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대만적체전로제조)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이로써 2위인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됐다.
11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9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한 1021억7000만대만달러(약 3조9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매출은 2930억5000만 대만달러(약 11조5000억원)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21.6% 올랐고, 작년동기 대비 12.6% 상승했다.
독일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 뮌헨’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정은승 사장이 10일(현지시각)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달 초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TSMC의 3분기 매출을 92억5200만달러(약 11조원)로 예측한 바 있다. 당시 전망치로는 TSMC가 전체의 50.5%의 점유율을 차지해 1위를 이어나갈 것이고, 2위에 오른 삼성전자가 33억5200만달러(약 4조원)로 18.5%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전망치를 상회하는 이번 실적 발표로 TSMC가 예상보다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TSMC의 3분기 실적은 분기별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2897억7000만대말달러)에 이은 또 한 번의 신기록 경신이다.
현지 언론은 3분기 깜짝 실적과 관련 “하이엔드 스마트폰용 제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아이폰11을 출시한 데 따른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스마트폰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반도체 공급을 맡기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TSMC에 물량을 몰아주고 있다고 업계에서는 추측하고 있다.
TSMC는 최근 차세대 반도체 생산의 핵심인 첨단 극자외선(EUV) 공정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재 남부 타이난 산업단지에 새로운 EUV(극자외선)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북부 신추 산업단지에 3나노 공정을 적용한 생산라인을 건설하기 위한 정부 인가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5G(5세대) 이동통신용 반도체 생산을 위해 7나노와 5나노 생산능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실적 발표로 TSMC와 삼성전자의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지만 삼성전자도 뒤처지는 것만은 아니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30일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파운드리 가동률이 100%에 육박하고 있다”며 “또한 5G 전환의 영향이 파운드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4월 메모리 반도체에 더해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 2030년까지 세계 1위로 올라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 LSI 사업과 파운드리 분야 연구 개발,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의 전문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