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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100주년 맞아 글로벌 시장에 'K-소주맛' 전도사 점프...영국, 베트남 공략

- 국내 유일 '주류 생산' 대기업집단(79위).. 소맥 통합으로 시너지

- 2Q 영업익 682억 473%↑...맥주 부문 부진에도 흑자 전환 성공

  • 기사등록 2024-09-13 14: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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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박수연, 이승윤 기자]

소주(燒酒). 


'기쁠 때도 한잔, 마음이 울적할 때도 한잔'하며 한국 서민의 애환을 함께 해온 맑고 깨끗한 증류주.


한국 소주시장 점유율 1위 '참이슬'을 생산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대표이사 김인규)가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하이트진로는 1924년 진천양조상회(진로)로 모습을 드러냈고 소맥통합을 이루며 주류 시장 1위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주류(alcoholic drink)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창립 100주년을 맞아 글로벌 시장에 'K-소주맛' 알리기에 나서며 향후 성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 시장과 베트남 생산기지 구축에 성과를 보이면서 글로벌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주류 기업 유일 대기업집단(79위)... 2Q 매출액 6652억, 전년비 3.6%↑


하이트진로는 올해초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일명  대기업집단) 79위를 기록했다. 전년비 3단계 하락했다. 그룹 매출액 2조780억원, 순이익 530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67%, 74.01% 감소했다. 계열사는 하이트진로(상장), 하이트진로산업, 서영이앤티(이상 비상장) 등 11개로 전년비 8개 감소했다.


하이트진로, 100주년 맞아 글로벌 시장에 \ K-소주맛\  전도사 점프...영국, 베트남 공략하이트진로그룹 현황과 지배구조. 단위 %. 2024. 6. [자료=공정거래위원회]

다소 부진했지만 올해 들어 하이트진로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분기 매출액 6652억원, 영업이익 6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각각 3.68%, 473.11% 증가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원가율이 하락했고 마케팅비 절감으로 판관비율이 축소되며 영업이익이 늘었다.


하이트진로, 100주년 맞아 글로벌 시장에 \ K-소주맛\  전도사 점프...영국, 베트남 공략하이트진로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주목할 만한 점은 소주와 맥주 부문의 상반된 실적이다. 소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반면, 맥주는 2.3% 하락했다. 이는 경기 불황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주를 선호하는 현상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소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60% 후반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판매량이 5% 증가했다. 신제품 '진로 골드'의 출시도 이러한 성과에 기여했다.


반면 맥주 부문은 하이볼 트렌드와 전년도 재고 밀어내기의 영향으로 기저 부담이 높아졌고, '필라이트'의 품질 이슈로 인한 생산 관리 및 재점검 과정에서 출고 속도가 늦춰져 판매량이 감소했다. 그러나 전년도 '켈리' 출시로 인한 마케팅비 역기저 효과와 효율화로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이트진로는 하반기에도 광고 판촉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26년 베트남 소주 생산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어, 향후 해외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 접근은 국내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입지를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하이트진로의 장기적 비전을 반영하고 있다.


◆K-소주, 영국 시장서 3년 새 285% 성장...하이트진로 '선전'


K-소주의 인기가 영국에서 급격히 늘고 있다. 영국 시장에서의 소주 수출액은 지난 2019년 25만2000달러에서 2022년 69만9000달러로 285% 증가했다. 하이트진로의 영국 소주 수출량도 지난해 전년 대비 84% 증가했으며, 최근 3년간 연평균 7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현지 가정 채널 입점 확대와 한류 문화의 인기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트진로는 이러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지난 2017년부터 영국을 소주 수출 전략국가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달 런던에서 열린 '올 포인트 이스트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진로 전용 부스를 운영하고, 현지 바에서 참이슬과 과일 리큐르를 선보이는 등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썼다.


또 영국 내 주요 유통채널 진출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영국 코스트코 29개 매장에 과일리큐르와 참이슬을 입점시켰고, 5월에는 슈퍼마켓 체인 '모리슨' 91개 매장에 '청포도에 이슬', '자두에 이슬'을 선보였다. 지난 7월부터 영국 최대 유통 채널인 테스코 502개 매장에서 소주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이트진로, 100주년 맞아 글로벌 시장에 \ K-소주맛\  전도사 점프...영국, 베트남 공략지난 16~25일 런던 빅토리아파크에서 열린 APEF 내 하이트진로 부스에 현지 관객들이 방문했다.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글로벌 전략은 영국을 넘어 다른 유럽 국가와 동남아시아로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와 유럽 지역의 높은 성장세에 주목하여, 이들 지역을 주요 수출 국가로 선정했다. 이는 단순히 수출량의 절대적 규모보다는 성장 잠재력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접근이다.


일본 시장에서는 현지의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 개발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젊은층 사이에서 하이볼 인기가 높아지는 것에 착안해 참이슬을 활용한 '차미볼'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각국의 문화와 소비 트렐드에 맞춘 제품 개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또, 베트남 하노이에 소주 공장을 건립해 동남아시아 및 세계 시장 공략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지 생산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 100년 준비하며 승계 가닥... 장남 박태영 사장 미등록임원


경영승계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100주년을 맞은 대표 기업으로서 승계 과정은 더욱 신중히 다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이트진로는 안정적인 승계를 통해 장기적인 비전을 수립하고 글로벌 주류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100주년 맞아 글로벌 시장에 \ K-소주맛\  전도사 점프...영국, 베트남 공략하이트진로그룹 오너 가계도와 지분현황. 2024. 6. 


박문덕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두 아들의 역할을 미리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장남 김태영 하이트진로 사장은 미등록임원, 차남 박재홍 하이트진로 부사장은 특수관계인으로 구분한 것이다. 


미등기임원은 공식적인 이사회에 등재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반면 특수관계인은 회사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개인이나 법인을 의미하며, 직접적인 경영 참여보다는 주주나 이해관계자로서의 역할에 더 가깝다.


이러한 구분은 각 자녀의 역할을 정리하고 상속·증여세 문제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미등기임원인 박태영은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실질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반면, 특수관계인인 박재홍은 상대적으로 경영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위치에 있다.


이는 경영권 승계 과정의 법적, 세무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등기임원은 회사의 운영과 의사결정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향후 경영권을 승계받을 때 더욱 원활한 전환이 가능할 것이다. 반면 특수관계인으로 지정된 경우, 회사와의 거래나 자산 이전 등에 있어 보다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되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미등기임원의 경우 실질적인 경영 참여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책임을 지지 않아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하이트진로의 경영승계 구도는 100년 기업으로서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유지하면서도 미래를 대비하는 하이트진로의 장기적 비전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tv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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