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안 되는 건 아닙니다. 그동안 코스닥 기업을 제대로 고르지 못했을 뿐입니다.”
DS자산운용이 회사 설립 18년 만에 ETF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다. 첫 상품으로 코스닥 액티브 ETF를 선택하고, 지수 전체를 따라가기보다 기업 분석을 통해 주도주를 골라내는 방식으로 기존 상품과 차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DS자산운용이 10일 한국거래소에서 DS 코스닥액티브 ETF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더밸류뉴스]
DS자산운용은 10일 한국거래소에서 ETF 시장 진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14일 ‘DS 코스닥액티브 ETF’를 상장한다고 밝혔다. 종목코드는 ‘0220B0’이며 예정 설정액은 210억원, 총보수는 연 1.00%다. 비교지수는 코스닥지수로, 코스닥 상장 종목에 주로 투자해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추구한다.
김성훈 DS자산운용 대표는 이날 ETF 사업을 대형 운용사와의 규모 경쟁이 아닌 운용 성과 경쟁으로 규정했다. 김 대표는 패시브 ETF를 ‘프랜차이즈’, DS자산운용이 추구하는 액티브 ETF를 ‘파인다이닝’에 비유하며 “ETF 자산을 단기간에 10조원, 20조원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며 “좋은 상품을 선택한 고객에게 높은 성과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소수 투자자만 접근할 수 있었던 DS의 운용 역량을 누구나 증권 계좌를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시장을 예측하기보다 기업의 성장을 분석하는 운용 철학을 ETF에 담겠다”라고 강조했다.
◆ “코스닥150만으로 시장 설명 어려워”…종목 선별에 집중
DS자산운용이 첫 ETF의 투자처로 코스닥을 선택한 이유는 종목별 성과 편차가 크고 정보 비대칭성이 높아 운용사의 리서치 역량을 발휘하기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간담회에서 상품 전략을 발표한 정성인 DS자산운용 이사는 “코스닥은 안 되는 시장이 아니라 골라야 하는 시장”이라며 “그 차이를 시장에서 증명해 보이겠다”라고 말했다.
김성훈 DS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진=더밸류뉴스]DS자산운용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는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약 93%를 차지하지만, 코스닥150지수의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비중은 60.3%에 그친다. 나머지 39.7%는 대표지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DS자산운용은 이 영역을 포함한 코스닥 전체에서 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코스닥 종목 간 차별성도 액티브 운용이 필요한 근거로 제시됐다. DS자산운용이 코스닥 종목의 최근 3년간 일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종목 간 상관계수는 0.13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장에 상장돼 있더라도 기업과 업종에 따라 주가 흐름이 크게 달랐다는 설명이다.
섹터별 성과 격차도 컸다. 지난 6월 말 기준 최근 6개월 수익률은 코스닥150지수가 7.47%였지만 코스닥150 정보기술(IT)지수는 74.29%, 헬스케어지수는 마이너스(-)17.80%를 기록했다. 정 이사는 “지수만으로 코스닥에 접근하기보다 산업과 종목을 정교하게 선별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시총 1조 미만 60% 이상…기업 펀더멘털 우선으로 봐야
‘DS 코스닥액티브 ETF’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기계적으로 담기보다 기업의 성장성과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DS자산운용이 제시한 예상 포트폴리오에서 시가총액 1조원 이상 종목의 비중은 39.56%다. 코스닥150지수의 86.07%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종목은 29.16%, 5000억원 미만 종목은 31.2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60% 이상을 시가총액 1조원 미만 기업에 배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다만 실제 편입 종목과 비중은 상장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운용 과정에는 DS자산운용의 비상장 투자 경험도 활용된다. 회사는 비상장 단계에서 기업을 발굴한 뒤 상장 이후에도 기업과 지속해서 소통하며 산업 내 주도주로 성장하는 과정을 추적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상균 DS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 [사진=더밸류뉴스]
한상균 DS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상장 기업은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아 기업을 직접 만나고 깊이 분석해야 한다”며 “비상장 투자에서 축적한 분석 방식과 상장 이후 산업·수급을 함께 살피는 역량을 ETF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DS자산운용은 산업계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 인력을 포함한 약 20명의 펀드매니저가 섹터별 리서치와 운용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전문 영역에서는 산업계와 박사급 인력이 종목 분석과 매매 의견을 제시한다.
◆ 상관계수·시장 충격은 시스템 관리…“손실 가능성 없는 상품 아냐”
코스닥 중소형주를 적극적으로 편입할 경우 유동성과 시장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회사 측은 자체 시스템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DS자산운용의 시스템 기반 운용과 시장 대응. [이미지=DS자산운용]
운용 시스템에는 종목별 유동성과 변동성뿐 아니라 포트폴리오와 비교지수 간 상관계수를 매일 추적하는 기능이 반영됐다. 펀드매니저가 종목 선호도와 투자 기간에 대한 의견을 입력하면 시스템이 유동성과 변동성을 고려해 최종 투자 비중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정성인 DS자산운용 이사. [사진=더밸류뉴스]
정성인 DS자산운용 이사는 “상관계수 미달 가능성을 큰 리스크로 보고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상관계수를 지속해서 추적해 제도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주 매매가 개별 종목의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ETF가 현물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졌다”며 “상품 규모가 커지면 종목 수를 늘리고,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대형주도 함께 편입하는 등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코스닥과 중소형주에 집중하는 만큼 상품 변동성이 시장 평균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 이사는 “손실을 내지 않겠다는 상품은 아니다”며 “상승 구간에서 적극적인 종목 선별을 통해 더 높은 수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시장에 처음 진입한 초보 투자자보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경험해 본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며 “코스닥 시장과 편입 종목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DS자산운용은 향후에도 상품 수를 빠르게 늘리기보다 목표전환형과 롱숏 등 운용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액티브 ETF를 선별적으로 출시할 방침이다. AI 일간 운용보고서와 월간 운용노트, 종목 코멘터리, 리밸런싱 리뷰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 변경의 근거도 투자자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액티브라는 이름을 붙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상품과 성과로 운용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며 “좋은 기업을 찾아 투자한다는 기본 원칙으로 ETF 시장에서 평가받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