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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잎에만 세금 부과…담뱃세의 허술한 구멍

- 기재위, 세금 피하기 위해 줄기·뿌리로 거짓 수입 신고 많아

- 관세청, 세수 누락 최대 1000억원 추정

- 궐련형·액상형 전자 담배의 세율 재검토 필요

  • 기사등록 2019-08-21 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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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정호 기자]

담배의 개별소비세 부과 대상을 연초의 ‘잎’으로 제정한 것으로 한정한 후 줄기와 뿌리에서 추출한 비과세대상의 수입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2018회계연도 결산 검토보고서를 보면, 연초의 줄기·뿌리에서 추출한 니코틴 용액의 수입량이 2016년 5t, 2017년 90t, 2018년 175t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증가했다. 수입액 또한 2016년 28만8,000달러, 2017년 429만8,000달러, 2018년 1,017만4,000달러로 해마다 빠르게 늘었다.


반면 연초의 잎에서 추출한 니코틴 용액의 수입량은 2016년 17t, 2017년 7t, 2018년 6t으로 감소했다. 수입액 역시 2016년 139만3,000달러, 2017년 47만7,000달러, 2018년 106만달러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기재위는 보고서에서 “최근 니코틴 용액 수입업자들이 개별소비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연초의 잎이 원료인 니코틴 용액을 줄기·뿌리가 원료인 것처럼 거짓으로 수입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고 전했다.  관세청이 잎의 원료인 경우와 줄기, 뿌리가 원료인 경우를 기술적으로 구분하지 못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만약 2016년부터 지금까지 연초의 줄기·뿌리에서 추출한 것으로 수입 신고됐던 니코틴 용액이 사실은 전량 연초의 잎을 원료로 한 것이었다고 가정한다면 개소세와 담배소비세(지방세)의 세수 누락액이 총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기재위는 "기재부는 담배사업법상의 담배 정의 조항 개정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관세청,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담배 시장의 실제 유통구조 및 담배 판매 현황에 대해 조사하는 등 담배분 개소세 세수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재위는 기재부에 신종 담배의 판매량 추이에 관심을 갖고 세입 추계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궐련형·액상형 전자 담배에 대한 유해성 분석을 토대로 적정 세율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재위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 비중이 2017년 하반기부터 급증했는데도 2018년에 편성한 2019년 세입 예산안의 담배분 개별소비세 산출 근거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담배 시장의 상황 변화에 대해 정부가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 [사진=쥴 홈페이지]

이어 "최근 국내에 새로 출시돼 관심을 끄는 쥴, 릴 페이퍼 등 폐쇄형 액상 전자쥴담배의 경우 팟 1개가 궐련 1갑과 흡입 횟수가 비슷한데 궐련 1갑에 대한 개소세가 594원, 팟 1개는 259원에 불과하다"며 "과세 형평성 확보 차원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율을 궐련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덧붙였다.


bjh@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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