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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린의 Cool북!] ㉓ 무엇 하나 내 마음 같지 않아서 스트레스 받는다면 문제는 ‘나’?

  • 기사등록 2025-11-04 08: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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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세대 출판전문가의 속 시원한 독서 솔루션 ‘황예린의 Cool북!’을 연재합니다. 버라이어티하고 거친 야생의 사회생활로 고민하는 우리에게, 기왕 일하는 거 재밌게 일하고 싶은 현직 출판마케터가 책장에서 찾은 해결책을 처방합니다. 황예린은 책 읽는 삶이 가장 힙한 삶이라는 믿음을 널리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황예린 문화평론가·출판마케터·비평연대]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밤에 잠드는 순간까지 유독 짜증으로 가득한 날이 있다. 그런 날은 무엇 하나 마음에 차는 것이 없다. 집 밖을 나서려는데 옷 따뜻하게 입으라는 부모님의 불퉁한 잔소리가 귀찮고, 찬바람에 떨며 기다린 버스를 타려는데 무질서하게 타는 사람들이 꼴 보기 싫고, 식당에 가면 밀려든 인파에 허둥대는 종업원들을 보며 답답해하고, 회의 자리에선 맞은편에 앉은 동료의 무표정한 표현이 신경 쓰인다. 별것 아닌 사소한 일들로 나를 기분 나쁘게 만드는 사람들에 짜증이 나서 하루를 망쳐버린 우리에게 멜 로빈스는 말한다. 문제는 그들이 아니라 ‘당신’이라고.


[황예린의 Cool북!] ㉓ 무엇 하나 내 마음 같지 않아서 스트레스 받는다면 문제는 ‘나’?‘렛뎀 이론’ 멜 로빈스 지음, 윤효원 옮김, 비즈니스북스. [이미지=알라딘]


그렇다. 돌이켜보면 문제는 그들이 아니다. 옷 따뜻하게 입으라는 부모님의 잔소리는 사실 걱정 어린 조언이고, 버스는 그들만이 아니라 나도 무질서하게 탔다. 사람이 밀려들면 로봇이 아닌 이상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이고, 회의실에서 맞은편에 앉은 동료는 그냥 생각 중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럴 수 있지’라고 쿨하게 넘기지 못하고 자꾸 짜증을 내고 신경 쓰고야 말까? 책 ‘렛뎀 이론’의 저자 멜 로빈스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자꾸 집착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타인을 내 입맛대로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겉보기엔 그렇게 보일 수 있을지언정 내가 원하는 대로 100%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꾸만 통제하고 싶어 한다. 우리 안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우리는 모두 시간, 생각, 행동, 환경, 계획, 미래, 결정, 주변 상황 등 인생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은 내적 욕구가 있다. 통제하고 있다는 생각은 편안함과 안전함을 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게 된다. _ ‘렛뎀 이론’ 중에서


생각해 보면 고작 그런 일들에 화가 나고 짜증이 날 때는 우리에게 여유가 없을 때다. 체력이든 시간이든 마음이든, 우리에게 여유가 없을 때면 마음 가득 불안이 차올라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처럼 출렁이기 시작한다. 그럴 때면 불안이 더 커지지 않도록 완벽하게 모든 상황을 틀어쥐고 싶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앞서 말했듯 세상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스튜디오 마블 영화를 봐도 알 수 있듯, 그 모든 것을 다 아는 초능력자들, 슈퍼 히어로조차도 1% 오차 없이 상황과 타인을 통제할 수는 없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 할수록 더 얽히고설킨 곤란한 상황을 마주하는 것은 히어로 영화뿐 아니라 우리 인생에서 흔히 만나는 클리셰다.


하지만 당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로 다른 사람을 통제하거나 변화시킬 수 없다.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오직 자기 생각, 자기 행동, 자기감정만 통제할 수 있다. _ ‘렛뎀 이론’ 중에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딱 하나다. 남들을 어찌하겠단 생각을 내려놓는 것. 불안해져서 완벽하게 통제하고 싶은 나의 마음을 통제하는 것이다. ‘렛뎀 이론’이라는 제목처럼, 그들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으로 말이다. 만약 우리가 그대로 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멜 로빈스는 자신의 경험뿐 아니라 심리학, 신경과학, 철학, 인간관계 전문가들의 연구를 토대로 그렇게 하도록 놔둘 때 평안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정말 그들 맘대로 하게 놔둘 때 우리 마음은 바로 불안을 내려놓고 편안해질까? ‘그렇게 하세요.’라고 하면 상대방이 상황의 주도권을 가져가 제멋대로 날뛸지도 모른다고, 마음 한편에서 반박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그 의심도 일리가 있다. ‘네 마음대로 하세요’라고 해놓고 손을 놓고 있다면 우리가 원하는 평안을 찾기는 어렵다. 사실 이 책의 진짜 메시지는 ‘그렇게 하세요’의 다음에 있다.


당신이 가진 힘의 원천은 다른 사람을 관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반응에 있다. ‘내가 하자’라고 말하면 당신의 다음 행동, 생각, 말에 책임지는 것으로 그 힘을 활용하게 된다. 내가 하기는 당신이 다음에 일어날 일을 통제할 수 있고, 혼자 우월감에 빠져 앉아 있지 않을 때 더 재미있고 보람찬 삶을 살게 된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_ ‘렛뎀 이론’ 중에서


바로 ‘내가 하자’는 것.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을 관리하려고 애쓰다 방전될 것이 아니라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 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기를 권한다. 타인이나 외부의 상황이 아닌 나에게 집중할 때야 비로소 우리를 계속해서 괴롭히는 이명 같은 불안이 잦아든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면 불편한 내 마음을 잘 달래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잘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모든 건 당신에게 달려 있다. 자꾸만 모든 일에 짜증이 나고 신경이 곤두선다면 지금은 나를 챙겨야 한다고 마음이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오늘 당신의 하루는 어땠는가? 자꾸만 남의 말 한마디, 별것 아닌 행동 하나에도 마음이 쓰였다면 ‘렛뎀 이론’이 말하듯, 그냥 그들이 그렇게 하게 두자. 의식적으로 ‘그러라고 그러지, 뭐’라고 생각하며 타인에 관한 생각을 멈추는 것이다. 대신 내 마음을 돌보자. 내가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떠올려 보자. 그렇게 타인이 아닌 나에게 안테나를 세울 때 마음속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며 신경을 긁어대는 불안이 비로소 조용해질 것이다. 타인에게 지나치게 신경 쓰느라 예민해진 우리 모두가 잃어버린 평안을 되찾을 수 있기를, 고요하고 잔잔한 일상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황예린의 Cool북!] ㉓ 무엇 하나 내 마음 같지 않아서 스트레스 받는다면 문제는 ‘나’?황예린 문화평론가·출판마케터·비평연대


wendy199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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