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방업의 역사를 간직한 방림(대표이사 서재희)이 풍부한 부동산 가치와 해외 법인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바탕으로 재평가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최근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 법안’과 맞물려 이 회사가 보유한 자산 가치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부동산·현금 가치 합산 2606억원… 시가총액 뛰어넘는 ‘안전마진’ 확보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는 지난 24일 '부동산가치가 끌고 베트남 법인턴어라운드가 민다'라는 제목의 독립리서치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방림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약 1만5537㎡(약 4700평) 규모의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지의 추정 시세는 약 1465억원으로, 방림 시가총액(2171억원, 24일 기준)의 57%에 육박한다.
버핏연구소 독립리서치가 발행한 '방림, 부동산가치가 끌고 베트남 법인이 민다'. [자료=버핏연구소]
당초 서울시는 이 부지를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후보지로 선정했으나 최근 여의도로 위치를 변경했다. 이승윤 연구원은 "문화시설 대신 상업적 가치가 높은 고밀도 주거 복합 시설이나 IT 지식산업센터 등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서 방림에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방림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방림 사업보고서]
여기에 지난해 11월 매각을 결정한 경북 구미 공장 부지 대금 657억원이 오는 9월 유입될 예정이며, 별도 기준 현금성 자산 484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문래동 부지 가치와 매각 대금, 현금을 모두 합치면 2606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을 웃도는 수준이다.
방림 서울 영등포 문래동 부지. [자료=네이버지도]
◆ 베트남 법인 흑자전환 성공… 고부가가치 오더 확대로 가동률 96% 유지
본업인 면방업에서도 실적 개선 시그널이 뚜렷하다. 방림은 매출의 약 80%가 베트남 현지법인인 방림네오텍스(Pangrim Neotex)에서 발생하는데, 이 법인이 지난해 순이익 1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면방 업체의 정방기 보유대수. [자료=버핏연구소]
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의 결과다. 방림네오텍스는 인력 감축과 노후 기계장치 매각을 통해 비용 부담을 줄였으며, 최근 일본과 유럽 바이어들로부터 고부가가치 워크웨어(작업복) 오더가 집중되면서 가동률을 96.9%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방림의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1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방림은 환경 규제가 까다로운 유럽 시장 대응을 위해 친환경 생산 설비를 갖추고 PFCs Free(과불화화합물 미검출) 가공 기술을 개발하는 등 시장 다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방림 베트남 푸토주 벳치 방림네오텍스 공장전경. [자료=방림 홈페이지]
◆ 서재희 회장 중심의 안정적 지배구조… 저PBR 법안 통과 시 재평가 기대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평사원 출신으로 오너 경영자가 된 서재희 회장이 지분 38.99%를 보유한 1대 주주로 경영을 이끌고 있다. 사위인 임상준 부사장이 기획재정부 경력을 바탕으로 경영 전반에 참여하며 승계 구도를 갖추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방림 주주 현황. [자료=방림 사업보고서]
방림은 주주 환원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발행주식의 9.9%에 해당하는 자사주 400만주를 소각하기로 공시하며 강력한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이 연구원은 "수익 가치 측면에서는 ROE가 낮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으나, PBR 0.88배 수준의 저평가 자산주로서의 매력은 충분하다"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나 밸류업 세제지원법 등이 구체화될 경우 주가가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림 연혁과 생산설비 구축 일지. [자료=방림 사업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