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사실상 섬나라이고 수출 물량의 99.7%를 해운에 의존하고 있다. '해운업=국가 전략 산업'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친환경, 디지털, 해기사 육성의 3대 전략을 추진하겠다."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 10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2025 해양기자협회 기자단 간담회'.
박정석 해운협회장은 "해운업은 반도체 못지 않은 국가 기간 산업이지만 이같은 중요성이 아직 널리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정석 회장이 취임 후 올해 첫 진행한 기자간담회인데다 트럼프발(發) 무역전쟁 등의 이슈로 이날 행사에서는 기자들의 질의응답(Q&A)이 많았다. 이승우 KSS해운 회장,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 김경훈 해운협회 업무이사 등이 참석했다.
박정석 해운협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열린 해양기자협회 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해양기자협회]
박정석 회장은 최근 해운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해운업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선박법(Ships for america ACT)을 통해 전략안보선대를 250척까지 확대하고 자국 해기사를 5000명 확보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미국으로 입항하는 중국 선사와 중국 소유 선박에 순톤수 당 5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규제안도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가 조선해운업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조선해운업 재건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긴밀하게 대응해야 한다."
여기에 대응해 박 회장은 "군수물자, 정부지원물자의 우선수송권을 부여받는 200척 규모의 전략안보선대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해운항만유지법에 따라 88척을 필수선대로 지정하고 있는데, 선대 확대와 함께 정부 지원을 늘려 전략상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운협회는 정부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미국 정부의 USTR 조치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함께 논의 중이다. 양창호 상근 부회장은 “코로나19 이후 물류대란으로 물건을 생산해 놓고도 배가 없어 수출을 못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며 “해운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격상해 정부가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석(앞줄 왼쪽 네번쨰) 해운협회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진행된 '해양기자협회 기자단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이승우(앞줄 왼쪽 두번째) KSS해운 회장, 양창호(앞줄 왼쪽 세번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이 함께 했다. [사진=해양기자협회]
해운협회는 해기사 육성 방침도 밝혔다. 지난해 기준 외항상선 한국인 해기사는 7300명으로 전체 해기사수요 1만3000명 대비 부족한 상황이다. 박 회장은 해기사의 생애주기별 지원제도를 강화 등을 위한 노력을 통해 해기사 육성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관세 충돌 등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에 따라 (해운업계도) 출렁이고 있다"며 "예의주시하면서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해운협회는 올해 3대 중점 추진 과제로 △우수 해기사 확보 △친환경 △디지털화를 꼽았다. 특히 해기사 확보에 역량을 집중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해기사 1만1000여명 가운데 한국인은 7300명, 외국인은 4000명으로 외국인 비중이 높은 편이다. 2034년에는 운항 선박 증가에 따라 추가로 4000명의 해기사가 더 필요해 인력난이 우려된다. 박 회장은 “새 정부의 국정 과제에 해운 관련 공약이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해운업계가 당면한 도전 과제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밖에 해운협회는 톤세제를 통한 국적선대 확충과 위기대응펀드 등 유동성 지원, 친환경 전환 촉진 등 올해 주요 사업 계획도 밝혔다. 특히 협회는 친환경 선박건조에 대한 재정지원 등을 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