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주 민준홍 김장준 기자
한양증권(대표이사 임재택)이 2024년 상반기 여전채(여신전문회사채) 주관 1위를 기록했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연간 집계에서 이 부문 1위를 기록했었다.
기업분석전문 버핏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2024년 상반기 여전채 주관 공모금액이 13조5095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11조4840억원. 2위), KB증권(9조4730억원. 3위), 상상인증권(9조110억원. 4위), 교보증권(8조8990억원. 5위), 흥국증권(8조5965억원. 6위), NH투자증권(8조3850억원. 7위), SK증권(8조2450억원. 8위), 리딩투자증권(7조9660억원. 9위), 하이투자증권(7조250억원. 10위) 순이었다. 공모금액을 기준으로 했다.
여전채란 카드사, 캐피탈사, 할부금융사를 비롯한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與專社)가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회사채(corporate bond)를 말한다. 은행, 보험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수신(受信) 기능이 있지만 여전사는 수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한양증권, '여전채' 니치마켓 공략 성과
1위 한양증권의 공모금액은 13조5095억원으로 캐피탈채 8조9195억원, 카드채 4조4400억원이다. 주관건수(227건)도 1위를 기록했다. 인수금액(3조7140억원)은 한국투자증권(4조7600억원)에 이어 2위였고 인수수수료(34억원)도 한국투자증권(41억원)에 이어 2위였다.
주관건수 227건을 살펴보면 캐피탈채 158건, 카드채 66건이었다. 구체적으로 우리금융캐피탈, KB캐피탈, 메리츠캐피탈, 롯데캐피탈, 하나캐피탈(이상 캐피탈채), KB국민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신한카드(이상 카드채) 등의 여전채를 주관했다.
한양증권은 지난해 여전채 주관 1위에 올랐다. 버핏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여전채 주관 순위는 한양증권(1위), 한국투자증권(2위), 부국증권(3위), NH투자증권(4위), KB증권(5위), 교보증권(6위), SK증권(7위), 흥국증권(8위), 하이투자증권(9위), 상상인증권(10위)이었다.
한양증권이 여전채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임재택 대표의 니치마켓 공략 전략 덕분으로 분석된다. 임재택 대표는 2018년 초 취임했고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4연임에 성공했다. 재임기간 임 대표는 니치마켓을 공략해 한양증권을 강소 증권사로 점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전채를 한양증권이 주력해야 할 니치마켓으로 보고 공을 들였다고 한다. 1987년 쌍용투자증권 입사를 시작으로 굿모닝증권(현 신한투자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등에서 근무했다. 한양증권의 최대주주는 한양학원(16.29%)으로 최근 한양증권을 매물로 내놓았다.
◆2위 한국투자증권, 현대카드·롯데카드 등 따내
한국투자증권(대표이사 김성환)은 11조4840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인수금액(4조7600억) 1위를 기록했다. 여전체 주관을 맡은 고객사를 살펴보면 현대카드(903-4)가 21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카드(530) 2000억원, 현대캐피탈(2017-2) 2000억원 등 순이다. 지난해 연간 집계에서 이 부문 2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2024년 상반기 인수건수는 208건(캐피탈채 154건, 카드채 46건)이었다. 우리금융캐피탈, KB캐피탈, 에큐온캐피탈, 현대캐피탈, 산은캐피탈(이상 캐피탈채), KB국민카드, 현대카드, 신한카드(이상 카드채)의 여전채를 주관했다.
◆KB증권, 올 상반기 회사채 1위 이어 여전채도 5위→3위 점프
3위 KB증권(대표이사 김성현 이홍구)의 여전채 공모금액은 9조4730억원이었다. 캐피탈사 4조7930억원, 카드채 4조1500억원을 주관하면서 실적을 쌓았다. 인수건수(149건), 인수금액(2조3050억원), 인수수수료(16억원)는 상위 4개 증권사 중 가장 적었다. 지난해 연간 집계에서 이 부문 5위를 기록했다.
한국캐피탈, 하나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KB캐피탈, 메리츠캐피탈(이상 1분기), KB캐피탈, 롯데캐피탈, JB우리캐피탈, 하나캐피탈(이상 2분기) 등을 맡았다. KB증권은 올 상반기 DCM의 주요 부문인 회사채 주관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4위 상상인증권(대표이사 이명수)의 공모금액은 9조110억원이었다. 인수건수는 147건이었다. 5위 교보증권(대표이사 박봉권)의 공모금액은 8조8990억원이었다. 인수건수는 158건으로 3위를 기록했다. 캐피탈사의 인수건수는 100건으로 KB증권(81건)보다 많았다. 다만 카드사가 캐피탈사에 비해 여전채 발행 규모가 큰데 카드사의 인수건수는 51건으로 KB증권(60건)보다 적었다.
올 상반기 여전채 발행 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금리 하락세로 조달 금리가 낮아지면서 카드사들이 앞다퉈 여전채 발행에 나선 덕분이다. 최근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가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지난 2일 연 3.394%로 떨어졌다. 2022년 3월 31일 연 3.34%를 기록한 뒤 가장 낮았다.
카드론 수요 증가도 여기에 한몫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누적된 전업 8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의 카드론 잔액은 약 3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5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저축은행이 가계대출을 줄인 여파로 1금융권 대출이 안 나오는 이용자들이 카드론을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상인증권, 인수수수료율 1위(0.78%)...평균 인수수수료율 0.10%
올해 상반기 증권사의 총 공모금액은 153조5676억원을 기록했다. 총 인수금액은 41조4603억원, 총 인수수수료 349억원, 총 인수건수 2587건이었다. 여전채주관 1건당 평균 4조6536억원, 인수금액 1조2564억원, 인수금액 11억원, 평균 인수수수료는 349억원, 인수수수료율은 0.10%를 기록했다.
인수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카카오페이증권(0.78%)이었고 카카오페이증권(0.17%), 케이프투자증권, 코리아에셋증권, IBK투자증권(0.10%) 순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삼성증권(0.05%)이다. 상위 4개 증권사(한양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교보증권)의 인수수수료율 평균은 0.08%를 기록했다.
'여전채 주관'이란 여전채를 발행하려는 여신전문금융사를 대상으로 공모금리, 공모금액 등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여전채 주관사이면서 동시에 여전채 인수 기업이기도 하다. 여전채 주관의 대가로 받는 인수수수료는 증권사의 수익모델의 하나이다. 버핏연구소는 더밸류뉴스가 운영하는 기업분석전문 연구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