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아티아이(대표이사 최진우)가 독보적인 철도신호제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철도 관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대아티아이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KTCS-2, KTCS-M 등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 개발과 구축으로 성장 가속도를 내고 있다. 창업주 최진우 회장의 CEO 복귀 이후 수주가 크게 증가하며 수익성도 개선됐다. 연평균 8.8% 성장이 예상되는 세계 열차제어시스템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과 신사업 확장으로 글로벌 철도신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효율적 원가관리로 영업이익 122.1% 증가...고부가가치 사업 '확대'
대아티아이는 지난해 매출액 1491억원, 영업이익 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각각 32.8%, 122.1% 증가했다. 특히 주력 사업인 철도신호(SIG) 부문에서 127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의 85.7%를 차지했으며, 소프트웨어(M&S) 부문과 전송장치(I&C) 부문에서도 각각 99억원, 11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최근 10년 대아티아이 실적과 주요 연혁. [이미지=더밸류뉴스]
대아티아이의 원재료 매입 현황을 살펴보면 SIG 부문이 376억원으로 전체 원재료 비용의 90.1%를 차지했고, M&S 부문 39억원(9.4%), I&C 부문 2억원(0.5%) 순이었다. 원재료와 인건비 등을 포함한 총 매출원가는 1,247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83.6%를 차지했으며, 판매관리비는 165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아티아이는 높은 매출원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는데, 이는 철도신호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와 효율적인 원가관리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대아티아이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철도신호제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주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2철도관제 구축 사업(1568억원), 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790억원), 서울 5호선 신호시스템(603억원), 서울 스마트관제 신호시스템(340억원)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했다. 지난 2023년 수주한 제2철도관제 구축 사업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 기반의 미래형 관제시스템으로, 국내 철도신호제어 기술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대아티아이는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약 5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4%를 차지했다. 주요 해외 프로젝트로는 이집트 철도사업(295억원), 마닐라 E&M 신호(140억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LRT 2단계(62억원), 몽골 철도안전 통합관제시스템(68억원) 등이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LRT 1B단계 사업은 단독 턴키(Turn-key) 방식으로 수주하며 해외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대아티아이 품목별 및 국내외 매출액 비중. [이미지=더밸류뉴스]
대아티아이는 지난해 말 기준 총 9934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중 4922억원을 납품 완료했고 5011억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수주잔고는 SIG 부문이 473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이는 연간 매출액의 약 3.36 수준에 해당한다. 정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따른 119조8000억원 규모의 철도 투자와 수도권 GTX 사업, 지방 대도시 도시철도망 확충 등으로 철도신호제어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 미래 철도 교통의 핵심 기술로 '부상'
대아티아이는 다양한 철도신호제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KTCS는 크게 일반철도용 KTCS-2와 도시철도용 KTCS-M으로 구분되는데, KTCS-2는 유럽표준규격인 ETCS L2를 준용해 국내 기술로 완전 국산화한 4세대 무선통신 기반 열차제어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LTE-R망을 통해 열차 운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해 운행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첨단 기술이다.제2철도 교통관제센터 신설안. [이미지=더밸류뉴스]
대아티아이는 KTCS-2 개발 초기단계인 2015년부터 참여해 2022년 전라선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철도성능검증시험에 유일하게 통과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전라선 시범사업의 3개 공구를 모두 수주해 구축했다. 정부는 2032년까지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국적으로 KTCS-2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대아티아이는 LTE-R 적용 기술, KTCS-2 구축 능력, 통합관리가 가능한 CTC 기술까지 갖춰 이 분야에서 Total solution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시철도용 KTCS-M은 기존 무선통신 기반 열차제어시스템인 CBTC를 국산화한 시스템으로, 외산 시스템을 표준규격으로 통합해 유지보수비용을 절감하고 호환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기존 고정 폐색 방식에서 이동 폐색 방식으로 전환돼 열차 간 위치와 속도를 실시간으로 계산해 조절할 수 있어 도시철도의 고속화 및 무인화에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대아티아이는 지난 2020년 한국철도공사의 일산선 KTCS-M 시범사업 1공구를 단독 수주해 지상 시스템과 차상 시스템을 턴키로 납품 완료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KTCS-M 구축 사업(106억원)도 수주했다.
