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아워홈 대표이사의 취임 2년 차 성적표는 성장보다 안전에서 멈춰 섰다. 한화그룹이 아워홈을 인수한 다음 날인 2025년 5월16일 대표에 오른 그는 신세계푸드 급식사업을 품고 2030년 매출 5조원·영업이익 3000억원을 내걸었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6694억원, 영업이익은 182억원으로 각각 17.6%, 86.9% 늘었다.
그러나 7월15일 용인2공장 협력업체 노동자가 사고 37일 만에 숨졌고, 8일 뒤 음성2공장에서도 냉동설비를 보수하던 외부업체 노동자가 사망했다. 두 번째 사고의 정확한 사인은 조사 중이다. 매출과 수주는 회복됐지만 사람을 지키는 운영체계는 아직 결과로 입증되지 않았다. '국내 1위 종합식품기업'보다 먼저 달성해야 할 목표가 생겼다.
김태원 아워홈 대표. [일러스트=더밸류뉴스 | AI 생성]
◇ 김태원 대표는…
△1977년생(49) △서울대 법학과 졸업 △롯데그룹 △한화그룹(2016) △한화갤러리아 전략실장 △한화그룹 건설·서비스 부문 전략 담당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명품관 사업장장(2021~2022) △한화갤러리아 상품본부장 이사(2023~2025. 3) △한화갤러리아 미래사업TFT장(2024~2025. 5) △아워홈 대표이사(2025. 5~현재)
◆ 매출 9.2% 늘고 영업익 9.3%↓…1Q 반등은 인수효과 분리해야
아워홈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아워홈의 2025년 연결 매출은 2조4497억원으로 전년보다 9.2%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단체급식과 식재유통, 외식, 제조식품 전 부문이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887억원에서 804억원으로 9.3%, 당기순이익은 554억원에서 497억원으로 10.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023년 4.8%에서 2024년 4.0%, 2025년 3.3%로 2년 연속 낮아졌다. 식자재 원가와 인건비, 신규 점포 초기 비용과 판촉 부담이 외형 성장의 상당 부분을 상쇄했다.
연간 실적 전부를 김 대표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다. 그는 2025년 5월 중순 취임했고 기존 계약과 상반기 비용의 상당 부분은 전임 체제에서 결정됐다. 다만 취임 뒤 처음 온전히 반영된 2026년 1분기는 매출 6694억원, 영업이익 1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7.6%, 86.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2.7%로 1.0%포인트 개선됐고 순이익은 53억원에서 120억원으로 늘었다. 첫 분기 숫자는 분명한 반등이다.
다만 이 반등에는 2025년 12월 넘겨받은 신세계푸드 급식사업이 고메드갤러리아를 통해 연결 편입된 효과가 들어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외형 확대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와 제조식품 판촉비 효율화도 함께 작용했다고 봤다. 김 대표가 기존 사업의 개선을 증명하려면 인수 사업을 제외한 동일점 매출, 기존 급식사업 영업이익률, 신규 사업장 초기 손실을 따로 공개해야 한다. 숫자가 커진 이유와 경영이 좋아진 이유를 구분할 때 1분기 반등이 온전한 성과가 된다.
◆ 신세계푸드 급식 품고 '5조 승부수'…매년 매출 15%·이익 30% 키워야
김 대표는 취임 나흘 만에 열린 '비전 2030' 행사에서 매출 5조원과 영업이익 3000억원을 제시했다. 2025년을 출발점으로 계산하면 5년간 매출은 매년 15.3%, 영업이익은 30.1%씩 늘려야 한다. 목표 영업이익률은 6.0%로 2025년 3.3%의 거의 두 배다. 가격 경쟁이 치열하고 원재료·인건비를 식대에 즉시 반영하기 어려운 급식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인수만으로 달성하기 힘든 목표다. 원가·점포·상품 구조를 동시에 바꿔야 한다.
첫 승부수는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인수였다. 아워홈의 100%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는 약 1200억원을 들여 2024년 매출 2754억원 규모 사업을 넘겨받았다. 회사는 프리미엄 오피스·주거·컨벤션 채널이 더해져 식음료사업 외형이 약 30%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 2025년 신규 단체급식 입찰 물량의 약 30%를 수주했고, 계약 만료 고객사의 85%와 재계약했다는 회사 발표도 긍정적이다. 범LG 고객 이탈 우려를 막고 인수 직후 시장 지위를 넓힌 점은 김 대표의 성과다.
비용도 함께 늘었다. 연결 순차입금은 2024년 1372억원에서 2025년 3259억원으로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88.6%에서 108.4%로 높아졌다. 2026년 3월 말 순차입금은 3171억원, 부채비율은 106.8%로 소폭 개선됐지만 1년 안에 만기가 오는 차입금과 리스부채 2292억원은 현금성자산 1081억원을 웃돌았다. 신용평가는 보유 부동산과 현금창출력으로 대응 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인수금융 상환에 아워홈의 유동성이나 배당이 쓰일 가능성을 점검 대상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고메드갤러리아의 인수 전후 손익과 현금 회수기간, 모회사 배당 원칙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 서울대 법대 나온 전략통…김동선 미래전략과 권한·책임 나눔이 관건
김태원 아워홈 대표가 지난해 5월 20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아워홈 비전 2030’ 행사에서 경영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아워홈]
김 대표는 1977년 12월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롯데그룹을 거쳐 2016년 한화그룹에 합류한 뒤 한화갤러리아 전략실장, 그룹 건설·서비스 부문 전략 담당, 갤러리아명품관 사업장장과 상품본부장을 지냈다. 희소 해외 브랜드 유치와 VIP 서비스 강화에 관여했고, 2024년부터 미래사업TFT를 이끌었다. 아워홈 인수 때는 현장실사와 협상에 참여해 거래를 마무리한 전략·M&A형 CEO다.
장점은 인수 전부터 회사를 들여다봤고 백화점의 상품·고객 현장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인수와 프리미엄 뷔페 '테이크', AI·로봇 협업은 그의 전략과 그룹 자원을 연결한 결과다. 반면 식품 제조공장의 설비안전과 협력업체 관리 경험은 공개 이력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전략가의 속도가 현장의 위험을 앞지르지 않도록 생산·안전 책임자에게 예산과 작업중지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리더십의 시험대다.
지배구조도 책임선을 흐릴 수 있다. 8월3일 출범한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에서 김동선 사장은 미래전략총괄을 맡아 아워홈을 포함한 라이프 부문의 중장기 청사진과 신사업을 관장한다. 김 대표는 아워홈의 등기 대표이사로 일상 경영과 집행을 책임진다. M&A·설비투자·배당·안전투자의 최종 의사결정이 누구에게 있는지, 성과와 사고의 책임을 어떻게 나누는지 이사회 규정과 KPI로 명확히 해야 한다. 김태원호를 평가할 2026년 지표는 매출 3조원 돌파가 아니다. 고메드갤러리아를 뺀 기존 사업의 이익률, 순차입금, 안전조치 완료율, 중대재해 재발 여부다. 네 지표가 함께 개선될 때 '5조 비전'은 구호에서 경영 성과로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