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글로벌 제약기업 존슨앤존슨(J&J)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란 예측이 피어오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존슨앤존슨이 백신 임상 3상 시험 일부를 국내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예측에 더욱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존슨앤존슨이 원인 미상의 부작용으로 한 차례 임상을 중단한 적 있는 바,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의 신중한 승인 검토를 기대하고 있다.
◆J&J, 10월 14일 정부와 백신 계약 협상했다
지난 16일 존슨앤존슨은 제약부문 자회사 얀센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전세계 3만명을 대상으로 백신 2회 접종 임상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정부는 10월 14일 존슨앤존슨과 백신 개발 정보를 공유하고 구매 협상을 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존슨앤존슨 측이 6주 내 최종 계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11월 25일 이전에 이미 계약을 완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국경제는 언급했다.
이를 증명하듯 11월 23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어떤 제약사와는 계약서를 검토하는 단계에 와있고, 어떤 제약사와는 구매 조건을 계속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며 “백신 3000만명분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고 추가 물량 확보도 협의 중으로, 다음 달 초 종류와 물량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협상 만기일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 임상 계획 발표
이에 일각에선 존슨앤존슨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날 오전 존슨앤존슨이 글로벌 임상 3상 일부를 국내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시기적으로 그 흐름이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자회사 얀센은 서울 소재 대형 종합병원 3곳과 전국 각지의 대학병원 등 총 10여개 병원을 대상으로 임상 3상에 대한 로드맵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얀센은 이미 한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대거 발생 지역과 수도권 소재 병원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마치고, 이를 토대로 임상 3상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국내 3상에 대해 “임상 참여 국가는 백신 물량 배분에 우위를 점할 수 있어 한국 정부의 백신 수급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현재 식품안전의약처에 승인된 국내 코로나19 백신 임상은 △국제백신연구소 'INO-4800' (1·2a상, 6월 2일) △제넥신 'GX-19'(1·2a상, 6월 11일) △에스케이바이오사이언스 'NBP2001'(1상, 11월 23일) 등 3건으로, 얀센의 국내 임상 3상이 승인될 시 코로나19 백신 '최초의 국내 3상' 사례가 된다.
◆다만 J&J 부작용 전례 꼼꼼히 검토해야
다만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존슨앤존슨의 글로벌 임상 3상 환자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부작용을 겪으면서 지난 10월 14일 임상이 잠정 중단된 바 있다. 정밀한 검증을 통해 안전성을 재확인하겠다고 존슨앤존슨 연구진이 밝힌 후 10월 말 임상이 재개됐으나, 정확한 원인은 현재 보도되지 않았다.
11월 30일 식약처가 '의약품 임상시험심사위원회 긴급심사 지침'을 제정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안전성 여부에 우려가 표해지는 상황이다. 지침이 제정되면서 기존에 30일 가량 소요됐던 식약처 승인 기간이 5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존슨앤존슨의 3상 진행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한 임상시험 진행도 중요하지만, 식약처는 부작용 관련 전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며 “이후 언론에도 알림으로써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줄 의무가 있다”고 얘기했다.
존슨앤존슨의 백신 공급 계약 체결 현황은 △EU(2억회분) △미국(1억회분) △캐나다(3800만회분) △영국(3000만회분)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