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대표 전인석)이 간담회 이후 연속된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미팅 승인과 S-PASS 특허 소유권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의 의혹 차단에 나섰다. 회사는 이를 '실체적 증거'로 규정하지만, 제약·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규제 절차와 임상 데이터 사이에는 본질적인 간극이 존재한다. 특히 이번 사안은 단순 공시 논란을 넘어 약물 전달 기전, 특허 회피 전략, 글로벌 규제 시스템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핵심 쟁점을 기준으로 논란의 실질적 해소 정도를 가늠했다.
삼천당제약 연간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FDA ‘제네릭’ 경로 확정 논란...“미팅 승인이 곧 허가인가?”
삼천당제약은 FDA ANDA(제네릭 허가) 부서와의 Pre-ANDA 미팅 성사를 근거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제네릭 경로에 적합하다는 점이 사실상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FDA가 부적합한 개발 전략을 사전에 걸러낸다는 점에서, 미팅 수락 자체가 일종의 ‘사전 승인’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Pre-ANDA 미팅은 어디까지나 개발 전략을 논의하는 초기 단계다. FDA 역시 해당 미팅을 ‘비구속적(non-binding)’ 절차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허가 가능성에 대한 보증이 아닌 개발 방향성에 대한 피드백 채널 확보에 가깝다.
특히 삼천당제약이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제제는 단순 화학 제네릭이 아닌 복합 제네릭(Complex Generic)에 해당한다. 오리지널인 리벨서스(노보노디스크)의 경우 SNAC 기반 흡수 촉진 기술로 위장 환경에서의 생체이용률 변동성을 통제하고 있다.
문제는 S-Pass가 다른 기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 경우 단순 생물학적 동등성(BE)만으로는 동일성 입증이 부족할 수 있다. FDA는 복합 제네릭에 대해 추가적인 PK 브리지 데이터, 식이 영향 평가(Food Effect), 환자군 확장 데이터를 요구할 수 있다.
◆ S-PASS 특허 소유권 논란...“권리 구조는 설명됐지만, 핵심은 방어력”
삼천당제약이 공개한 대만 서밋바이오테크와의 계약서 일부 중 특허 조항. [자료=더밸류뉴스]삼천당제약은 대만 서밋바이오테크와의 계약서를 공개하며 S-PASS 특허가 100% 자사 소유라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체결된 계약에서 연구개발비 전액을 부담하고, 그 대가로 특허 및 상업화 권리를 모두 확보했다는 것이다.
서밋바이오테크 명의로 출원된 특허에 대해, 회사는 계약서 상 절대적 권리(Absolute Right)와 업무상 저작물(Work Made for Hire) 조항을 근거로 실질적 소유권이 자사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제약 산업에서 일반적인 위탁 연구 방식으로, 출원인이 서밋으로 기재된 것은 행정적 절차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은 ‘소유 여부’가 아니라 방어력(enforceability)과 질(quality)에 있다. GLP-1 계열은 노보 노디스크를 중심으로 물질·제형·용법에 걸친 다층적 특허망이 구축되어 있다. 후발주자는 설계 회피(design-around) 또는 특허 무효화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삼천당제약은 SNAC-Free 전략을 통해 회피를 시도했지만, 이 전략이 실제 특허 소송에서 인정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국제 출원인과 실질 권리자가 분리된 구조는 향후 분쟁에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 PCT 철회 이력과 신규 특허 실효성...“기술 장벽인가, 재포장인가”
S-Pass 기술에 대한 의문은 과거 PCT 출원 철회 이력에서 비롯됐다. 지난 2019년 출원된 원천 특허는 국제조사기관(ISA)으로부터 진보성 부족 지적을 받았고, 2022년 자진 철회했다.
