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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그룹, '공정위 대기업집단' 올해가 마지막... 워크아웃 체결로 계열사 매각 속도

- 블루원 등 계열사 매각으로 내년 공정위 공시대상집단에서 제외 전망

- 경영 정상화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7년 이전 워크아웃 졸업

  • 기사등록 2024-06-13 12:3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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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명학 기자]

태영그룹(회장 윤석민)이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집단(일명 대기업집단)에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이 채권단과 워크아웃 협약을 체결하면서 태영그룹 계열사들이 속속 매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본격 돌입…"하반기 주식거래 재개할 것"


태영건설(대표이사 최금락 최진국)은 11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주에 대한 100 대 1 감자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주총은 채권단협의회와 체결한 기업개선계획(일명 워크아웃)을 위한 이행약정(MOU) 후속조치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태영건설은 주채권 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워크아웃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 신청 이후 5개월 만이다. 


태영건설은 태영그룹 핵심 계열사이며 그룹 전체 매출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태영그룹은 올해 초 공정위 발표 대기업집단 42위를 기록했다. 매출액 6조6000억원, 순손실 2조2520억원을 기록했다.   


태영그룹, \ 공정위 대기업집단\  올해가 마지막... 워크아웃 체결로 계열사 매각 속도태영그룹의 지배구조와 현황. 2024. 6.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앞서 지난 4월 채권단은 제3차 채권자협의회에서 △태영건설의 지주사 TY홀딩스(대표이사 유종연) 등 대주주 지분 100대 1 감자 △TY홀딩스 워크아웃 이전 대여금 전액 출자전환 △TY홀딩스 워크아웃 이후 대여금 전액 영구채 전환 △무담보 금융채권자 50% 출자전환 등을 제시했다. 자본확충을 위한 출자전환과 잔여 채무상환 유예 및 이자조정을 통한 재무구조개선안을 결의한 것이다.


태영건설의 이행약정 기간은 오는 2027년 5월 30일까지이며 필요할 경우 기한을 단축 또는 연장할 수 있다. 태영건설은 이 기간 동안 기업개선계획 및 자구계획, 경영목표 등을 이행하고 채권단으로부터 정기적인 이행점검과 경영평가를 받는다. 우선 이달 내로 주식 감자와 주채권의 출자전환 및 영구채 전환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재무구조를 재조정한다. 하반기에는 지난해 결산 감사의견거절에 대한 재감사와 거래소 심사를 통해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고, 주식거래정지를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태영건설의 주식 거래는 지난 3월부터 중단된 상태다.


◆SBS 인수로 사세 키워 대기업집단(2004)→상호출자제한집단(2022) 이름 올려


매각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태영그룹은 내년 4월께 공정위가 발표 예정인 공시대상기업집단 리스트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매각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선정 기준이 되는 공정자산(비금융계열사 자산총계 + 금융사 자본총계)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이 매각했거나 매각 예정인 계열사는 태영인더스트리, 에코비트, 블루원, 평택싸이로 등이다. 태영인더스트리는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에 2400억원에 매각했다. 태영인더스트리는 물류 기업이며 지분은 TY홀딩스(40%), 윤석민 회장(32.34%), 윤재연 블루원 대표(27.66)가 보유하고 있다. 평택싸이로 지분 37.5%도 600억원에 KKR에 매각했다. 평택싸이로는 양곡 화물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블루원의 경북 경주 사업장도 1320억원에 고려시멘트에 매각했다. SBS는 그대로 보유하지만 이마저도 경영 정상화를 이루지 못하면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SBS 주식이 담보로 제공됐기 때문이다. 


태영그룹은 2004년 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57위). 앞서 1990년대 SBS 설립으로 사세를 키운 덕분이다. 2022년에는 공정자산 10조원을 넘기면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룹 창립 49주년이 되는 해였다. 


태영그룹은 1973년 윤세영 창업 회장이 서울 마포의 대성극장 내 작은 사무실에서 자본금 300만원의 태영개발(태영건설의 전신)로 시작했다. 모태가 되는 건설 부문 성장을 바탕으로 환경산업 분야에서는 국내 1위로 도약했고 미디어 분야에서는 명품 K-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은 윤세영 창업회장 외아들이다.


태영그룹, \ 공정위 대기업집단\  올해가 마지막... 워크아웃 체결로 계열사 매각 속도태영그룹 오너 가계도와 지분 현황. [자료=버핏연구소]

◆2027년 이전 워크아웃 졸업 목표... 부실PF 사업장 정리 총력


태영그룹의 미래는 태영건설이 경영정상화에 얼마나 성과를 낼 것인가에 달려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3조3711억원, 영업손실 451억원, 당기순손실 1조5794억원을 기록했다.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빠르면 3년 내로 워크아웃 졸업이 가능하다. 


핵심은 부실 PF 사업장이 얼마나 정리되느냐다. 


태영건설은 본PF 사업장 40곳 가운데 8곳은 시공사를 변경하거나 경·공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공매로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는 경우 토지는 제값을 받을 확률이 낮다. 통상 기존 가격의 50~70% 수준으로 매각된다. 경매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매각가 비율)이 낮은 상황으로 경매 지연 가능성도 있다. 또 PF에서는 토지 매입가(땅을 얼마나 싸게 샀느냐)와 더불어 사업장의 사업성이 가장 중요한데, 태영건설은 사업성이 비교적 약하다고 판단되는 곳부터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태영그룹, \ 공정위 대기업집단\  올해가 마지막... 워크아웃 체결로 계열사 매각 속도세운상가 재개발 사업 일대. [사진=서울시]

실제로 지난달 들어서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세운5구역(세운상가) 재개발 사업에서 손을 떼며 사업장 정리에 나섰다. 해당 사업의 시행자는 세운5구역PFV이고, 지난해 말 기준 △이지스제454호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31.05%) △이지스자산운용(16.46%) △태영건설(16.20%) △이지스네오밸류블라인드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13.95%) △이지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462호(12.34%) △교보자산신탁(10.00%) 등이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지분 가운데 기존 시공사 태영건설의 몫을 매각하고 대체 시공사를 구해 사업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태영건설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달 7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기능 중심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리스크관리(RM)팀 등을 신설한 것을 골자로 했다.


기존 5본부·1실·33팀 체제에서 5본부·2실·24팀 구조로 조직을 개편하고 보직임명 인사를 진행했다. 법무팀을 법무실로 승격했으며, 감사팀과 리스크관리(RM)팀을 별도로 신설했다. 기존의 직군 중심 역할 분담 체제에서 기능 중심 체제로 변화했다. 구체적으로 △수주 담당: 기술영업본부 △실행 담당: 현장관리본부 △개발 담당: 투자사업본부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 사업성 교차 검증을 위해 운영본부가 '실행 견적'을 담당하게 됐고, 신설된 리스크관리(RM)팀은 적정 수준의 PF 사업과 사업단위 리스크 관리를 맡을 예정이다. 태영건설은 역할 중심의 조직 개편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사업을 수주부터 실행까지 일괄적으로 진행함으로써 리스크 관리와 조직관리가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myung09225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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