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CEO탐구] 이항구 알리코제약 회장, 인수 30년만에 매출액 100배 늘은 비결은

-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출발...연 매출 2000억원 규모 중견제약사로 일궈

- 연구개발(R&D) 투자 강화, 신약 개발에 주력…2028년 매출 3000억원 목표

- 위기 속에서도 반등…’이항구 리더십’→’이지혜 COO’로 이어질까

  • 기사등록 2025-09-08 15:31:58
기사수정
[더밸류뉴스=권소윤 기자]

‘제약업계의 살아있는 전설’ ‘영업사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롤모델’.

평범한 영업사원으로 제약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후, 40여 년 만에 연 매출 1904억 원의 중견 제약사 회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 이항구 알리코제약 회장을 일컫는 수식어다.


1983년 삼보제약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발로 뛰는 열정과 탁월한 영업 능력으로 업계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치열한 영업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그가 경영자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그는 1995년 알리코제약의 전신인 동산제약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경영자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연매출이 약 20억원에 불과한 이 회사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인 경영 전략을 펼쳤다.


특히, 끊임없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경쟁력 있는 신약과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데 주력한 결과, 알리코제약을 올해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되는 견실한 중견 제약사로 일굴 수 있었다. 알리코제약 인수 30년만에 매출액을 무려 100배 증가시킨 것이다. 


알리코제약 회장의 성공 스토리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그의 성공은 단순히 운이나 재능이 아닌,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알리코제약은 완제 의약품 제조업체로, 제네릭 의약품의 국내 판매와 위탁생산(CMO)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다.

 

[CEO탐구] 이항구 알리코제약 회장, 인수 30년만에 매출액 100배 늘은 비결은[일러스트=홍순화 기자]

◇이항구 대표는…


△1961년생(64) △전주대 사회교육학 대학원(석사) △삼보제약 영업사원(1983) △경남제약 영업본부장(1984~1994) △동산제약(現 알리코제약) 영업본부장 (1994~1995) △동산제약 인수 (1995) 알리코제약 대표이사(1995~현재)

 

지난해 적자 극복한 1Q25눈 여겨볼 만한 회복탄력성

 

지난 10년간 알리코제약은 매출액 측면에서 꾸준히 우상향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중견 제약사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의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20년 1248억원에서 2021년 1402억원, 2022년 1677억원, 2023년 1872억원을 기록했으며, 2024년에는 1904억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CEO탐구] 이항구 알리코제약 회장, 인수 30년만에 매출액 100배 늘은 비결은최근 10년 알리코제약 실적 및 주요 연혁 [자료=더밸류뉴스]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 2024년 상반기 매출은 893억원으로 전년 동기 976억원 대비 8.5% 감소하며 일시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주력 ETC(전문의약품) 부문 매출 감소, 연구개발비 급증, 원가·인건비 상승이 주요 원인이었다.

 

특히 ‘1+3 공동생동 제한’ 규제 대응을 위해 21개 품목 자사 전환용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진행하면서 연구개발비가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전년 대비 14.6%, 인건비는 34.1% 증가했다.

 

[CEO탐구] 이항구 알리코제약 회장, 인수 30년만에 매출액 100배 늘은 비결은알리코제약 최근 분기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이에 알리코제약은 핵심 ETC 품목 판매 안정화, 원료 공급망 다변화, 생산 자동화 시스템 정비로 대응했다. 그 결과, 수 개월 만인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한 504억원, 영업이익은 165.5% 증가한 1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뇌혈관질환·고혈압·호흡기 치료제 등 주요 품목 판매와 전년도 재공품 판매 확대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재무 구조도 주목된다. 자산총계는 2020년 1103억원에서 2024년 172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부채총계 역시 2020년 327억원에서 2024년 927억원으로 증가, 부채비율이 2020년 42.19%에서 2024년 116.32%로 상승했다. 여전히 200% 이하로 재무 건전성은 유지하고 있지만,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재평가에 따른 장기환불부채(충당부채 포함 2023년 말 97억원)는 잠재 리스크다.

