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밸류뉴스=김재형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국내 소재·부품·장비업체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중소기업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국산 원자재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 임직원들 중에 코로나19 의심환자까지 속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대구지역 최대 산업공단인 성서공단의 공장 조업율이 60%대까지 떨어졌다. 중국산 원재료 수입이 중단되고 중국으로의 수출길이 막히면서 공장 가동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창원 국가 산단에서는 납기일까지 부품 조달을 하지 못해 휴업하는 공장까지 나왔다. 경남 창원공단에서는 중장비 부품사 1곳이 휴업을 신청했다.
경남 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은 공장을 돌리고 싶어도 중국에서 소재⋅부품이 들어오지 않아 평상시처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때문에 조선소, 기계업체들도 앞으로의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한 조선소 관계자는 "조선소 기자재 국산화율은 80~90%지만, 기자재를 만들 때 사용하는 원자재를 중국에서 들여온다"며 "3월까지 상황이 지속되면 조선소 작업도 순차적으로 지연될 수 있어서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확진자와 접촉자가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STX엔진은 지난 25일 오후 직원 한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본사와 공장 건물을 폐쇄하고 방역에 돌입했다. 800여명의 직원들에게는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STX엔진 외에도 창원 공단 내 2곳의 사업장에서 의심자가 발생해 일부 직원에게 자가격리를 지시한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있는 경북 국가산업단지도 코로나19 확산세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2일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확진자들이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등 구미공단 기업체와 연관이 있는 탓이다. 추가 확진자까지 발생할 경우 사태가 커질 수 있어 기업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옥우석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제조업체의 생산 과정이 국제화돼 있기 때문에 무역 장애는 치명적인 경기 침체를 가져온다"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원자재 확보, 부품 개발 등 투자를 단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