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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정거래법·해운법 엇박자…해운업계 “제도 정비 시급”

- 공정거래법·해운법 충돌…글로벌 경쟁 속 제도 정비 요구

- 정기선 산업 특수성 고려해야...'합리 원칙' 기반한 공동 행위 필요

- 해운 공동 행위 인정엔 이견없어...적용 범위 정리해야

  • 기사등록 2026-03-17 16: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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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정지훈 기자]

공정거래법과 해운법 간 규제 충돌이 해운업계 경쟁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글로벌 해운시장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산업 특수성을 반영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17일 오전 11시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바다와 미래 연구포럼’.


해운업계 주요 관계자들은 한 자리에 모여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공동행위를 제약하는 현행 규제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 선사 간 공동행위 글로벌 관행으로 굳어져…공정거래 규제 해법 모색


[현장] 공정거래법·해운법 엇박자…해운업계 “제도 정비 시급”조승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바다와 미래 연구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포럼을 주최한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은 개회사에서 “공동행위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 배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해운 산업 현실과 공정한 시장 질서를 고려한 합리적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운법 개선 방안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논의가 실질적인 입법과 정책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의 인사말이 다음으로 이어졌다. 박 회장은 “현재 중동 리스크의 확대로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정해지고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상황이다”며 “우리나라 해운선사들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에너지 안보와 물류망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해운 강국은 해운을 전략 산업 및 기간 산업으로 인식하고 선사들의 공동 행위를 제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제시했다.


중국은 코스코(COSCO)와 차이나쉬핑그룹(China Shipping Group)을 통합한 데 이어 홍콩 해운사 OOCL(Orient Overseas Container Line)을 인수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왔다.


일본은 3대 선사인 NYK, MOL, K-Line의 컨테이너 사업을 통합해 일본 컨테이너선사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을 출범시키며, 정기선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 재편을 단행했다.


박 회장은 “각국이 해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원에 나서고 있는 반면, 한국은 공동행위를 엄격히 규제하며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대규모 장치산업 ‘공핵 현상’ 나타나…사회적 후생 극대화 위해 공동행위 필요


이날 주제 발표는 강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담당했다. 강 변호사는 “공정거래법을 20년 정도 담당해온 입장에서 이 법은 기계적인 적용 보다는 여러가지 여건을 고려한 집행이 필요하다”며 “이 법 집행이 필요한 산업 중 대표적인 것이 해운 정기선 시장이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2022년 한국-동남아 항로를 운행하는 선사들이 해상화물운임에 관해 부동한 공동 행위를 했다며 시정명령과 964억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처분에 대한 불복 절차는 2심제로 진행된다. 1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은 해운법 제29조를 근거로 해운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지난해 대법원이 해당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사건은 다시 심리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강 변호사는 “대법원의 파기환송이 공동행위의 위법성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며 “미신고 공동행위에 대한 공정거래법 적용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해운산업의 구조적 특수성도 언급했다. 강 변호사는 “정기선 시장은 대규모 장치산업으로 생산 단위가 비가분적이고 수요 변동성이 커 자유 경쟁만으로는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산업에서는 ‘합리의 원칙’에 기반한 공동행위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효율적인 균형이 사라진 상태인 ‘공핵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파괴적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안정화된 카르텔을 형성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현장] 공정거래법·해운법 엇박자…해운업계 “제도 정비 시급”박정석 한국해운협회 회장(앞줄 왼쪽 두 번째)이 17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바다와 미래 연구포럼’에서 조승환(앞줄 왼쪽 세 번째) 국회의원, 안중호(앞줄 왼쪽 첫 번째) 팬오션 대표이사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 금창원 장금상선 대표 “공동행위가 타 산업 피해라고... 납득 어려워”


업계에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금창원 장금상선 대표는 “공동행위로 타 산업이 피해를 봤다는 주장에는 의문이 있다”며 “코로나라는 특수한 시기를 제외하면 해상운임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고 지적했다.


해양수산부 역시 공동행위 자체는 인정된다는 입장이다. 김한울 해양수산부 과장은 “해운법상 공동행위를 인정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공정거래법 적용 범위를 두고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입장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글로벌 해운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해운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jahom0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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