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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스타벅스 논란이 남긴 과제... 근본적 시스템 개선해야

  • 기사등록 2026-06-11 08: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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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지난달 18일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이 도마에 올랐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에 역사적 비극을 가십거리처럼 활용한 광고를 선보인 것이다. 이는 대중들의 거센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번 사태로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 부서의 안일한 역사 인식과 부실한 검수 시스템이 드러났고 소비자들은 불매 운동까지 벌였다.


기업 측도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논란 직후 자필 사과문을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히고 당일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했다. 손 대표도 같은 날 따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일주일 뒤인 26일, 신세계그룹은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탱크데이' 마케팅 경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마케팅을 진행한 커머스팀 직원들의 휴대폰과 노트북을 조사한 결과 고의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다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번 마케팅에 참여한 직원 5명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했다.


단순 실수로 넘어가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관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번 대응 과정을 살펴보면 과연 이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탱크데이라는 아이디어가 어떻게 아무런 제재 없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는가’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타벅스 마케팅 결재 라인은 팀장, 담당, 본부장, 대표이사 순으로 이어지는데 이 중 그 누구도 해당 아이디어를 지적하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는 메일의 첨부파일을 열어보지도 않고 승인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은 아직 조사가 진행되기 전인 논란 첫날에 대표이사를 바로 해임했다. 사건의 인과관계를 규명한 뒤 책임의 경중에 따라 처벌하는 것이 상식적인 수순임에도 선후가 뒤바뀐 행보를 보였다.


25일 있었던 기자회견에도 모순점이 있다. 신세계그룹은 최초 사과문에서 ‘사태 발생 경위와 승인 절차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막상 기자회견에서는 ‘해당 직원들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해 고의성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해당 직원들에 대한 직무 배제 처분은 강행했다.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면 실무자들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렵고 반대로 중징계를 내렸다는 것은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뜻인데 이번 조치는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


이번 조치는 제대로 된 사건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보단 당장의 논란을 잠재우는데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다수의 담당자들을 해고한 결과 사건의 본질을 밝히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기회는 멀어졌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한 사건의 본질을 밝히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은 다양한 리스크 상황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는 대중들의 화를 잠재우기 위해 조급한 결정을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은 오롯이 아래 사람들의 몫이다. 이런 패턴의 반복은 기업 내부의 책임 회피 문화를 고착화하고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을 가로막아 향후 더 큰 경영 리스크를 초래하는 부메랑이 될 뿐이다.


[기자의 눈] 스타벅스 논란이 남긴 과제... 근본적 시스템 개선해야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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