적자를 안겨주고 있지만 1969년 이래 반세기 넘게 중단되지 않고 있다.


2023 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농협은행도 특별법으로 탄생했다. 은행업은 원래 은행법 제8조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만 사업을 영위할 수 있지만 정부는 특별법을 만들어 은행업 허가 없이 농협은행을 허가했다. 농업은행과 농업협동조합이 별도로 활동하다가 1958년 두 조직이 합쳐지면서 지금의 농협중앙회가 탄생했다. 


◆농협금융지주, 농협에서 매출액 비중 압도적(75%) 


농협중앙회를 살펴보면 농협금융지주(회장 이석준)와 농협경제지주(농업경제 대표 우성태)의 양대 조직으로 분리돼 있다. 2012년 3월 농협중앙회에서 신용 부문(농협금융지주)이 분리되면서 이같은 모습을 갖게 됐다. 


양대 지주사 가운데 농협금융지주가 농협중앙회 매출액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약 75%). 모기업에서 떨어져 나온 조직이 훨씬 더 큰 셈인데, 이는 농협은행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농협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이며 매출액이 농협경제지주 전체 매출액보다 많다(2022년 K-IFRS 기준). 농협금융지주 계열사로는 이밖에 NH투자증권,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등이 있다. 


금융지주사의 3대 사업에 해당하는 은행, 증권, 보험을 모두 갖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증권(NH투자증권)을 유일하게 인수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2014년 6월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NH농협증권과 합병했고 2015년 1월 NH투자증권으로 재출범했다. 정영채 대표가 2018년 CEO에 취임해 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랜드마크인 파크원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덕분에 2020년,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년 임기로 연임하는 데 성공했다. 농협손해보험과 농협생명보험은 각각 1961년, 1965년 시작한 화재공제, 생명공제가 출발점이다. 

 

역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1대 신충식 회장과 6대 손병환 회장을 제외한 역대 회장이 모두 관료 출신이다. 현재 농협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는 이석준 7대 회장도 행정고시(26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획재정부 제2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관료 출신이 CEO를 맡고 있다. 


농협중앙회 주요 계열사 매출액. 2022 K-IFRS 연결.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K-푸드' 힘입어 베트남, 미국 등 글로벌 진출 박차


농협금융지주와 더불어 농협중앙회의 양대축을 이루는 농협경제지주는 4차 산업혁명과 K-푸드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업이 유전자 혁명과 녹색 혁명으로 신유망산업으로 부각되고 있고 푸른 눈의 외국인들이 K-푸드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주력 사업은 식품, 유통, 물류 등이다. 농협유통, 농협하나로유통이 농협경제지주가 담당하는 대표적인 유통 계열사이다. 이들은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와 경쟁하고 있다. 농협경제지주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가격 안정 정책을 협의하며 공기업의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한다.


현재 농협경제지주는 글로벌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베트남에 사무소를 열었다. 한국인과 먹거리 취향이 유사한 인구 1억명의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2022년 4월 농협경제지주는  전국 8개 농협김치공장을 하나로 통합해 '한국농협김치'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또,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3 K-Food Fair Paris’에서 젓갈 대신 매실 등으로 맛을 낸 ‘비건김치’를 선보였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 소비자 유형과 유통채널별 수출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11개국에 27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10년 농협경제지주 매출액, 영업이익률. [자료=농협경제지주] 

역대 농협경제지주 CEO는 농협 내부 인사가 맡아왔다. 우성태 농협경제지주 경제부문 대표도 1988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농산물판매단장, 경제기획단장, 농협가락공판장장 등을 거쳐 2022년 3월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에 임명됐다.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와 함께 농협경제지주를 이끌고 있다. 평택고,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했다.  


◆이성희 회장 연임 실패…17년만의 직선제 앞둬


농협중앙회를 이끌고 있는 이성희 회장은 지난 2020년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농협중앙회장이 민선으로 바뀐 이후 첫 경기도 출신 농협중앙회장이다. 농협 직원부터 시작해 지역농협 조합장,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성희 회장 연임이 무산되면서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민선 7기 회장 선거가 오는 25일 치러진다. 조합장이 직접 중앙회장을 선출하는 직선제는 2007년 21대 최원병 회장을 선출한 선거 이후 17년 만이다. 새 회장 임기는 3월 정기총회일 이후 시작된다.


역대 농협중앙회장. [자료=농협중앙회]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송영조 부산 금정농협 조합장,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 조합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정병두 전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예비후보, 조덕현 충남 동천안농협조합장, 최성환 부경원예농협조합장, 황성보 경남 동창원농협조합장을 포함해 모두 8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진행되는데 역대 사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결선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농협중앙회장은 4년 단임제이며 1961년부터 정부가 임명하다 1990년 민주화 바람을 타고 민선(民選)이 도입됐다. 조합장 전체가 참여하는 직선제였으며 회장 연임에도 제한이 없었다. 그렇지만 직선으로 처음 뽑힌 한호선 회장부터, 원철희 회장과 정대근 회장까지 3명이 연달아 각각 2∼3기 연임하다 임기 중 비리 혐의로 구속되자 정부는 2009년 임기를 한 번으로 제한하고 선출 방식도 간선제로 바꿨다. 이후 법 개정으로 2007년 이후 17년 만에 다시 직선으로 치러지게 됐다.


qhsdud1324@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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