대아티아이의 또 다른 주력 제품은 열차집중제어장치(CTC)와 자동열차방호시스템(ATP), 전자연동장치(EI) 등이다. CTC는 열차운행을 통합 제어 및 모니터링하는 기술로, 대아티아이는 이 분야에서 높은 안전성능과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통제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2023년 총 연장 3690km, 527개역에 걸친 전국 고속철도와 일반철도의 관제시스템을 통합 연계하는 제2철도관제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한 것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ATP는 철도 고속화를 위한 필수 장치로, 대아티아이는 경춘선과 전라선 고속화 ATP 사업 등을 통해 국제공인인증기관으로부터 SIL4(안전성 최고 레벨) 인증을 획득했다.
대아티아이는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철도신호제어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86억원(매출액 대비 5.8%)을 투자했으며, ETCS L3급 열차제어시스템 기술 및 성능 검증, 2중계 무절연 AF 궤도회로 개발 등 다양한 R&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연구개발 활동은 철도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자연동장치, 무선통신기반 열차제어시스템 등 핵심 제품의 국산화와 안전성 인증에 집중하고 있다.세계 철도 시장 성장 추이. [자료=대아티아이 사업보고서]
세계 철도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4.4% 성장해 4364억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며, 열차제어시스템 시장은 2030년까지 매년 8.8% 성장하면서 63억8000만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에서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에 따라 119조8000억원 규모의 철도 투자가 이루어질 예정이며, 수도권 GTX 사업과 지방 대도시 도시철도망 확충이 철도신호제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대아티아이는 국내 시장에서 쌓은 기술력과 경험, 핵심제품 라인업을 바탕으로 아시아를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어, 글로벌 철도신호기업으로의 도약이 기대된다.
◆최진우 회장 CEO 복귀 이후 실적 개선 주도...사업 다각화하며 '경영체제 강화'
대아티아이는 최진우 회장의 CEO 복귀 이후 안정적인 사업 성장과 함께 신사업 확장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진우 대아티아이 대표이사. [사진=대아티아이]최진우 회장은 대아티아이 창업주이자 최대주주(15.66%)로, 3년 만에 CEO로 복귀하면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철도 국산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최 회장은 1977년 철도고 졸업 이후 40년 넘게 철도 분야에 헌신해왔으며, 2017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동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월 26일 경기 부천시 대아빌딩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최진우 회장과 원희복 이사의 재선임과 함께 정태운, 정재옥 사내이사와 한공식 사외이사의 신규 선임이 이루어져 경영 체제를 한층 강화했다.
대아티아이는 벤처투자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대아티아이가 자회사 대아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벤처투자 사업에 본격 진출한지 3개월이 지났다. 금융권 출신 배성환 대표를 영입하고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220억원까지 확충했으나, 조직 구성 및 신규 인력 채용에 따른 판관비 증가로 당기순손실이 전년 대비 302.7% 증가한 상황이다. 향후 펀드 결성을 통해 신기술 기업과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 효율성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도 진행 중이다. 대아티아이는 자회사 남부솔루션과의 소규모 합병을 추진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이사회에서 승인된 이 합병은 31일을 기일로 완료됐으며, 이를 통해 사업 역량 집중과 경영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열차 제어 시스템 글로벌 시장 성장 추이. [자료=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
올해 사업 전망도 밝다. 국가철도공단이 발표한 경부, 영동, 태백선 등 일반철도 신호시스템의 KTCS-1(ATP) 개량 사업과 평택-오송 2복선화 고속선, 고막원-임성리 간 호남고속선 2단계 등 신규 고속선에 KTCS-2 설치 사업에 대아티아이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 4개 공구, 541억원 규모의 KTCS-2 설치 사업은 그간 해외 기술에 의존해온 고속철도 열차제어시스템을 완전 국산화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로, 대아티아이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국내 철도 신호 시스템의 노후화에 따른 개량 사업과 신규 철도 건설에 따른 관제 시스템 구축 사업에도 참여하며 주력 사업의 안정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