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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중동 리스크 정면 돌파…275조 무역보험 ‘K-방패’ 세운다

- 미국발 10% 글로벌 관세 발효 맞서…505조 규모 ‘대미투자특별법’ 카드 꺼내

- 무역보험법 전면 개정 추진..‘직접 투자·팩토링’으로 기업 재무 부담 차단

- 중동 리스크발 보험료 폭등...역대 최대 275조 무역금융 공급 및 민관 합동 대응

  • 기사등록 2026-03-03 11: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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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도하 기자]

관세 압박과 중동발 물류 리스크가 겹치며 국내 수출 기업들이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을 딛고 보편적 글로벌 관세의 방아쇠를 당기며, 전 세계 무역 전쟁의 2막을 열었다. 설상가상으로 중동 지역의 전운이 감돌며 해상 보험료가 상승하고 있다.

 

이에 맞서 대한민국은 500조원대 대미 투자라는 ‘전략적 카드’를 뽑아 들었다. 무역보험을 단순한 ‘사후 방패’에서 ‘공격적 투자 기구’로 탈바꿈시키는 대수술에 착수한 것이다. 보증을 넘어 직접 투자와 채권 매입이라는 파격적 금융 지원이 우리 수출 기업의 새로운 생존 방정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중동 리스크 정면 돌파…275조 무역보험 ‘K-방패’ 세운다정부가 트럼프발 관세 파고와 중동 리스크에 맞서 무역보험을 보호하기 위한 'K-방패' 구축에 나섰다. [이미지=더밸류뉴스 | AI 생성]

◆ 150일 관세 발효…505조 ‘대미투자특별법’으로 넘는 협상의 파고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 122조를 전격 가동하며 글로벌 관세 10%를 발효시킨 가운데, 통상 당국과 금융권이 ‘150일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 관세율 변동을 넘어, 공급망 재편과 대미 투자 약속 이행이 맞물린 복합적인 통상 현안으로 전개되고 있다.


트럼프 관세·중동 리스크 정면 돌파…275조 무역보험 ‘K-방패’ 세운다서울 여의도 FKI타워 정문에 있는 한국경제인협회 표지석. [사진=한국경제인협회]

국회 대미투자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4일 공청회를 열며 약 505조원 규모의 ‘대미투자특별법’ 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기한 내 단독 처리까지 시사하며 속도전을 예고했지만, 국민의힘은 사법 개혁 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의사일정 거부로 맞서고 있어 특위 활동이 파행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이에 경제 6단체는 3일 긴급 호소문으로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위법 판결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며 “특별법 처리가 늦어질수록 대미 협상력은 약화되고 한미 경제협력의 실익이 실현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국회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이 대미투자특위 의사진행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법안 처리를 위한 중대한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특별법은 미국에 우리가 성실한 파트너라는 시그널을 보냄과 동시에, 향후 150일의 한시적 관세 적용 기간 동안 한국산 제품에 대한 면제나 예외 적용을 이끌어낼 핵심 카드로 활용될 전망이다. 비록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부담 우려도 제기되지만, 관세 인하 소급 적용 등의 실익을 고려할 때 전략적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보험에서 투자로” 무보의 파격 변신…’부채 없는 유동성’ 공급 사활

 

정부의 실무적 대응 중심에는 한국무역보험공사(이하 무보)가 있다. 장영진 무보 사장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75조원의 무역보험 공급 계획을 밝히며 ‘무역금융 혁신’을 선언했다.


트럼프 관세·중동 리스크 정면 돌파…275조 무역보험 ‘K-방패’ 세운다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왼쪽 세번째)이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국 IEEPA 판결 및 추가 관세조치 관련 민관합동 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부]

특히 무역보험법 개정으로 도입되는 ‘지분 투자’와 ‘수출 팩토링’이 핵심이다. 그간 무보의 역할이 사고 시 대위변제를 하는 보험과 대출을 돕는 보증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기업의 지분 참여와 수출 채권 매입으로 확대된다.

 

무보가 수출 기업의 지분에 직접 참여하거나 수출 채권을 즉시 매입하며, 기업이 추가 부채 없이 현금을 확보하게 돕는 방식이다. 관세 장벽으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중견기업들에 상환 부담 없는 ‘재무적 갑옷’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해역의 긴장이 고조되며 해상 보험료가 최대 50%까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무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요충지의 선박 나포 위험이 커지며 글로벌 보험사들이 보장 계약을 취소하거나 보험료 재산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무보는 에너지 수입 및 수출 물류 비용 상승이라는 '비용 폭탄'을 차단하기 위해 맞춤형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대외 불확실성에 노출된 기업의 물류 리스크를 무역보험의 방어망 안에서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

 

◆ 민관 합동 ‘K-수출 방어선’ 가동…현장 밀착형 대응으로 불확실성 상쇄

 

민간 금융권의 동참도 가시화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무보와 전략적 협약을 맺고 3년간 총 5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공급에 나선다. 수출 패키지 우대금융과 공급망 강화 보증으로 대기업 협력사들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구축하거나 수출 현장에서 겪는 금융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트럼프 관세·중동 리스크 정면 돌파…275조 무역보험 ‘K-방패’ 세운다지난달 25일 하나은행이 한국무역보험공사와 ‘민·관 협력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호성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금융 지원의 범위는 영세 수출 사업자에게도 이어진다. 무보는 신한은행과 손잡고 영업점 방문 없이 대출까지 가능한 ‘비대면 다이렉트 수출 보증’ 지원을 시작했다. 특히 200만원 이하의 소액 전자상거래 실적까지 수출 실적으로 인정해 주는 등 이용 문턱을 낮췄다. 이는 대외 불확실성에 취약한 소규모 소상공인까지 국가 수출 방어 체계 안으로 포섭하려는 조치다.


트럼프 관세·중동 리스크 정면 돌파…275조 무역보험 ‘K-방패’ 세운다유승희 한국무역보험공사 AI·디지털사업본부장(왼쪽)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이승목 신한은행 고객솔루션그룹장과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무역보험공사]

장영진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무보는 은행, 대기업과 민관 협업 기반의 생산적 금융을 확대 공급하고 금융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우리 기업이 쉽고 간편하게 수출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무역보험 체계 전반을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결국 다가오는 150일은 한국 수출 경제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다. 정부는 기존 ‘관세 대응 119’를 확대한 ‘무역장벽 119’로 현장의 애로를 수집하고 있다. 무보는 AI 조직을 본부급으로 격상하며 통상 정보를 실시간 분석하는 등 ‘지능형 방어선’ 구축을 마쳤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대한민국의 입체적 응전은 이제 막 본궤도에 올랐다.


hsem5478@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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