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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에 멈춰선 수서-광주선…국가철도공단 vs 주민, 소모전 지속

- 주민-철도공단 간 환경·안전 쟁점 충돌…합의점 도출 난항

- 5차례 조정회의에도 간극 여전…대안 노선 두고 현실성 공방

- 환승센터 핵심 1공구 공정 지연…지역 경제 연쇄 영향 불가피

  • 기사등록 2026-03-04 14: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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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정지훈 기자]

수서-광주 복선전철 사업(이하 수광선 사업)이 철도 인근 거주 주민과 국가철도공단 간 입장 차로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양측 간 환경·안전 영향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수광선 사업과 연계되어 있는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사업마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주민 민원 확산에 수광선 공사 지연 장기화…“대안 있는데 왜 강행하나”


수광선 사업은 수서역에서 모란역을 거쳐 광주역에 도달하는 철도를 건설하는 국책사업이다. 총 길이 19.4㎞로, 추후 남부내륙선과 강릉선까지 이어지는 길목을 담당할 핵심 노선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처음 반영된 수광선 사업은 2019년 7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데 이어, 2023년 2월 기본계획이 고시되며 본격 추진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거쳐 지난해 12월 실시설계 적격심의까지 완료했으나, 노선을 둘러싼 주민 민원이 거세지며 착공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주민 민원이 가장 집중되는 곳은 2공구 구간이다. 이 구간은 강남한양수자인 아파트와 래미안 포레 아파트 사이를 지나가는데 특히 강남한양수자인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민원에 멈춰선 수서-광주선…국가철도공단 vs 주민, 소모전 지속윤중섭 강남한양수자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20일 강남한양수자인 비상대책위원회실에서 수광선 철도 아파트 부지 침범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주민 민원은 크게 두 가지 쟁점으로 요약된다.


먼저 주민들은 이미 한양수자인 아파트 옆을 지나가는 SRT와 GTX-A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수광선이 더해질 경우 지반 침하와 소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남한양수자인 비상대책위원회 측에 따르면, 현재 아파트 단지 옆을 지나가는 설계안은 417동 아파트와의 이격 거리가 0.5m에 불과하다. 이는 기존 철도 부지와 완충 녹지를 넘어 아파트 단지를 침범하는 구조라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수광선 개발 환경영향 평가 단계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으며, 대안 노선이 있음에도 철도공단이 예산을 이유로 아파트 옆을 지나가는 계획안을 강행하려 한다며 선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민원에 멈춰선 수서-광주선…국가철도공단 vs 주민, 소모전 지속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강남한양수자인 아파트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 수광선 2공구, 강화 콘크리트·기계화 무진동 공법 적용…공단 “주민 피해 최소화” 


이에 대해 국가철도공단은 지반조사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해당 구간을 보강 공법을 이용해 안전하게 시공하겠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강남한양수자인아파트 통과구간은 고강도 콘크리트, 차수 그라우팅(주입재를 채워 누수를 차단하고 지반을 보강하는 공법) 등을 이용해 주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계획했다"며 "또 지반침하 위험도 분석 결과, 통과 구간은 지반침하 위험 또는 경계구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검토됐다"고 말했다.

 

소음·진동 우려에 대해서도 공단은 발파 공법을 배제하고 무진동 기계화 굴착공법을 적용해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진동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구간이 사업 시점인 수서역 인근에 위치해 열차가 저속 운행할 예정인 만큼, SRT와 GTX-A, 수서광주선 등 3개 노선 동시 운행을 가정한 환경영향평가에서도 진동 수준이 허용 기준(야간 60dB(V) 이하)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주민 측은 공사가 진행될 경우 지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단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진동에 의한 소규모 균열이나 미세 침하 등은 사후 입증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민원에 멈춰선 수서-광주선…국가철도공단 vs 주민, 소모전 지속수광선 2공구 통과 예정 구간(수서역 인근). [이미지=네이버지도] 

국가철도공단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노선 변경안 역시 각종 환경적·기술적 제약과 사업 지연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공단은 탄천과 밤고개로 방향의 대안 노선을 다각도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탄천 방향 노선의 경우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와 3호선 수서차량기지 기초말뚝, 수인분당선과의 저촉 가능성이 있는 데다, 탄천 생태·경관보전지역 내 저토피(약 4.8m 이격) 구간을 통과해야 하는 환경적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서차량기지 입체복합개발(서울시 추진) 계획과도 맞물려 기술적·행정적 제약 요인이 크다고 설명한다.


