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 이승윤 기자
지난 2월 BAT로스만스 새 수장에 취임한 송영재(40) 대표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BAT로스만스가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한 시점에 취임한 데다 그간의 풍부한 현장 경험이 시너지를 발휘할 경우 실적 점프를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역대 BAT 한국법인 CEO 가운데 최연소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송영재 BAT로스만스 대표이사는...
△1984년생(40) △영국 런던정경대(LSE) 졸업(회계금융) △영국 BAT그룹 매니지먼트 트레이니(2008) △BAT 베네룩스3국 마케팅 재무담당·서유럽 재무관리자 △BAT코리아 커머셜 재무관리 임원(2014) △BAT베트남 재무총괄 △BAT로스만스 대표이사(2024. 2~현재)
◆올해 2월 취임, 1984년생(40) 역대 최연소 CEO
송영재 대표는 올해 2월 BAT로스만스 CEO 취임하며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을 통해 미래 시장을 주도하고 한국 시장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나이 만 40세로 역대 BAT 한국법인 CEO 가운데 최연소 기록을 갖게 됐다.
송영재 대표는 영국 런던정경대(LSE)에서 회계금융학을 전공하고 2008년 런던의 BAT그룹 본사에서 매니지먼트 트레이니(Management Trainee)로 경력을 시작했다. 매니지먼트 트레이니는 우수 인재를 2년 간 집중적인 교육 등을 통해 관리자급으로 키워내는 BAT그룹의 인재 양성 시스템이다. 이후 BAT베트남 재무 총괄로 근무하다 이번에 BAT로스만스 수장이 됐다.
송 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전략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어느 정도 윤곽은 잡힌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송 대표가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BAT로스만스가 성과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BAT로스만스는 최근 액상형 전자담배 '뷰즈(VUSE)'를 업그레이드한 '뷰즈 고 2세대'(VUSE GO. 이하 '뷰즈 고') 신제품 6종을 내놓았다. △퍼플 프레시 △썸머 프레시 △선셋 프레시 △콜드 프레시 △펄 프레시 △그린 스파크이며 이전 제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온·오프 스위치'를 새롭게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제품 하단에 위치한 온·오프 스위치를 잠금으로 설정하면 액상 누수나 원치 않는 상황에서의 기기 작동 등 안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1세대 제품에 적용된 세라믹 히팅 기술을 업그레이드했고 입술과 기기가 닿는 유선형 액상 흡입구의 밀착도도 높였다.
이로써 뷰즈 고 2세대는 총 8종의 라인업을 보유하게 됐다. 뷰즈는 지난 10일 △레인보우 믹스 △바이올렛 스파크 2종을 출시하면서 뷰즈 고 2세대 시작을 알렸다.
BAT로스만스가 뷰즈 고를 내놓은 것은 지난해 7월 국내에 첫 선보인 뷰즈 1세대가 양호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뷰즈 고는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어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지난 2019년 미국에서 발생한 불법 THC 액상 카트리지 폐질환 사건으로 인해 정부가 사용 금지 권고 및 판매 금지 처분을 내리면서 퇴출되는 듯했지만 최근 조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일반 연초 담배보다 유해성이 적다는 것이 검증되면서 판매에 탄력을 받고 있다.
판매 접근성이 우수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전자담배 전문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가 가능한 것이다. 지난해 7월 국내 출시한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판매하던 뷰즈 1세대 4종을 지난 1월 전국으로 확대한 데 이어 전국 판매로 전환했다.
BAT로스만스는 합성니코틴 원료 제품 출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경우 합성니코틴을 원료로 한 담배는 세법상 담배로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담배소비세 등의 세금 부담이 없어 비교적 저렴한 판매가로 시장에서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적고 판매 접근성 양호
업계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전략이 BAT로스만스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지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다.
BAT로스만스는 2001년 9월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해 '던힐'(Dunhill) 담배로 한때 국내 담배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영국 국기와 영국 신사 로고가 새겨진 던힐 담배는 한때 지성과 교양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렇지만 담배 트렌드가 일반 담배(연초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이동하는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실적이 부진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BAT로스만스는 필립 모리스의 아이코스, KT&G의 '릴'(lil)에 대응해 글로를 내세웠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BAT코리아(유통)는 2021년 7월 BAT로스만스(라이선스·생산)에 흡수됐다.
지난해 2분기 편의점 POS 데이터 기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KT&G 46.4%, 한국필립모리스 45%, BAT로스만스 13%로 집계되고 있다.
BAT로스만스는 지난해 매출액 5397억원, 영업이익 445억원, 당기순이익 2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7.39% 감소해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6.08%, 27.93% 증가했다.
그렇지만 송영재 대표의 경영 혁신이 성과를 낸다면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영재 대표, “더 좋은 액상형 전자담배 검토”
송영재 대표는 어느 매체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뷰즈고 800을 출시한 이후 올해 전국 론칭을 했는데, 우선 이 제품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액상 전자담배 분야에서 어떻게 소비자들에게 더 좋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지를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영재 대표는 지난 2월 GPTW 주관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기업' 시상식에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개인 부문)에 선정됐다. GPTW는 기업문화 조사기관으로 'Great Place To Work' 약자이다. BAT로스만스는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를 17위로 높이고, ‘글로벌 ESG 인권 경영’ 인증도 새롭게 획득했다.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권 경영 인증은 글로벌 표준 모델인 '신뢰경영지수(Trust Index, TI)’를 사용해 기업과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인간 존엄성 및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인권 중심 경영방식을 취하는 기업에게 부여된다.
송영재 대표는 '신사의 나라' 영국에서 유학하고 직장 생활을 경험해 예의 바르면서도 유머 감각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BAT로스만스는 합성니코틴 담배를 천연니코틴 시장과 동일한 취급을 받도록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그간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한 규제를 지속 주장해 온 만큼 정당하게 시장에 진입해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BAT 로스만스 관계자는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를 검토 중이지만 여전히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해 일반 담배와 동일한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에 깊이 공감한다”며 “합당한 규제의 도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