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리인하 딜레마에 빠졌다. 바이라서 확산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 속에서 금리 인하 시 집값 상승은 물론 늘어난 가계빚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금리를 한번 더 내리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인 기준금리 1.0%를 기록하게 돼 더 망설이는 모습이다.
코로나19가 잦아드는 듯했던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2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한국은행 이주열 총리는 "금리 인하에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정부가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경제적 충격이 현실화되면서 금리인하론이 불붙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기업 체감경기가 큰폭으로 축소되고 있어 경기가 더 가라앉기전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해외 출장 일정을 앞당겨 급거 귀국해 금융시장 동향을 살폈다. 그만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부정적 영향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금통위는 내부적으로 추가 금리인하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려왔다. 1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집값 상승 등 금리인하에 따른 금융불균형 누적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과 경기와 물가에 초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반대 논리가 팽팽하게 맞붙었다. 지난달 회의에서는 조동철·신인석 위원의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다른 위원들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하 대열에 동참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위축 우려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한은이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