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매출 부진을 프리미엄 웨어러블 제품을 출시해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애플은 새로운 고가 버전의 웨어러블 기기 ‘에어팟 프로’를 발판으로 아이폰 매출 부진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 에어팟 프로는 오는 30일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249달러(약 29만 원)다. 소음 저감 기능인 ‘노이즈 캔슬링’을 탑재해 외부 잡음을 제거, 사용자가 재생 중인 음악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모드에서는 1회 충전으로 기존 모델과 동일한 최대 5시간 연속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하면 최대 4시간 30분 재생된다. 또 음악을 들으면서 조깅할 때 주변 차량 소리를 확인하는 등 안전을 위해 소음을 적당히 줄이면서도 외부 소리를 파악할 수 있는 모드도 준비했다.
애플은 에어팟에도 ‘프로’ 라인을 추가해 핵심 제품에서 높은 가격의 모델을 제공하는 기존 전략을 답습했다. 애플은 컴퓨터인 맥(Mac)과 태블릿 아이패드, 아이폰 등에서 각각 ‘프로’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에어팟에서는 이번이 최초의 프로 모델이다. 상위 제품 출시로 에어팟 평균 판매 가격은 종전보다 27% 상승한 202달러에 이르게 됐다. 애플이 2016년 에어팟을 처음 출시했을 때 가격은 159달러였다.
에어팟은 애플의 가장 성공적인 신제품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WSJ는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올초 애플 에어팟은 인이어 무선 헤드폰 시장의 60%를 장악했다.
애플은 2019 회계연도 첫 3분기(지난해 10월~올해 6월) 동안 아이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090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11 라인업이 이런 판매 부진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더 나아가 에어팟 등 다른 제품의 성장세는 애플의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줄 수 있다. 애플은 오는 30일 회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엔드포인트테크놀로지스어소시에이츠의 로저 케이 설립자는 “애플은 통신사들의 오랜 전략을 따르고 있다”며 “이미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어서 이를 어떻게 이용할지가 관건이다. 아이폰이 정점을 찍고 난 다음에 액세서리로 관심을 돌리고 이를 새로운 디자인과 함께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유효성이 입증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