 

제네릭 한계 넘는 헬스케어 대전환’…2028년 매출 3000억원 목표

 

알리코제약은 제네릭 의약품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2028년까지 총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의료기기·건강기능식품·여성 건강·반려동물 케어 등 고성장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더불어, 복합 개량신약 및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전환은 제네릭 시장의 규제 강화와 경쟁 심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CEO탐구] 이항구 알리코제약 회장, 인수 30년만에 매출액 100배 늘은 비결은알리코제약 최근 3년 매출실적 비중 [자료=2022·2023·2024 알리코제약 사업보고서]중앙연구소를 광교로 확장·이전하며 복합 개량신약 및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핵심 연구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진행중이다. 현재 당뇨병성 치료제와 안과용 황반변성 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 연 50억원을 투자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망막병증 치료제 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66억원 규모 국책과제에 선정돼 동국대학교, 강원대학교, 서울아산병원과의 산학 협력으로 5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CEO탐구] 이항구 알리코제약 회장, 인수 30년만에 매출액 100배 늘은 비결은알리코제약 최근 3년 연구개발비용 비중 [자료=2024년 알리코제약 사업보고서]

더불어 개량 신약 개발을 위해 향후 3년간 1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개량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급성 기관지염 치료제 '시네츄라'를 개선한 정제형 개량신약 'ALC-2203'은 오는 2027년 출시를 목표로 하며,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지난 2023년에는 골관절염 복합제제 개량신약 '레이셀코정'을 출시하며 개량신약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의료기기 부문에서는 ‘튤립포트’(이식형 의약품 주입기), ‘메디수’(부인과 진단기기), ‘퀀폼’(관절 보호기기) 등을 출시하며 오는 2028년 매출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에서는 ‘하이퍼비타’, ‘하이퍼이뮨샷’, 저칼로리 비건 효소 제품 등 차별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성 특화 브랜드 ‘위민업(WEMEAN UP)’과 반려동물 제품 52종도 판매 중이다.

 

위기 속에서도 반등'이항구 리더십''이지혜 COO'로 이어질까

 

‘세일즈 맨’ 출신 이항구 대표 체제하의 알리코제약은 CSO(Contract Sales Organization, 계약판매조직) 영업 강점을 갖고 있다. 전문 영업 조직인 CSO를 통한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저비용 고효율 영업망은 회사의 핵심 경영 목표 중 하나다.

 

[CEO탐구] 이항구 알리코제약 회장, 인수 30년만에 매출액 100배 늘은 비결은알리코제약 최근 3년 내수 및 수출 실적 [자료=2024년 알리코제약 사업보고서]

이런 강점을 기반으로 오는 하반기에는 신제품 출시에 주력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에릭슨제약과의 협약을 통해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3종 제네릭을 출시할 예정이며 퍼스트 제네릭 고혈압 치료제 ‘알카나정’의 출시도 임박했다. 최근에는 ‘다글로진정’을 신제품으로 출시하며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기반해 동남아 및 중남미 지역으로 제네릭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기관지염 치료제 ‘알리코프정’은 필리핀과 태국에 600만 달러(약 88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셋째 딸 이지혜 COO(최고운영책임자)를 사내이사로 선임, 경영 승계 기반을 마련했다. 이 COO는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현장 경험을 쌓고 있다. 또 ISO37001(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고 생산 시설 외부 공개 등 윤리경영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CEO탐구] 이항구 알리코제약 회장, 인수 30년만에 매출액 100배 늘은 비결은알리코제약 주요 제품 매출액 비중 [자료=2025년 알리코제약 1분기 보고서]

다만, 제약산업 규제 강화, CSO 시장 재편, 대규모 R&D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은 과제다. 특히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 결과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환수금 위험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위기 대응력, 사업 다각화 추진력, 투명경영이 알리코제약의 장기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항구 대표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출발해, 알리코제약의 역사를 직접 써온 인물이다. 그는 평소 활동적인 성격과 도전을 즐기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일반의약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전환해 수익성을 높이고, 최근에는 헬스케어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 전략적인 판단력을 보여주고 있다.


위기와 변화의 순간마다 과감한 결단으로, 영업 기반과 신제품 개발의 균형을 맞추는 그의 전략이 이번에는 헬스케어 대전환을 택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빛나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vivien9667@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밸류뉴스' 구독하기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뉴스레터 발송을 위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이용합니다. 수집된 정보는 발송 외 다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으며, 서비스가 종료되거나 구독을 해지할 경우 즉시 파기됩니다.

광고성 정보 수신

제휴 콘텐츠, 프로모션, 이벤트 정보 등의 광고성 정보를 수신합니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5-09-08 15:31:5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더밸류뉴스 구독하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4차산업혁명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