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부금융협회(회장 정성웅)가 '불법대부업'이 아닌 '불법사금융'이라는 법정 용어 정착에 나섰다. 이번 이슈의 핵심은 단순한 표현 논쟁이 아니다. 합법적으로 등록한 대부업체와 미등록 불법업자인 '불법사금융'을 정확히 구분해야 금융소비자가 제도권 안에서 거래 상대를 가려낼 수 있고, 불법사금융 피해도 줄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협회는 반복적인 용어 오사용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국대부금융협회 CI. [자료=한국대부금융협회]
◆ '불법대부업→불법사금융'…'용어 바로잡기'로 '소비자 선택 기준' 세운다
이 문제 제기는 최근 법 개정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대부업법 개정으로 등록하지 않고 사실상 대부업을 하는 자의 명칭은 '미등록대부업자'에서 '불법사금융업자'로 바뀌었다.
개정 이유도 불법성을 더 명확히 하고, 합법업체와의 혼동을 줄이기 위해서다. 협회가 이번 보도자료에서 "잘못된 용어가 금융소비자의 역선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짚은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 협회는 일부 기관 배포 자료로 언론에 약 730건의 잘못된 명칭이 보도됐다고 보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밝힌 명칭 오사용 사례. [자료=더밸류뉴스]
◆ '등록·교육·보상' 체계 작동…'합법 대부업'은 '제도권 금융'으로 관리된다
대부업 전체를 불법과 동일시하기 어려운 이유는 제도권 관리 장치가 이미 법과 협회 시스템 안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현행 법은 대부업 및 대부중개업의 업무질서 유지와 이용자 보호를 위해 협회 설립 근거를 두고 있다.
협회 홈페이지를 보면 등록업체는 등록교육 이수, 회원 가입, 손해배상책임 보장제도 가입 등 절차를 거쳐야 하고, 위법행위로 채무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예탁·공제 제도를 통한 구제 장치도 마련돼 있다. 법정 최고금리도 연 20%로 운영되고 있다.
협회가 강조하는 '정확한 명칭 사용'은 업권 이미지 방어를 넘어 제도권 금융의 최소 기준을 드러내는 작업으로 읽힌다.
◆ '불법사금융 단속+정책금융 연계'...'취약차주 보호'는 '이중 안전망'으로 풀어야
취약차주 보호도 불법과 합법을 분리해서 봐야 해법이 선명해진다.
정성웅 한국대부금융협회장이 지난 1월 22일 서울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린 '2026 대부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대부금융협회]
서민금융진흥원은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를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나 1332로 안내하고 있고, 등록 대부업조차 이용이 어려운 고객에게는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정성웅 회장이 "제도권 민간금융과 공공복지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서민 보호가 가능하다"고 언급한 대목은 이런 정책 흐름과 맞물린다. 불법사금융 단속을 강화하는 동시에, 등록업체·정책금융·복지 연계를 촘촘히 하는 것이 현실적인 소비자 보호 방안이라는 의미다.
이어 "잘못된 용어는 금융소비자의 선택을 왜곡시킬 수 있는 만큼 불법사금융 피해 근절을 위해 올바른 용어 정착이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하며, "대부업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금융회사인 점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명칭 변경도 서둘러야 한다"라고 밝혔다.
결국 대부금융업을 불법사금융과 분리해 보자는 요구이자, 금융소비자가 제도권 안에서 안전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기준을 다시 세우자는 제안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