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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역대급 흑자에 터진 성과급 진통…SK하이닉스 노사가 직면한 '약속'과 '투자'의 딜레마

  • 기사등록 2026-08-06 07:10:03 | 업데이트 2026-08-06 11: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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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손민정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을 타고 사상 최대 실적을 써 내려가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보상 체계를 둘러싼 갈등으로 '호황의 역설'을 마주했다. 사측이 수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과이익분배금(PS)의 절반 이상을 자사주로 지급하고, 향후 적자 발생 시 임금을 조정하는 개편안을 꺼내들면서 노사 간 정면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지급을 합의했다며 소액주주단체가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배임 혐의로 고소하고, 해당 건이 지난 5일 경기남부경찰청 수사 부서에 배정되는 등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은 노사를 넘어 주주와의 법적 분쟁으로까지 얽히고 있다.


이번 사태가 유독 뼈아픈 이유는 불과 1년 전 노사가 맺었던 '약속의 무게' 때문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상한선을 폐지하며, 이를 10년간 유지하겠다'고 합의했다. 이는 불투명한 성과급 산식으로 내부 불만이 컸던 경쟁사 엔지니어들의 이직 심리를 강하게 자극하며, 우수 인재를 유인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사상 최대 흑자를 앞두고 1년 만에 개편안을 낸 사측의 행보는 직원들에게 '약속 파기'이자 '경영 리스크 전가'로 비치며 핵심 인재 이탈 우려마저 낳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을 집행해야 하는 경영진의 시선으로 들여다보면, 사측이 왜 신뢰 훼손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제도 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는 '우수한 인재'만큼이나 '압도적인 설비투자(CAPEX)'가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절대적인 조건이다. 여기에 2023년 대규모 적자를 경험했던 혹독한 기억도 작용했다. 피할 수 없는 다운턴(하강국면)이나 미래 투자 전쟁에서 잉여현금흐름(FCF) 방어에 실패하면 단숨에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이다.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업들 역시 비슷한 고민 속에서 보상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빅테크들은 단기적인 현금 일시금보다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 자사주 중심의 보상을 통해 대규모 현금 유출을 방어하는 동시에, 임직원을 회사의 장기적 성장에 동참시키고 있다.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 역시 이사회 결의를 거쳐 차세대 공정 투자금을 우선적으로 확보한 뒤 성과급 규모를 결정한다.


지금 SK하이닉스 노사는 극심한 변동성을 지닌 사이클 산업에서 기업과 직원이 함께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룰'을 정립하는 과정을 마주하고 있다. 상반기 100조원대 실적이라는 성과와 글로벌 경쟁사의 추격을 눈앞에 두고 소모적인 분쟁을 길게 끌어갈 시간은 없다. 현금 확보라는 재무적 효율성만 추구하다 구성원과의 신뢰를 잃으면 '사람'을 놓치고, 당장의 현금 보상에만 매몰되면 '미래 생존을 위한 설비 투자'를 놓치게 된다.


사측은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자사주 지급이 만들어낼 장기적 이익 공유의 비전을 설득해야 한다. 노조 역시 반도체 산업의 냉혹한 투자 전쟁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산정 방식은 이미 국내 산업 전반의 보상 체계에 큰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이번 교섭에서 노사가 도출해 낼 합의안 역시 대한민국 산업계 전반의 보상 패러다임에 기준점이 될 것이다. 이번 노사 교섭과 최종 합의안 도출 과정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기자의 눈] 역대급 흑자에 터진 성과급 진통…SK하이닉스 노사가 직면한 \ 약속\ 과 \ 투자\ 의 딜레마손민정 더밸류뉴스 산업부 기자. [사진=더밸류뉴스]


sounds0601@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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