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5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가 예고되면서 연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5G는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기업들 뿐 아닌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연관 산업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5G는 속도 개선은 물론이고 신호 전송에 걸리는 지연 시간을 대폭 줄여 촉감까지도 전달할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등 기술 진화를 동반하고 있다"며 "5G 시대에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서비스가 개발되고 새로운 산업 영역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 영화 1편을 10초만에 다운로드
5G의 최저 다운로드 속도는 최저 100Mbps인, 최고 속도는 20Gbps에 이른다. 현재 상용중인 이동 통신 속도300Mbps의 70배 이상, 일반 LTE에 비해서는 280배가 빠르다. 즉, 1GB 분량의 영화 1편을 10초 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이다.
이렇게 속도가 향상되면 가상현실(VR), 자율주행차, 헬스케어, 사물인터넷(IoT) 등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중앙 서버와 끊김 없이 주고받는 일이 가능하다. 또한 지연 속도가 대폭 낮아져 사실상의 실시간 서비스가 이뤄지는 셈이다.
김정호 교수는 5G 보급 후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기기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과정에서 기존의 이동통신과 네트워크 기기를 결합하는 번들상품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1위 통신사인 SK 텔레콤은 스마트폰에만 국한돼 있던 매출처가 5G로 다변화되면서 가입자 승수 효과로 인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 VR, AR, 홀로그래픽 산업 업그레이드 예상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래픽 등 몰입형 콘텐츠 역시 5G 시대에 부상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세계적인 AR·VR 전문가이자 미래학자인 캐시 해클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영상이 5G와 결합되면 소비자들은 `스토리텔링`이 아닌 `스토리리빙` 시대에 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령 VR 이용자가 테이블과 의자 위치를 미리 헤드셋에 인식시키면 VR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테이블 위에 떨어지는 식으로,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일들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5G가 갖고 있는 '저지연성'이라는 특성은 이와 같은 기술 실현에 유리하며, 고객이 더욱 몰입하게 만드는 데 효과를 지닌 3D, 홀로그램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 의료, 보안, 에너지같은 '굴뚝 산업' 역시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엣지컴퓨팅, 인텔리전스같은 5G의 특성과 결합해 더욱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게 캐시 해클의 예측이다.
김정호 교수 등 전문가들이 추산한 바에 의하면 5G상용화에 따른 국내 경제적 효과는 2030년까지 최소 47조8000억원으로, 국내 총생산(GDP)의 2.1% 수준이다.
◆21세기의 원유, 데이터 확보가 관건
이와 같은 미래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21세기의 원유라고 불리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특히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기업순위는 이미 애플,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관리해 신기술 융합사업에 활용할지가 곧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존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창의성과 아이디어만으로도 고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이터는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유니콘 기업들이 미국 최대의 자동차와 호텔 기업을 일으키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현존하는 데이터의 90%는 지난 2년간 생성됐으며, 데이터 생성 속도는 2년마다 2배씩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한해 생성되고 복제되는 데이터 양이 2018년 32제타바이트(ZB)에서 2025년 175ZB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데이터만큼이나 보안의 중요성도 함께 커져
데이터의 양이 방대해지면서 보안 역시 기업들의 빼 놓을 수 있는 이슈가 되고 있다.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질수록 탈이를 취하거나 악용하려는 시도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에서의 보안사고는 인명 피해까지 유발할 수 있다.
MS는 보안 문제 해결을 위해 매년 약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3500명의 보안 전문가와 AI를 활용, 사이버 위협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도 보안 우려 해소를 위해 기술을 집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5G 통신망에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보안기술인 '양자암호통신'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SDS는 데이터를 암호화 한 상태로 처리하는 '동형암호'를 클라우드 보안에 도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