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밸류뉴스=허동규 기자]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문제로 협상에 갈등을 빚었던 CJ ENM(035760)과 딜라이브가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올해 7월 CJ ENM가 송출 중단(블랙아웃)을 예고하며 갈등이 극에 달하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중재로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합의가 불발되면서 두 회사는 과기정통부의 중재를 따르게 됐다. 정부는 이달 내 최종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30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딜라이브는 저번달 31일까지 기본채널 프로그램 사용료 수준에 대해 협상을 진행했다. 프로그램 사용료는 케이블TV와 같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채널을 제공하는 채널사용사업자(PP)에 지불하는 수신료로 양사는 지난달부터 인상 수준을 놓고 의견대립을 벌여왔다.

양사는 한 달 반 동안 비정기적 만남을 통해 협상을 진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기정통부가 제시한 협상 만료일인 오늘까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협상 기한인 오늘까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양사 수신료 중재안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딜라이브와 CJ ENM의 로고. [사진=더밸류뉴스(각 사 제공)]

양사의 갈등은 오랜 시간 지속되어 왔다. 앞서 지난 3월 CJ ENM은 5년간 수신료 동결을 이유로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하며 딜라이브가 가격 동결을 주장하면서 두 회사의 갈등이 시작됐다. 

이처럼 딜라이브가 수신료 인상을 거절하자 CJ ENM 측은 6월 17일 공문을 통해 CJ ENM 채널 13개(CH.DIA, M-Net, OCN 등)의 공급 중단을 통보하며 양측 갈등이 심화됐다. 

딜라이브는 CJ ENM의 채널중단 통보가 같은 법인인 CJ오쇼핑의 송출수수료 인하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앞서 CJ오쇼핑은 지난해 7월부터 딜라이브에 내는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일방적으로 20% 낮춰 지급해왔다는 것이다. 이에 딜라이브는 올해 4월분 CJ ENM 프로그램 사용료에서 CJ오쇼핑의 미지급금을 상계해 지급하는 식으로 맞불을 놨다.

결국 과기정통부가 7월 13일 양사 관계자를 불러 중재에 나섰고, 8월 31일까지 자율적으로 협상을 진행하도록 권고하면서 '블랙아웃'은 피하게 됐다.

◆유료방송시장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료방송시장과 콘텐츠 제공사(CP) 간 갈등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곳은 앞서 언급한 CJ-딜라이브 이외에도 있다. 인터넷TV(IPTV)를 서비스하는 SK브로드밴드와 CP인 방송사 5곳이다. 이들 5곳은 지상파(KBSㆍMBSㆍSBS)와 종합편성채널인 JTBC, 채널사용사업자(PP)인 CJ ENM 등이다.

앞서 방송 5사는 “SK 브로드밴드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콘텐트 정책을 변경함으로써 계약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항의 공문을 보냈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달 자사 IPTV 서비스를 ‘러블리 Btv’로 개편하면서 ‘모바일 Btv’ 서비스 계획을 밝힌 게 원인이 됐다. Btv의 콘텐트를 모바일을 통해서도 볼 수 있게 한 서비스인데, 최대 4개 계정까지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나의 계정을 최대 4명까지 동시접속이 가능하도록 나눠 쓰는 것은 넷플릭스나 왓챠 등 OTT 이용자에게는 익숙한 것이지만 방송사들은 계약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주장했다.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면서 CP의 ‘몸값’이 높아졌다. [사진=더밸류뉴스(픽사베이 제공)]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 등의 영향으로 IPTV 지상파 월정액 가입자와 이용 시간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상생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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