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여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지난 3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시민단체가 회사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19일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은 오전 서울 용산구 오리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에 직장괴롭힘으로 고통받고, 죽으면서까지 유서로 호소한 고인과 그 유가족에게 사과하라”고 밝혔다.
“오리온 익산 3공장에서 근무하던 22세 여성 노동자가 지난 3월 상급자의 실명과 직책을 거론하며 ‘그만 괴롭히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던졌다”면서 “고인은 생전 사내 유언비어와 부서이동 등으로 괴로움을 호소했고 남성 상급자들로부터 성희롱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모임은
이어 “회사는 제대로 된 사과 없이 퇴직금을 받을 계좌번호를 운운해 유서 등 증거사진을 찍어간 뒤, ‘자체 조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연락을 끊는 등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희생된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실제로 고인이 작성한 유서에는 “오리온이 너무 싫어” “돈이 뭐라고” “이제 그만하고 싶어” 등의 내용이 적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진호 직장갑질119 총괄 스태프는 기자회견에서 “안타까운 죽음”이라며 “회사는 대충 넘어가겠다는 식으로 대응하는데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이런 죽음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리온 측은 "사건 발생 직후 회사와 노조에서 조사했으나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한 업무지시 등 정황은 찾을 수 없었다"며 "현재 고용노동부 익산지청이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회사도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족에게 돈을 입금하고 연락을 끊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입금된 돈은 3월 급여와 사규에 정해진 본인 사망에 따른 경조금”이라며 “유족 측은 이를 위로금이나 보상금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추가로 제기된 성적인 괴롭힘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기존에 회사가 보고를 받거나 인지한 바는 없었지만 유가족의 문제 제기로 인지하게 된 즉시 조사를 시작했다”며 “문제가 있으면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처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