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국내 관광산업 발전의 핵심은 ‘인바운드’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마구마구 쏟아져 들어와야 합니다. ”
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콘레드호텔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 기자간담회’.
이수진 야놀자 대표가 영상으로 환영사를 전하며 국내 관광산업 발전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이수진 대표도 간담회 참석 예정이었으나 다른 스케줄로 인해 영상으로 만나게 됐다.
야놀자는 여행산업의 과거를 분석하고 현재 상황을 진단하며 미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런 비전을 실현하고자 국내 최초로 여행 산업 전문 연구센터 ‘야놀자리서치’를 설립했다. 양사는 지난 1년간 대한민국 관광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논의했고 그 결과물을 ‘대한민국 관광 대국의 길’이라는 책에 담았다.
이번 간담회는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 도서 출판을 기념해 관광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배보찬 야놀자 플랫폼 부문 대표, 최휘영 인터파크트리플 대표, 이준영 야놀자 테크놀로지 대표, 김규철 PwC Strategy& 이사가 민간 기업 대표로 참석했고 박성식 야놀자리서치 대표, 장수청 미국 퍼듀대학교 교수, 최규완 경희대학교 교수가 학계 및 연구기관 대표로 참여했다.
◆장수청 교수 “저출산 시대에 관광객 유치로 소비인구 늘릴 수 있어”…한국 인바운드 관광 아직 보수적
관광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공유하기 전, 장수청 미국 퍼듀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가 왜 국내 관광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가장 큰 이유로 저출산을 꼽았다. 한국은 2021년부터 인구 감소 추세에 들어갔다. 1960년대에는 1년 평균 103만명의 아이가 탄생했지만, 지난해 한국 신생아 수는 20만명 내외로 줄었다. 생산 가능 인구도 2018년부터 급격히 감소했다. 이는 국내 소비 역시 급격히 줄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 경기침체가 단순히 글로벌 경기침체의 전이로 인해 발생한 것은 아니다. 여기에 현재 국내 지역 중 절반이 소멸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점을 꼽았다. 지방은 인프라 부족해서 많은 이들이 어쩔 수 없이 대도시로 이동하고 있고 이는 앞으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이 ‘인바운드 관광’이다. 인바운드 관광은 외국인이 국내를 여행하는 것으로 소비 증가와 수출 증대로 직결된다. 관광객 1인당 평균 소비 금액은 168만원, 내국인 연간 소비 1810만원 대비 9% 높다. 즉, 관광객 1인당 내국인 0.09명의 인구 증가 효과가 있다. 현재 정부는 3000만 인바운드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한국은 현재 K-컬쳐의 전방위적 확산으로 인해 인바운드를 달성할 수 있는 골든타임에 들어왔으나 아직 인바운드가 많이 닫혀 있는 실정이다. 야놀자는 이 허들을 낮출 방안을 연구 중이다.
◆’UNLOCK Korea’ 관광대국으로 가기 위한 전략
현재 외국인이 국내 관광 시, 가장 많이 겪는 문제점으로 길찾기, 언어, 본인인증, 카드결제를 꼽았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는 구글 지도는 국내 지역 중 제공하지 않는 곳이 많다. 또 한국은 세계 공용어인 영어 대신 한국어 사용 비율이 높아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들 입장에서 불편함이 많고 국가별 앱마다 장소의 명칭이 다르게 적혀 있어 목적지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 외에 외국 신용카드를 아예 안 받고 공인인증서 사용이 불가해 본인인증과 전자상거래에 어려움이 있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야놀자는 ‘유앤록 코리아(UNLOCK Korea)’를 제시했다. UNLOCK의 각 글자는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 상품과 서비스, 외국인 관광객 경험 개선, 디지털 혁신, 컨트롤 타워로서의 정부와 지자체, 관광산업 범위 재정립과 KPI 수립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패널 토크를 통해 진행됐는데, 1부 패널 토크 ‘상품 및 서비스로 대한민국 관광의 문을 열다’에는 장수청 교수가 진행자로 나서 배보찬 야놀자 플랫품 부문 대표, 최휘영 인터파크트리플 대표, 김규철 PwC Strategy& 이사의 의견을 물었다.
배보찬 대표는 한국 재방문율을 높이는 핵심 전략으로 일본의 료칸을 예시로 들며 한국 고유의 문화 자산을 활용한 숙박 문화를 브랜딩하고 지역별 스토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규철 이사는 쇼핑ㆍ미식 등 관광객의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소비 활동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울 성수동과 같이 내국인에게 인기 있는 장소는 외국인에게도 수요가 많다는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인트라바운드를 겨냥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2부 패널 토크는 ‘디지털 혁신과 거버넌스로 대한민국 관광의 길을 꿈꾸다’로 장수청 교수가 진행자로 나서 이준영 야놀자 테크놀로지 대표,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 박성식 야놀자리서치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준영 대표는 가장 큰 불편함인 본인 인증, 해외카드 결제 제한 등 외국인의 국내 여행의 장벽을 해소할 열쇠로 디지털 혁신을 제시했다. 숙박, 커머스, 배달, 택시 호출 등 각 분야 로컬 플랫폼들과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연동해 하나의 게이트웨이 앱을 구축한다면 외국인들이 여행 중 겪는 병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과 대규모 언어 모델 등 차세대 기술을 더하면 언어와 환경의 제약 없이 누구나 편리한 한국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관광 산업이 국내 성장의 신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광 산업의 범위와 관광GDP 산정 기준을 재정립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식음료업, 여객 사업 및 관광 관련 솔루션ㆍ기술 산업도 관광업을 이루는 요소로 인정하고 B2B 관광 솔루션을 통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지속 가능한 산업 육성 및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목표 관리를 위해 관광 산업에도 마케팅에서 활용하는 ‘AARRR(유입-방문-수익-유지-추천)’ 측정 프레임워크를 접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장수청 교수의 '관광 관광대국이란 무엇인가?' 질문에 최규완 교수가 "자국민이 관광 산업을 나라를 발전시킨 선도산업으로 인정하면 비로소 관광 대국이 된 것"이라는 답을 내놓으며 패널 토크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