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가 병오년(丙午年) 새해를 맞아 국내 금융산업이 신뢰 회복과 포용금융 강화, 생산적 금융 확대를 통해 경제 재도약을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조용병 회장은 올해를 우리 경제가 정체를 벗어나 재도약할 수 있는 분기점으로 규정하며 금융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31일 2026년 신년사를 전했다. [사진=은행연합회]
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 한 해를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을 지배한 시기로 평가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과 보호무역 강화, 환율 변동성 확대가 국내 산업과 민생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은행권은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와 장기연체자 지원,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 확대를 통해 경제 회복의 완충 역할을 수행했다고 짚었다. 생산적 금융 확대와 자본규제 합리화 논의 역시 금융 시스템 전환의 기반이 됐다는 설명이다.
2026년 경제 여건에 대해서는 회복 흐름이 예상되지만 낙관은 경계했다. 내수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무역환경 불확실성과 고환율 지속 가능성, 잠재성장률 저하와 양극화 심화가 중장기 위험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올해가 우리 경제가 정체 국면에 머무를지, 구조적 재도약에 나설지를 가를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 회장은 금융권이 집중해야 할 방향으로 ‘신뢰·포용·선도’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금융의 근간인 건전성을 최우선으로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지키고, 지배구조 투명성과 내부통제 실효성, 사전적 금융소비자 보호체계를 강화해 국민 신뢰를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고물가·고환율 환경에서 서민·청년·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자금지원과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확대해 포용금융을 강화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생산적 금융을 통한 경제 재도약 선도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조 회장은 국민성장펀드의 원활한 조성과 운영을 지원하고, 혁신 산업과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AI·데이터 활용 고도화, 디지털 자산에 대한 선제적 대응, 자산관리 서비스 및 플랫폼 금융 강화를 통해 금융산업 자체의 성장동력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 회장은 은행연합회 임직원들에게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역할을 당부했다. 산업과 기술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금융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일마당선(一馬當先)’의 자세로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변화에 끌려가기보다 변화를 만들어갈 때 금융과 경제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