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며 소비가 둔화되는 가운데 백화점 업계는 오히려 호황을 맞이했다. 외국인 관광객 매출액과 명품 소비가 늘어난 것이 주효하다.
이런 흐름의 최대 수혜주는 ‘현대백화점’이다. 특히 서울의 필수 관광 명소인 ‘더현대 서울’을 기반으로 업계 최초로 백화점을 수출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나아가 초개인화 큐레이션 전문 온라인몰 ‘더현대 하이’를 통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독보적인 리테일 강자가 됐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쇼핑 메카로 진화 중이다.
◆ ‘명품·외국인’ 쌍끌이 호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 기록
이커머스가 모바일과 신속 배송이라는 강점을 키우는 동안 백화점은 오프라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프리미엄 가치’과 ‘경험 소비’에 집중하며 차별화된 영토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국내 고객들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사로잡으며 이 전략이 빛을 보게 된다. 최근에는 코스피 시장의 반등이 가져온 '자산 효과'도 백화점의 호황을 견인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식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 실제 자산 증가 여부를 떠나 심리적으로 돈을 번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며 이것이 고가품 소비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백화점 부문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현대백화점 역시 이런 흐름의 수혜를 입었다. 올해 1분기 백화점 부문 매출액 6325억원(+7.4%, 이하 전년동기대비)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1358억원(+39.7%)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겨울 아우터 등 고가 패션 매출액이 증가했고 과거 해외 명품에만 쏠려 있던 소비 영역이 국내 패션 브랜드까지 고르게 확산된 점이 주효했다. 주가는 지난 4월 말 10만원을 넘어섰고 지난 12일 19만원까지 올랐다.
특히 외국인 매출액 증가가 핵심적이다. 외국인 비중이 가장 높은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21% 증가했고 오픈 이후 지난해까지 182개국에서 방문했다. 과거 명품 가방이나 면세 화장품 쇼핑에만 치중했던 소비 패턴이 최신 트렌드가 반영된 K-패션, 인디 스트리트 브랜드, 독창적인 식음료(F&B) 콘텐츠로 옮겨간 결과다. 더현대는 쇼핑, 푸드, 뷰티를 아우르는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여 글로벌 관광 수요를 흡수했고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핵심 랜드마크 관광지'가 됐다.
◆ 업계 최초 'K-백화점' 통째로 수출... 외국인 유입 발판 삼아 해외 직진출
외국인 유입에 힘입어 현대백화점은 해외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 업계 최초로 해외에 매장을 짓기 시작했다. 국내 백화점이 단발성으로 해외 유통사와 협업하거나 상품을 대행 수출한 적은 있었으나 브랜드 자체를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백화점은 2024년 3월 ‘더현대 글로벌’을 론칭하며 해외 진출의 시작을 알렸다. ‘더현대 글로벌’은 현대백화점이 발굴한 유망 K-브랜드들을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공간 구성, 통관, 유통망 확보 등을 총괄하는 모델이다.
사람들이 대만 타이중 신광미츠코시 백화점 중강점에 열린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첫 매장으로 지난해 8월 일본 도쿄 파르코 시부야점 4층에 정규 리테일숍을 오픈했고 올해 7월 대만 신광미츠코시 백화점에 팝업스토어, 오모테산도 도큐플라자 오모카도 3층에 상설 매장 오픈을 예고하며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넓히고 있다.
◆ 취향 맞춤 프리미엄 쇼핑 '더현대 하이'로 온라인까지 주름잡아
해외와 더불어 온라인도 공략한다. 수많은 이커머스 기업들이 최저가와 배송 편의성을 강점으로 내세울 때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특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을 선택했다. '취향'과 '프리미엄'에 초점을 맞춘 큐레이션 전문 온라인몰 '더현대 하이'를 선보였다.
더현대 하이 매인 화면(왼쪽)과 헤이디 화면. [사진=더현대 하이 앱]
지난 4월 선보인 ‘더현대 하이’는 기존 현대백화점 온라인몰 '더현대닷컴'과 현대식품관 '투홈'을 통합한 서비스다. 패션, 식품,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전면에 배치해 자신의 취향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상품뿐만 아니라 브랜드, 해외 패션 및 편집숍을 소개하는 코너도 마련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특히 생성형 AI 검색 기능 '헤이디'를 도입해 각 소비자에게 맞는 상품을 구체적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더현대 하이’는 론칭 후 50일(4월 6일~5월 25일) 만에 신규 가입 회원 수 40만명을 돌파했고 누적 이용객 수는 900만명을 기록했다. 기존 채널인 더현대닷컴과 투홈의 성적을 합산한 것보다 600% 오른 수치다. 상품 구격 후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구매 전환율'도 기존 플랫폼의 두 배인 30%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