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성장 전략이 단순한 시장 진입을 넘어 핵심 경쟁력을 직접 확보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수입에 의존하던 원전 안전부품을 국산화하고, 수요가 집중된 지역에 생산거점을 마련함과 동시에 인수한 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신사업 역량을 내재화하는 움직임이다. 우진엔텍과 SG, S&K폴리텍은 각각 기술과 공급망,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우진엔텍, 원전 MI 케이블 국산화…외산 의존 구조 해소
우진엔텍은 원자력발전소 최고 안전등급인 Q-Class 핵심부품 ‘방사선감시계통 MI 케이블 어셈블리’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미지=우진엔텍]
해당 제품은 원자로 내부의 방사선 검출기와 제어장치를 연결해 동작 전원을 공급하고 측정된 미세 방사선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송하는 부품이다. 고온과 고압, 고방사선, 고습도 환경에서도 장기간 성능과 신뢰성을 유지해야 한다.
우진엔텍은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 제1발전소와 3년간 협력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지진과 화재, 냉각재 상실사고 등 다양한 조건의 시험을 완료하고 현장 적용시험도 통과했다.
국내 원전용 MI 케이블 어셈블리는 그동안 해외기업 제품에 전량 의존해 왔다. 이번 국산화로 조달기간 단축과 원가 절감, 유지보수 효율 개선은 물론 원전 핵심부품 공급망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은 한수원 개발선정품으로 지정돼 향후 3년간 수의계약 방식으로 국내 원전에 공급된다. 우진엔텍은 국내 적용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원전 계측제어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SG, 수도권 생산기반 확대…도로 유지보수 수요 선점
아스콘 전문기업 SG는 수도권 공급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기 북부 지역 생산 인프라 확보를 검토한다.
연도별 국내 도로일반/도로보수 현황. [이미지=SG]
SG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하는 시설자금을 생산기반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다. 수도권 북부 공급망을 강화해 공공 인프라 사업 대응 속도를 높이고 물류비와 생산 효율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수도권은 교통량이 집중돼 포트홀과 균열 등 도로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이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77호선 자유로 서울시계에서 장항나들목 구간의 하루 평균 교통량은 20만5815대에 달했다.
정부의 도로 유지관리 투자 확대도 시장 성장 요인이다. 2026년 국도 유지관리 예산은 2조1000억원, 위험도로와 병목지점 개선 예산은 3443억원으로 편성됐다.
SG는 최근 서울시 버스전용차로와 간선도로에 제강슬래그를 활용한 친환경 고내구성 제품 ‘에코스틸아스콘’을 공급하며 실적을 축적하고 있다. 일반 아스팔트보다 유지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 경쟁력과 수도권 생산거점을 결합해 공공 인프라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S&K폴리텍, 선진엔지니어링 합병…전장부품 성장축 강화
S&K폴리텍은 전기차 전장부품 전문기업 선진엔지니어링과 합병하고 전장부품 사업 확대에 나선다.
[이미지=S&K폴리텍]회사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선진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결정했다. 지난 1일 인수를 완료한 데 이어 양사의 조직과 자원을 통합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경영 효율성과 사업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선진엔지니어링은 전기차용 버스바와 터미널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정밀 프레스 가공 기술과 품질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 기반을 확보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5.9% 증가한 225억원을 기록했다.
S&K폴리텍은 20년 이상 축적한 소재 기술과 연구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국내 최초 고밀도 폴리우레탄 폼을 개발한 기업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기존 소재 기술과 선진엔지니어링의 전장부품 제조 역량을 결합하고 전장부품 사업을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최근 유휴 공장 매각으로 확보한 480억원도 성장사업 투자에 활용한다. 회사는 재무 여력을 기반으로 추가 투자와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추진해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함께 높인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