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회장 정완규)가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제14회 여신금융포럼을 열어 스테이블코인 확산과 산업 구조 전환 흐름 속에서 카드·캐피탈업권의 사업 재편과 생산적 금융 전환 방향을 논의했다. 결제·송금·정산 구조 변화와 함께 자동차 금융 중심의 기존 수익 모델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기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가 업권의 향후 경쟁력을 가를 핵심 변수로 제시됐다.
15일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26 여신금융업 전망 및 재도약 방향' 포럼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 스테이블코인 확산, 카드 결제망 ‘대체’ 아닌 정산·연결 경쟁
유창우 비자코리아 전무가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카드 결제망을 대체하기보다 정산·송금 효율을 높이며 기존 인프라에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해, 결제 산업의 경쟁 축이 ‘코인 보유’가 아닌 ‘결제망 연결 역량’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15일 유창우 비자코리아 전무가 '2026 여신금융업 전망 및 재도약 방향' 포럼에서 '스테이블코인과 결제 산업의 변화'를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유창우 비자코리아 전무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카드 결제망을 직접 대체하기보다는 정산·송금 효율을 높이며 기존 인프라에 흡수되는 방식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비자의 온체인 분석에 따르면 지난 12개월간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약 50조달러에 달했지만, 트레이딩봇과 반복 거래를 제외한 실거래 규모는 연간 약 10조300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 중 개인 간 거래는 약 640억달러 수준으로, 절대 규모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남아메리카처럼 자국 통화가 불안정한 국가들에서는 이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글로벌 금융사들도 예금토큰과 스테이블코인을 병행 실험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JP모건, 골드만삭스, 페이팔 등은 결제·송금·정산 영역에서 파일럿을 확대 중이며, 핀테크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옵션으로 통합해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유 전무는 경쟁의 본질은 코인이 아니라 기존 결제망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역량에 있으며, 기술 변화에 늦을 경우 시장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자동차 금융 둔화와 건전성 부담...캐피탈업권 구조 전환 압박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자동차 할부·리스 중심의 소비자 금융 구조가 둔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캐피탈업권의 수익성과 건전성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면서, 산업·혁신 자금 공급으로의 사업 구조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15일 서지용 상명대 교수가 '2026 여신금융업 전망 및 재도약 방향' 포럼에서 '산업 구조 전환기, 할부·리스금융 재설계'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캐피탈업권이 소비자 금융, 특히 자동차 할부·리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수익성과 건전성이 모두 나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도 불구하고 여전채 금리는 상승하며 조달 비용이 늘었고, 연체율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업권 전반의 건전성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은 성장률 둔화를 넘어 마이너스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고, 소유보다 이용을 중시하는 소비 패턴 확산으로 운용리스·장기 렌탈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서 교수는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캐피탈업권이 단순 소비자금 공급자를 넘어 산업 구조 전환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의 주체로 재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산업과 혁신 기업, 생산 설비 투자로 자금 흐름을 전환하지 않으면 기존 사업 모델의 한계가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 리스 재설계·디지털 전환·조달 혁신...생산적 금융 해법 모색
해법으로는 리스·할부금융의 재설계와 디지털 전환이 제시됐다. 산업 설비 리스 비중을 확대해 자동차 금융 쏠림을 완화하고,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정책 금융과 연계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전기차와 친환경 설비 분야에서는 정부 보조금 확대와 배터리 잔존가치 평가 고도화를 활용해 운용리스 기반 금융 상품을 확대할 여지도 제시됐다.
조달 측면에서는 자산유동화증권(ABS)와 ESG 채권을 활용한 비용 절감과 함께, 블록체인 기반 토큰화 유동화(STO)를 통해 소액 투자자 참여를 늘리는 방안이 언급됐다. AI 기반 신용평가 고도화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승인율을 높이고 연체율을 낮추는 구조 전환도 핵심 과제로 꼽혔다.
포럼에서는 기술 변화에 뒤따르는 ‘팔로워’ 전략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공감대와 함께, 카드·캐피탈업권이 결제·금융 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가 향후 업권 재도약의 관건이라는 인식이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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