이후 삼천당제약은 신규 특허를 통해 기술 장벽을 재구축했다고 설명했다. S-Pass는 △마이셀 기반 보호(MC) △생체고분자 전달 제어(BC) △투과 촉진 메커니즘을 결합한 구조다. 회사는 SNAC 대비 안정성과 흡수 효율을 개선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일 프리 고체 제형을 통해 유통 안정성과 복용 편의성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특허 문헌상 ISA가 핵심 청구항에 대해 다수의 ‘X 문헌(선행기술과의 중복)’을 인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기술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기보다 기존 기술의 조합이라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특허의 핵심은 단순 조합이 아니라 인체 임상에서의 재현성 있는 데이터, 즉 ‘예측 불가능한 효과(Unexpected Effect)’로 입증되어야 한다. 현재 공개된 데이터 역시 동물 모델 기반으로, 인체에서 동일한 재현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는 별도 검증이 필요하다.
경구 펩타이드 전달은 글로벌 빅파마들도 수십 년간 실패를 반복해온 영역이다. 본질은 ‘작동 여부’가 아니라 ‘변동성 통제’에 있다. 신규 특허는 가능성을 제시한 단계일 뿐, 산업적 장벽으로 기능하는지는 임상과 특허 분쟁을 통해 입증될 수밖에 없다.
◆ 9:1 수익 배분·15조 매출 논란..."현실성 있는 계약 조건인가?"
삼천당제약의 순이익 90% 확보 계약 조건은 파격적 조건이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제약 라이선스 계약에서 로열티는 5~15% 수준이며, 판권사가 상당한 비용을 부담한다.
이 같은 조건이 성립하려면, 제품 경쟁력이 압도적이거나, 파트너 역할이 제한적일 경우가 해당한다. 회사는 세마글루타이드 원료 단가를 평균 그램(g)당 100달러에서 20달러 수준 획기적으로 낮췄으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파트너 대비 우위의 수익 구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Binding Sales Forecast 조항을 통해 매출 실현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계약 조건 자체보다 매출 가정의 현실성에 집중된다. 연평균 1.5조 원 규모 매출은 단일 국가에서 제네릭이 단기간 내 높은 점유율을 확보해야 가능한 수치다. 현재 GLP-1 시장은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가 주도하고 있으며, 차세대 경구제(오포글리프론 등) 출시가 예정돼 있다. 즉, 제네릭이 단순 가격 경쟁력만으로 시장을 빠르게 차지하기에는 변수와 경쟁 강도가 매우 높은 환경이다.
◆ R&D 인력 총 35명..."박사 한 명이 플랫폼 개발?"
삼천당제약 및 종근당 최근 3년 연구개발비용 비중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삼천당제약의 연구 인력 역시 또 다른 검증 포인트다. 공시 기준 국내 연구 인력은 약 35명, 이 중 박사급 인력은 1명 수준이다. 이는 주요 제약사들이 수백 명 단위 연구 인력과 다수의 박사급 인력을 보유한 것과 대비된다. 글로벌 빅파마의 경우 수천 명 규모의 연구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구 펩타이드 플랫폼 개발에는 △제형 연구 △약동학(PK) △임상 설계 △규제 대응 등 다학제 인력이 요구되며, 박사급 인력이 수십 명 단위로 투입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회사측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외부 연구진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 자체는 제약 산업에서 일반적인 전략이다. 다만 문제는 핵심 플랫폼 기술까지 외부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지 여부다.
플랫폼 기술은 반복적인 최적화와 예외 상황 대응이 핵심이다. 내부 연구 역량이 제한적일 경우 △임상 변수 대응 △규제 대응 △특허 분쟁 대응에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특히 '박사급 1명이 플랫폼 개발을 주도했는가'라는 시장의 의문에 대해 '기술 유출 우려로 인한 비공개' 원칙 고수는 불신 제거와는 거리가 있다.
삼천당제약은 자료와 계약서 공개를 통해 FDA 채널 확보와 특허 소유 명확화라는 일정 부분의 성과를 봤다고 할 수는 있겠다.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여전히 신뢰를 결정하는 것은 데이터다. 삼천당제약의 S-PASS의 임상 재현성, 특허 방어력, 매출 실현 가능성 등 핵심 쟁점은 아직도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