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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진구 기자]

네오세미테크의  분식회계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은 한 회계사의 감사보고서였다. 2009년 10월 상장 직전까지 감사의견 ‘적정’을 받아온 이 회사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대주회계법인의 회계감사를 받으면서 재무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의미인 ‘의견거절’을 받았다. 


회사는 반발했고 감사인은 재감사에 들어갔지만, 역시나 감사의견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허위 매출이 발견됐다. 이 회사의 2009년 매출액은 2010년 2월 1453억원으로 공시했지만, 첫 감사 이후 979억원으로 줄었고 재감사 이후에는 187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12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이 가짜였던 것이다.


네오세미테크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태양광 관련 테마주가 큰 인기를 끌자 2007년에 친인척 명의로 홍콩에 유령회사, 일명 페이퍼 컴퍼니(Paper Company) 3곳을 설립했다. 이후 2007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75회에 걸쳐 이들 유령회사와 태양광용 웨이퍼 제조 원료인 실리콘과 이를 가공한 웨이퍼를 수출입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그러나 실제 거래된 물품은 웨이퍼 제조에 적합하지 않은 저순도 실리콘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웨이퍼였다.

 

네오세미테크

                              [이미지=금융감독원]

 

A씨는 이처럼 유령회사와 반복적으로 거래하는 일명 ‘뺑뺑이 무역’ 수법으로 2000억원대의 위장 수출입을 정상적인 무역거래로 분식회계 처리했다. 재무제표를 허위 공시함으로써 주가상승과 자금조달에 악용했다. 이 과정에서 불량 물품의 가격을 임의로 책정해 정상 물품의 가격인양 위장했다. 이는 수출입대금을 지급·수령함으로써 519억원의 거액을 유령회사의 홍콩 비밀계좌로 빼돌렸다.

이런 수법은 이 회사의 재무제표를 기형적으로 만들었다.

네오세미테크는 2005년 250억원 규모의 매출액을 기록했다가 2008년 1032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3년 사이 312%나 급증한 것이다.


첫째, 제품을  이렇게 많이 팔았다면, 건설사나 조선사와 같은 수주기업이 아닌 이상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가 돼야 할 텐데 2005년에는 마이너스 40억원, 2006년 마이너스 41억원을 기록했고 2008년에도 마이너스 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급격히 늘었는데 현금이 들어오기는커녕 계속해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둘째, 매출액이 급격히 늘어나는데 재고자산도 동시에 급증하는 모습도 의심할 부분이다. 네오세미테크는 2008년 매출액과 재고자산이 전년대비 각각 228%, 79% 증가했다. 판매한 상품이 급격히 늘었는데 창고에 쌓인 재고품도 늘었다는 것은 상품을 아무리 팔아도 남아서 재고품으로 쌓아놨다는 의미이다.  이는 생산설비를 늘렸거나 공장가동률을 크게 높였거나 하청업체에 생산을 부탁했을 때에 이런 일이 벌어지지만, 네오세미테크는 실물에도 없는 기계설비를 사들여 유형자산을 부풀렸고 하청업체와 짜고 허위 매출을 올렸다.


세째, 기계설비를 들여오면 그만큼 사용할 수 있는 기간에 따라 마모되는 정도를 비용으로 처리하는 감가상각비용도 늘어나야 정상이지만, 유형자산은 급증하는데 감가상각비 비율은 감소하는 기형적인 모습도 보였다. 


네오세미테크의 전 대표이사 오모씨는 2015년 8월 징역 15년, 벌금 520억원을 선고받았다. 오씨는 자신의  회사가 2010년 8월 상장폐지되기 직전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했고, 상장폐지 이후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횡령한 돈 519억원을 들고 동생 여권을 이용해 마카오로 잠적한 바 있다. 




kjg@buffet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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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4-16 1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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