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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국내 코로나 쇼크로 '주식' 팔고 '채권' 샀다

- 코로나19 확산에 불확실성 커져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대

  • 기사등록 2020-02-26 09: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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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외국인 투자금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주식 시장에서 대거 이탈해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쏠리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이 보유한 국채, 통안증권 등 전체 상장채권의 잔고는 이달 24일 기준 약 129조7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 대비 6조원가량 증가했다. 월말 기준 외국인 상장채권 잔고를 보면 지난해 9월 말 127조2000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3개월 연속으로 감소하다 지난해 말에는 12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들어 외국인 채권 순매수가 이어지며 1월 말 상장채권 잔고는 128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잔고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에 125조원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 상장채권 잔고는 약 4조7000억원 증가해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 태평로 한국은행 본점. [사진=더밸류뉴스]

채권은 순매매 액수가 아닌 보유 잔액을 지표로 투자를 늘렸는지 또는 회수했는지 판단한다. 주식과 달리 채권은 만기가 정해져 있어 시장에서 채권을 팔지 않아도 만기가 돌아오면 투자금을 회수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채권시장의 흐름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자금을 대거 회수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된다.

 

외국인은 올해 초부터 이달 2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024억원 가량을 순매도했으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한 이후인 24일에는 7860억원, 25일에는 7696억원을 대거 순매도했다. 주식시장을 떠난 자금이 채권에 몰리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인 주식보다 안전자산인 채권을 선호하는 심리가 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진 코로나19 확산 공포에 국내 주가지수는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채권 가격은 연일 상승(채권 금리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는 설 연휴 직후인 지난달 28일 3.09% 급락한 것을 시작으로 여전히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24일에는 주말 동안 확진자 수가 급증한 영향으로 지수가 3.87% 떨어졌다. 


반면 채권은 금리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다. 장 마감 시점을 기준으로 이달 18일 국고채 1년물이 연 1.237%로 기준금리(연 1.25%) 이하로 하락한 데 이어 20일에는 3년물(연 1.234%), 24일에는 5년물(연 1.236%)까지 금리가 기준금리를 하회했다.

 

한은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낮출 수도 있다는 관측이 채권 투자 심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와 통화당국의 적극 대응이 예상된다”며 “지난주부터 채권시장은 한은의 2월 기준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가격에 반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사회 확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경기에 불편함을 제공한다”며 “따라서 오는 27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는 25bp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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