밤고개로 방향 노선 역시 가스관 등 지장물 이설이 필요하고, 공사 과정에서 차선 통제로 인한 교통 정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부담 요인으로 제시했다. 또 주변 마을과의 근접 통과에 따른 추가 민원 가능성과 수서역 이원화로 인한 직접 환승 불가 등 이용자 불편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공단은 노선을 변경할 경우 재설계에 약 1~2년이 소요되고, 공사비 증액으로 타당성 재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으며, 설계 지연과 공사 기간 증가로 개통 시점이 약 6~7년가량 늦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수광선 2공구 구간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면서 주민과 철도공단은 지난달 24일 세곡동 주민센터에서 다섯 번째 갈등조정회의를 열었다. 앞선 네 번의 회의에서 노선 조정 여부와 안전 대책 범위를 두고 양측이 입장 차를 크게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노선 조정과 안전 대책 범위를 두고 여전히 이견은 존재한다”며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수광선 지연에 1.6조 규모 수서역 개발사업까지 불투명…연쇄 차질 우려


문제는 수광선 사업 지연이 관련 개발·교통 인프라 사업 전반의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민원에 멈춰선 수서-광주선…국가철도공단 vs 주민, 소모전 지속수서-광주선 복합전철 개발 사업 부지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대표적인 사례가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사업이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 197번지 일대에 추진되는 이 사업은 총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지하 8층~지상 26층 규모의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신세계 백화점과 업무시설, 오피스텔, 4성급 호텔 등을 포함한 상업·업무·숙박 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며, SRT·GTX-A·지하철 3호선·분당선·수서광주선을 연계한 통합 환승체계를 구축한다.


하지만 해당 사업이 수광선 기점 구간과 직접 맞물려 있어 현 상황에서는 착공을 비롯해서 사업 일정 전반에 걸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게 관계 전문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따라서 업계 일각에서는 민원이 제기된 구간을 제외하고 다른 공구부터 우선 착공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공정 지연에 따른 사업비 증가와 전체 일정 차질을 최소화하자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해당 구간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시발역이 포함된 1공구 공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실효성은 제한적이다.


특히 수서역에는 열차 회차를 위한 선로와 차량 검수·정비시설, 관제시설 등이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따라서 1공구는 단순한 정차역이 아니라 노선 운영의 핵심 거점에 해당한다. 결국 1공구 민원 해결 여부가 전체 노선 개통의 선결 조건이 된다.


민원에 멈춰선 수서-광주선…국가철도공단 vs 주민, 소모전 지속수서역 환승센터 복합 개발사업 조감도. [이미지=서울시]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인근 주민들의 관심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교통 기능을 넘어 상업·업무·숙박시설이 결합된 대규모 개발인 만큼, 지역 생활권과 부동산 시장, 교통 혼잡도 등에 미칠 파급효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수서역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수서역 환승센터는 삼성동과 수서동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호재”라며 “수서역 환승센터 개발 기대감은 꾸준히 지역에 영향을 미쳐왔다”고 평가했다.


주민과 철도공단 사이 민원이 장기화될 경우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수광선은 수도권 동남부 교통 수요 분산과 광역 접근성 개선을 목표로 추진돼 온 사업으로, 일정 차질은 지역 개발 계획과 연계 사업을 불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 결국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사회적 비용이 커지는 구조인 만큼, 조속한 협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jahom0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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