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대표이사 강태영)이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디지털 혁신을 양대 축으로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들어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잇따라 찾은 데 이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활용한 사업모델을 선보이며 전통적인 은행에서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강태영 NH농협은행 행장(이하 강 행장)은 '디지털 선도은행'을 선언하며 경쟁사와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NH농협은행이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디지털 혁신을 양 축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자료=더밸류뉴스] ◆ 런던지점 개설과 베트남 협력...글로벌 네트워크 본격 확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NH농협은행이 올해 유럽과 동남아시아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영국 런던지점 개설로 유럽 금융 중심지에 첫 발을 내디딘 데 이어, 베트남 국영은행과 협력을 통해 동남아 시장 확대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7월 NH농협은행은 영국 런던지점을 정식 개점하며 유럽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2021년 대표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한 런던지점은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기업금융과 투자은행(IB) 업무를 담당하는 거점으로 활용된다. 강 행장은 "직원들의 헌신으로 런던지점을 성공적으로 열 수 있었다"며 "전 세계 투자은행 사업을 키우는 전략적 허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강 행장은 국영은행 아그리뱅크(Agribank) 최고경영자와 만나 디지털‧농업금융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두 은행은 팬데믹 이후 중단됐던 직원 교류를 재개하고 디지털 금융과 농업금융 분야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강 행장은 "인력 교류와 디지털 금융 협력을 통해 양국 농업 금융 산업의 동반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강태영 NH농협은행장(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팜 또안 브엉 아그리뱅크 대표이사(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를 비롯한 은행 관계자들이 베트남 하노이 아그리뱅크 본사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NH농협은행] ◆ 블록체인 혁신...K-POP 저작권 투자‧스테이블코인 VAT 환급 프로젝트
블록체인 기술로 금융 혁신을 꾀하는 NH농협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저작권 거래와 환급 서비스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핀테크 보안업체 아톤과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와 삼자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세 기관은 스테이블코인과 증권형토큰(STO)을 활용해 K-POP 등 문화콘텐츠 저작권을 거래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 중이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환급‧결제 사업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과 케이뱅크와 함께 일본 주도의 국제 프로젝트 '프로젝트 팍스'에 참여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 시스템을 시험하면서 수수료와 처리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1일 최운재 NH농협은행 디지털전략사업부문 부행장이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SFF)에 참가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NH농협은행]
또한 농협은행은 아발란체(Avalanche), 마스터카드, 월드페이 등 글로벌 기술·결제 기업과 손잡고 관광객 부가가치세(VAT) 환급 절차의 디지털화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아발란체가 제공하는 규제준수형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스마트계약을 활용해 복잡한 수기 환급 절차를 자동화하고, 환급 및 정산 과정에 스테이블코인을 적용해 서류 작성과 공항 대기 시간을 크게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농협은행은 이를 통해 환급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분실 위험을 해소하는 등 고객 편의와 사업자 효율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 '디지털 선도은행' 비전…네이버 협업, 가상자산 전략
디지털 리더로 거듭나려는 NH농협은행은 네이버와의 협업과 가상자산 사업을 통해 미래 금융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강 행장은 취임 직후 NH농협은행을 '디지털 선도은행'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NH농협은행은 네이버페이(Npay)와 제휴해 NH포인트와 Npay포인트를 1대1 비율로 전환할 수 있는 ‘양방향 포인트 전환 서비스’를 출시했다. [자료=NH농협은행]
그는 네이버와의 데이터 협업을 통해 소비 패턴‧지도 정보 등 비금융 데이터를 신용평가 모델에 활용하고 가상자산 및 자산 토큰화 사업을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결제 인프라와 포인트를 NH금융 플랫폼과 연계해 사회바우처 및 교통카드 서비스 등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농협은행의 글로벌 지점 확대와 블록체인 혁신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규제와 해외 투자 리스크,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른 자산 건전성 관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농협은행이 협동조합 정신을 기반으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며 '새로운 NH'를 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