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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연말까지 새 조직체계∙리더십"... 발표 배경은?

- 네이버 직원,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

  • 기사등록 2021-06-28 15: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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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네이버가 조직 체계와 리더십을 포함하는 경영 체계 혁신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이같은 발표가 이뤄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기 판교 네이버 사옥. [사진=네이버]

◆변대규 의장 "새 체계에서 새 도약해야"


지난 25일 네이버는 "실무 TF(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새로운 조직 체계와 리더십 구축을 연말까지 완료할 것을 목표로 진행하고 진행과정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충분히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표는 이날 변대규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네이버 직원들과 영상으로 만나는 자리를 갖고 이사회 결정 사항과 조사결과를 직원들에게 영상을 통해 전달했다고 밝힌 직후에 나왔다. 


네이버 이사회(의장 변대규)는 현재의 CXO 체제가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하지만 급성장의 결과 조직 규모가 커지고 업무의 복잡성이 증대되는 속도가 지금의 CXO들에게 요구되는 책임을 압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변대규 의장은 “새로운 체계에서 네이버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단계의 도약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변대규 네이버 이사회 의장. 

이날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일부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고, 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에 대한 리더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확인됐다"며 "대상자들에게는 확인된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각각의 징계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최인혁 COO는 이번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의를 이사회에 표명했다. 



◆네이버 직원, 괴롭힘으로 극단 선택


이번 경영 체계 혁신 발표의 시작은 네이버 직원의 극단적 선택이다. 앞서 지난달 네이버의 팀장급 직원 A씨가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와 상습적인 폭언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의 상사 B씨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및 폭언을 당했다는 글들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게재되기도 했다. 


네이버는 이 사건을 계기로 경영 혁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서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네이버 경영진은 이 사건이 회사 설립 이래 가장 큰 위기의 하나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네이버사원노조 공동성명(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은 28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그린팩토리 2층에서 ‘네이버 동료 사망 사건, 노동조합의 진상규명 최종보고서 및 재발방지 대책 요구안 발표회’를 열고 사망한 직원 사건을 둘러싼 사측의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직장 내 괴롭힘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A씨를 비호했다는 의혹을 받는 최인혁 COO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으나 사태해결을 위한 대책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네이버사원노조 공동성명 주장이다.


노조는 최인혁 네이버 COO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계열사 대표직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A씨의 해임은 물론 사측의 진정한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단체활동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노조, "최인혁 COO 모든 계열사 대표에서 물러나야"... 29일부터 피케팅


네이버 노조는 29일부터 ‘피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경기 판교 네이버 본사 앞에서 플래카드를 들고 쟁의행위를 이어간다. 요구 조건은 최인혁 COO와 노조 조사 과정에서 괴롭힘 사실을 파악한 임원B의 해임 그리고 재발방지대책위원회의 구성이다. 피케팅에도 응답이 없다면 집회도 계획하고 있다. 


앞서 A씨 사망 이틀만인 지난달 27일 사내 내부망 ‘커넥트’에서 A씨의 계정이 삭제되며 A씨와 관련된 업무 자료, 주고받은 메일, 메신저 등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됐다. 이를 두고 정황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기본적인 정황 증거들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지난달 30일 노조는 이메일을 통해 “회사의 적극적인 데이터 보전 능력을 요구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사측은 “통상적으로 해당 직원이 퇴사하면 커넥트 계정은 바로 삭제된다”며 “회사는 외부 기관을 통해 객관적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네이버 노동조합 요청에 따라 특별근로감독팀을 편성해 지난 9일부터 네이버에 대한 특별관리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연말까지 네이버가 어떤 대안을 내놓느냐에 따라 새 도약을 할 것인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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