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잇는 차기 농협금융지주회장 인선이 기획재정부 금융관료 출신들의 경쟁으로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더밸류뉴스 취재 결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이달말 임기 만료되는 이석준 농협금융지주회장을 유임시키지 않고 새 인물을 발탁할 예정이다. 그런데 거론되고 있는 A, B후보 모두 기획재정부 출신이어서 결국 ‘모피아’(금융 관료)들의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가 진행되는 과도기에 농협금융지주의 산적한 현안을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A후보는 퇴임하자마자 가상자산 블록체인 투자회사 계열사 CEO로 재취업해 지금까지 재직 중이어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 가상자산업계에 관한 제도적 뒷받침이 결여돼있던 2017~2019년 당시 금융위 현직에 있으면서 업계를 지원해 준 것을 계기로 퇴임하자마자 자리를 옮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통 금융관료가 가상자산업계를 선택한 것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해당 기업 대표는 테라 루나 코인사태 주범인 권도형 제안으로 해당 코인에 수천억원을 투자했고, 루나 코인이 폭락하기 직전에 코인을 1300억원 어치 매각해 '모럴 해저드'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 A후보가 지난 2021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내정설이 나돌자 한국은행 노조가 집회를 갖고 “한국은행이 기재부 임직원 노후연금이냐"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B후보는 친형이 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친 민주당이어서 차기 정부를 의식한 적임자 물색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위농협조합장을 맡고 있는 C씨는 “농협금융지주는 공익성이 강한 조직인데 그런 자리에 자꾸 구설수에 오른 인사라면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한 측근은 “농협은 농림부, 기재부 등 국가기관들과 같이 협업할 일이 많아 차기 정부에서 추천하는 인사를 발탁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2025년 중반에 차기 정부가 구성되고 새 정부 금융팀이 세팅되면 거기에 부합하는 전문 금융인을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