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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글로벌 No.1 블랙록은 대림산업을 매입했을까?

- 우량 기업 싸게 매입하는 블랙록

  • 기사등록 2019-01-10 08: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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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대림산업을 신규 매입하는 것으로 새해 한국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블랙록은 산하 블랙록 펀드 어바이저스(BlackRock Fund Advisors)를 통해 지난 2, 3일 이틀에 걸쳐 대림산업 지분을 모두 5.00%(174만177주)를 신규 매입했다. 주식 시장에서 장내 매수했고, '단순 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중순 이후 블랙록은 한국 주식의 비중을 늘려왔다. DGB금융지주(5.01%->6.07%), 케티이앤지(5.03%->6.06%), 엔씨소프트(6.10%->7.11%)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지분을 새로 매입한 것은 지난해 7월 엔씨소프트(5.03%) 이후 6개월만에 대림산업이 처음이다.

왜 블랙록은 새해 첫 신규 매입종목으로 대림산업을 선택했을까?
대림산업의 주가가 지난해 11월 7만4000원대였다가 블랙록 매입 시점인 이달초에는 9만7000원대로 30% 가량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궁금증은 더욱 커진다. 

대림산업의 최근 1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그렇지만 대림산업을 분석해보면 블랙록이 '우량 기업을 싸게 매입한다'는 가치투자 원칙을 충실히 지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블랙록은 1988년 미국 UCLA MBA 출신의 래리 핑크가 뉴욕의 단촐한 사무실에서 직원 8명으로 시작해 지난해 12월 5조9800억달러(약 67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로 성장했다. 우량 기업을 싸게 매입한다는 가치투자 원칙을 지키고 있다.  


◆ 올해 예상 ROE 두자리수 


대림산업의 올해 예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9조8320억원, 영업이익 7840억원, (지배지분) 순이익 6700억원이다(이하 K-IFRS 연결 기준).
이를 바탕으로 하면 대림산업의 올해 ROE(자기자본이익률)는 두자리수(10.6%)를 기록할 전망이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수익성을 파악하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물론 올해 한국 주식 시장에서 ROE 두자리수가 예상되는 대형 건설주는 대림산업 뿐만이 아니다.
대림산업을 포함한 건설업 '빅5'(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가운데 올해 ROE가 두자리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으로는 GS건설(12.90%)과 대우건설(14.80%)이 있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의 3대 우량 건설주가 남았다. 다시 말해 이들 3대 기업 모두가 주주의 돈으로 이익을 많이 창출하는 기업이다.   


◆ PER 4점대 


그렇다면 이들 3대 건설주를 가치평가(Valuation)해보자. 기준일은 블랙록이 대림산업을 매입한 지난 2일이다.
가치평가의 대표적 지표인 PER(주가수익비율)를 적용해보면 대림산업 4.9배, GS건설 6.2배, 대우건설 5.6배가 나온다. 대림산업의 PER이 4점대로 가장 낮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PER은 기업의 시가총액(매매가격)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 수록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이다.
쉽게 말해 대림산업은 건설업 '빅5' 가운데 가장 싸게 거래되는 우량 기업인 것이다.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을 싸게 매입한다'는 가치투자의 원칙에 가장 부합하는 건설주임을 확인할 수 있다. 

대림산업은 주력부문인 주택(아파트) 사업부에서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대림산업 건설 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주택 65%, 해외 17%, 토목 10%, 플랜트 9%이다).

올해 상반기중 인식될 자체 현장 매출만 해도 48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체 현장 공사란란 대림산업이 시행과 시공을 함께 맡는 공사 방식을 말하며, 시공만 맡는 도급 공사에 비해 이익률이 높다. 주택사업은 사업초기 보수적으로 원가를 추정해 준공 시점(입주 시점)에는 준공 정산 차익으로 이익률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 저평가 우량주에 배당 매력도...


여기에 덧붙여 대림산업은 올해 배당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대림산업은 보통주의 주당 배당금으로 1000원을 지급했다. 이는 전년비 세배 이상 급증한 금액이며, 지난해 건설주 '빅5' 가운데 배당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대림산업의 배당금 현황. 72기=2018년. [자료=전자공시]


대림산업의 배당금 증가는 이 회사 지분 14%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주주권 행사 원칙) 도입을 결정한 것과 관련있다. 올해도 대림산업은 고배당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배당은 블랙록을 비롯한 글로벌 자본이 한국 주식에 투자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사안이다. 배당은 가장 확실한 주식 투자 수익이다.  

정리해보면 블랙록은 대림산업이 가치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저평가 우량주인데다 배당 매력까지 더해졌다는 점을 투자 포인트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블랙록 로고. [사진=블랙록 홈페이지]


shs@buffet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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