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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IMF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글로벌 IB 도약' 성큼...해외 11개국 최대 네트워크

- 미국, 영국, 그리스 등 '해외법인 11개국' 국내 최대... 해외법인 세전이익 600억.

- 김미섭 부회장, 글로벌 진출 시작부터 박현주 창업회장과 밑그림 설계

  • 기사등록 2024-09-10 22: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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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장준 기자]

미래에셋증권(대표이사 김미섭 허선호)은 한국 증권업 역사에서 '최초' 기록을 몇가지 갖고 있다. 국내 최초 뮤추얼펀드 판매(2000), 국내 최초 외환채권 발행(2018). 국내 최초 글로벌 그린본드 발행(2021)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성과를 내고 있는 증권사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창업 4년째인 2003년 홍콩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집요하게 진행해왔다. 


미래에셋증권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회사 운명이 백척간두에 놓였을 때도 해외 법인을 단 한 곳도 철수하지 않았다. 박현주 창업 회장의 현재 직함도 GSO(글로벌전략책임자· Global Strategy Officer)이다.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 지를 짐작할 수 있다.  


올해로 글로벌 시장 진출 21년째. 이 결과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IB(투자은행) 키플레이어로 도약하는 결실을 맺고 있다. 


◆해외 법인 11개,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대... 해외법인 세전이익 600억


미래에셋그룹(회장 박현주)은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일명 대기업집단) 22위를 기록했다. 전년비 두 단계 상승했다. 그룹 전체 매출액 22조 8690억원, 순이익 1조 2150억원을 기록했다. 계열사는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벤처투자(이상 상장사),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이상 비상장사) 등 30개로 전년비 2개 감소했다. 


미래에셋증권, IMF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 글로벌 IB 도약\  성큼...해외 11개국 최대 네트워크미래에셋그룹의 현황과 지배구조. 단위 %. 2024. 6.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눈여겨 볼 부분은 해외 법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현지 해외법인 11개(미국, 영국, 그리스, 몽골, 홍콩, 브라질, 인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 사무소 3개를 운영하며 해외에 진출한 국내 14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법인의 수익성도 양호하다. 올 상반기 해외법인 세전 이익은 600억원을 기록했다. 법인별로는 홍콩·런던·미국 법인이 총 27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었고 브라질·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 법인이 총 307억원, 기타 지역 법인이 총 17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IMF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 글로벌 IB 도약\  성큼...해외 11개국 최대 네트워크미래에셋증권의 해외 진출 현황. 2024년 2분기. [자료=미래에셋증권] 

이같은 결실을 맺기까지 미래에셋증권은 '자갈밭'을 걸어왔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지난 4월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금융투자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2차 릴레이 세미나’에서 "미래에셋이 2003년 해외 진출한 만 20년 중 15년 동안 힘든 시기와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최근 5년 동안 굉장히 큰 가시적 성과로 이어졌다"고 술회했다.


최근 5년의 결실을 맺기 위해 그 이전의 15년을 버텨왔다는 의미다. 앞서 언급한대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닥치자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법인 철수를 심각하게 검토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박현주 창업 회장이 "글로벌 시장 진출은 미래에셋의 존재 이유"라며 임직원들을 독려하면서 오늘의 성과를 만드는 기반이 됐다.   


◆2Q 영업이익 2733억, 전년동기比 74%↑ '어닝 서프라이즈'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실적 개선이 있다. 실적 개선으로 얻어진 이익은 글로벌 시장 진출의 든든한 '실탄'이 됐다. 


미래에셋증권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27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4% 증가했다. 매출은 4조7247억원으로 같은 기간 18.8%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2012억원으로 42.8% 늘었다.


미래에셋증권, IMF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 글로벌 IB 도약\  성큼...해외 11개국 최대 네트워크미래에셋증권 최근 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미래에셋증권 사업보고서]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실적 반등 요인은 복합적이다. 


운용손익 개선이 실적 반등에 큰 몫을 했다. 2분기 운용손익은 2867억원으로 전년동기(1292억원) 대비 121.9%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인한 시장금리 안정화와 함께, 파생상품과 S&T 부문의 양호한 실적이 뒷받침된 결과다.


위탁매매 부문에서도 해외 주식 수수료가 332억원에서 597억원으로 79.8% 증가했다. 해외주식 잔고는 30조9000억원으로 업계 최초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증가 추세를 반영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해외 부문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뉴욕 법인은 전년동기대비 65.6%의 세일즈앤트레이딩(S&T) 성장세를 보였고, 베트남과 인도 법인은 각각 26.5%, 245.6% 증가했다. 특히 인도 법인의 경우 급격한 위탁매매 수익 성장과 함께 리테일 온라인 위탁매매 누적 계좌 수가 2분기 중 150만개를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하반기 미래에셋증권의 전망도 밝아 보인다. 회사 측은 인도 쉐어칸 증권사 인수가 마무리되면 글로벌 사업에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이익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또 AI 기반의 비즈니스 전환을 추진하고 고객자산 규모를 확대하는 등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달성을 목표로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세전이익 5000억원 이상 창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 실물 투자와 대체투자 등 다각화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김미섭 부회장, 박현주 회장과 글로벌 진출 '동고동락'


미래에셋증권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김미섭 부회장은 미래에셋그룹의 해외 진출 초기부터 현재까지 거의 모든 과정을 박현주 회장과 함께해왔다. 지난 2003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홍콩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싱가포르와 브라질 법인 대표를 역임하며 그룹의 글로벌 전략을 이끌어왔다.

 

그는 지난 2011년 캐나다 상징지수펀드(ETF) 운용사 '호라이즌 ETF' 인수를 시작으로, 2018년 미국 'Global X', 2022년 호주 'ETF Securities Australia', 2023년 영국 ETF 시장조성 전문기업 ‘GHCO’ 인수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주도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미래에셋의 해외법인 자기자본은 5조4000억원으로 그룹 전체 자기자본(17조3000억원)의 약 31.2%를 차지하게 됐다.


최근에 그는 인도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2년 7월 인도 2위 주식 중개 플랫폼 '쉐어칸' 인수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인도 내 리테일 고객 기반 확대와 자산관리 사업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쉐어칸 인수가 완료되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추가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김 부회장은 지난 5월 뉴욕에서 열린 금융당국과 지자체 주최 투자설명회(IR)에 참석해 "전체 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발생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 "한국 금융기관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제조기업들 이상으로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실물 투자와 대체투자 확대를 통한 수익 다각화, AI 기반 해외 공시 실시간 번역/요약 서비스 도입 등 디지털 혁신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사업에서 세전이익 5000억원 이상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tv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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