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투모로 로보틱스(대표이사 장병탁)가 산업 현장 적용을 목표로 한 로봇 인공지능 모델 ‘하빌리스-베타(Habilis-β)’를 공개했다. 단순 작업 성공 여부가 아니라 시간당 처리량(Time Per Hour, TPH)을 핵심 성능 기준으로 제시하며 로봇 AI 평가 방식의 변화를 제시했다.
투모로로보틱스의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Habilis-β'가 휴머노이드(RBY1)에 탑재되어 물류 패킹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자료=투모로로보틱스]
그동안 로봇 AI 기술은 특정 작업을 한 번 성공적으로 수행하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많았다. 그러나 실제 공장이나 물류센터에서는 장시간 안정적으로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투모로 로보틱스는 이러한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하빌리스-베타의 성능을 연속 작업 기준의 생산성 지표로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하빌리스-베타는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 ‘로보트윈(RoboTwin) 2.0’에서 물건 붓기, 신발 정리, 그릇 적재 등 다양한 작업을 반복 수행하며 시간당 572.6회의 작업 처리량(TPH)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로봇 AI 모델 대비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수치다.
실제 로봇 테스트에서도 성능 개선이 확인됐다. 휴머노이드 로봇 ‘RB-Y1’을 활용한 물류 공정 실험에서 양쪽 박스에서 물건을 집어 컨베이어 박스로 옮기는 작업을 수행하며 시간당 124회 처리량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해당 결과가 글로벌 로봇 AI 모델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온디바이스(On-Device) 방식의 AI 구조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로봇 내부 장치에서 직접 AI 연산을 수행하도록 설계해 외부 서버 의존도를 낮췄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지연을 줄이고 산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작업 과정에서 고속 이동 단계와 정밀 조작 단계를 스스로 구분해 동작 속도를 조절하는 제어 구조를 적용해 효율을 높였다.
투모로 로보틱스는 서울대 인공지능(AI) 연구진 출신 인력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로봇 AI 스타트업이다. 회사는 범용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하빌리스 브레인(HABILIS Brain)’과 로봇 운영 플랫폼 ‘하빌리스 콘솔(HABILIS Console)’을 개발하며 산업용 로봇 AI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투모로 로보틱스는 이번 모델 공개를 계기로 산업 현장 적용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휴머노이드 제어 기술, 멀티모달 학습, 온디바이스 추론 최적화 등 핵심 기술 분야 인재 확보도 함께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산업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발성 성공이 아니라 장시간 유지되는 처리 속도와 안정성”이라며 “하빌리스-베타는 연구용 데모 단계를 넘어 실제 공장과 물류 환경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로봇 AI를 목표로 개발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