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전 10시30분, 서울특별시 강남구 드림플러스 강남 지하 1층 멀티룸D.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 주관으로 디지털자산업계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가상자산 거래소와 핀테크 기업, 국회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4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드림플러스 강남 지하1층 멀티룸D에서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가 '디지털자산업계 정책간담회'를 열고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진 닥사 상임부회장, 정재욱·김익현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 김영진 빗썸 부사장, 차명훈 코인원 대표이사, 김상훈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장, 서창훈 토스 사업개발이사, 최보윤·문성억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 오경석 두나무 대표이사,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오세진 코빗 대표이사. [사진=더밸류뉴스]기자가 나름 기대를 안고 방문했다. 디지털자산 이용자 보호법 시행 이후 2단계 입법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가 체감하는 정책 변화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대주주 지분 제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법인·외국인 투자 허용, 파생상품 도입 등 쟁점은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뚜렷한 합의나 일정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 간담회가 그 정체된 흐름 속에서 어떤 변화의 조짐을 보여줄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 “민간이 만든 시장...행정 규제로 위축돼선 안 된다”
간담회는 김상훈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김 위원장은 디지털자산 시장을 “민간이 쌓아 올린 성과의 결과물”이라고 규정하며 과거 정부의 부정적 인식과 규제 중심 접근이 시장을 위축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논의와 관련해서도 “강제적인 지분 분산은 책임 소재를 모호하게 하고 자본의 해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김상훈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장이 지난 14일 '디지털자산업계 정책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이어 업계 대표로 발언에 나선 오세진 코빗 대표는 “이용자 보호법 시행 이후 거래소의 투명성과 내부 통제 수준은 분명히 높아졌다”면서도 디지털자산 기본법으로 이어질 2단계 입법 논의 과정에서 “업계 의견이 설계 단계부터 충분히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제도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속도와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에 가까운 발언이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디지털자산을 더 이상 투자 수단이 아닌 금융 인프라로 바라봐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언급하며 “제도적 공백이 길어질수록 해외 스테이블코인 인프라에 종속될 수 있다”며 이용자 보호를 전제로 한 제도적 기준 마련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 “토론보다는 브리핑”…비공개 논의 내용 정리 발표
공개 발언이 끝난 뒤 간담회는 곧바로 비공개 회의로 전환됐다. ‘디지털자산 관련 당 소속 의원 발의 법안 소개’ 순서가 시작되자 취재진은 회의장 밖으로 이동해 대기해야 했다. 약 1시간 뒤, 다시 문이 열리고 기자들이 입장했다.
이어진 ‘디지털자산업계 건의사항 청취 및 종합토론’은 이름과 달리 토론보다는 비공개 회의에서 논의된 쟁점을 정리해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재진 닥사(DAXA) 상임부회장은 먼저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논의와 관련해 △글로벌 기준에 없는 규제로 인한 역차별 우려 △사후적 규제 적용에 따른 위험 △주식시장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가 이용자 자산을 직접 보관·관리하는 구조인 만큼, 책임성과 전문성이 분산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김재진 닥사 상임부회장(왼쪽)와 최보윤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오른쪽)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이어 스테이블코인 논의로 화제가 옮겨갔다. 은행 중심 컨소시엄 구조를 우선 적용할지, 민간 기업 주도의 모델을 허용할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글로벌 사례를 보면 민간 기업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주도해 왔다는 점에서 혁신 경쟁력을 위해 민간 주도의 역할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는 것이다. 반면 통화 정책 안정성을 고려해 은행권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시각도 함께 언급됐다.
법인·외국인 투자 허용, 1거래소-1은행 규제 완화, 파생상품 시장 도입 필요성도 주요 논의 주제로 언급됐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이 이미 해외 거래소에서 파생상품 거래를 활발히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결론은 없었다”...경청의 자리로 남은 간담회
다만 이날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결론이나 정책 방향이 공식화되지는 않았다. 국민의힘 측은 “오늘은 입장을 정리하는 자리가 아니라 업계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논의는 계속 이어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거듭 강조됐다.
회의장을 나서며 느낀 현장의 온도는 분명했다. 디지털자산 정책을 둘러싼 문제의식과 쟁점은 충분히 공유됐지만, 속도를 내기보다는 신중하게 시간을 벌고 있는 모습에 가까웠다. 이번 간담회가 지지부진했던 정책 논의의 분기점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기록으로 남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향후 제도 정비 과정에서는 정부와 민간 간 시각 차이를 조율하며 디지털자산 이용자 보호와 산업 성장이라는 두 목표를 어떻게 균형 있게 달성할 수 있을지가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