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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영, 지난해 최대 실적 달성하고 올해 매각 추진 본격화…새 주인 나타나며 지배구조 부각

- MBK파트너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조선혜 회장 의향이 결정적 변수

  • 기사등록 2024-03-29 09: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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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MBK파트너스가 지오영(회장 조선혜 이희구)의 최대주주인 블랙스톤으로부터 모든 지분을 넘겨받을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오영의 지배구조가 부각되고 있다. 경영권 이슈도 협상 과정에서 불거졌다.


지오영은 지난해 매출액 4조원을 돌파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조선혜 대표는 올해초 신년사에서 의약품 유통의 초격차 확보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한 다변화를 강조하며 수익성 개선 의지를 보였다. 지오영은 의약품 물류수급에 선제 대응을 위해 전국 곳곳에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제 3·4자 물류 위·수탁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병원과 약국이 관리하는 환자들에게 종합 헬스케어 정보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올해 5조원의 매출을 앞둔 지오영의 매각 협상에서 경영권을 두고 MBK파트너스와 견차를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BK파트너스, 지오영 새 주인 된다...블랙스톤 지오영 매각 추진


지난달 15일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가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된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7월 지오영 최대주주인 블랙스톤이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71.25%를 전량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7개월 만에 최대주주 자리를 채울 새주인이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블랙스톤은 MBK파트너스와 상반기 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거래 규모는 2조원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오영, 지난해 최대 실적 달성하고 올해 매각 추진 본격화…새 주인 나타나며 지배구조 부각지오영그룹 현황. 2022년 12월 기준. 단위 %. [자료=지오영 감사보고서]

블랙스톤의 매각이 확실해지면서 2대 주주인 조선혜 회장의 매각 참여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조 회장 지분까지 모두 인수해 지배구조를 일원화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조선혜 회장은 매각 초기에 이번 매각은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것이라고 밝혔으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조 회장 지분까지 매각 대상에 포함하는 안으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MBK파트너스의 최종 제안을 확인한 후 자신의 지분 매각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매각은 실질적 경영자인 조 회장의 의사결정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2002년 지오영 창업 후 국내 약국의 80%를 거래처로 확보하고 지난해 업계 2위 업체 백제약품 지분 25%를 인수하는 등 지오영이 의약품 도매업계 1위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오영의 지배구조에서 조 회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MBK파트너스의 인수 목적이 경영권 인수라면 높은 창업자 의존도를 가진 지배구조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회사의 지분을 70% 이상 보유했음에도 회사 경영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오영의 사업구조는 의약품을 유통하고 수수료를 받는 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낮고 향후 성장성도 높지 않다. 5~10년 뒤 회수 성과를 내야 하는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경영권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


지오영, 지난해 최대 실적 달성하고 올해 매각 추진 본격화…새 주인 나타나며 지배구조 부각(왼쪽부터)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블랙스톤 회사 전경,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MBK파트너스 회사 전경 [사진=구글 어스]

◆지오영 복잡한 지배구조...베일에 쌓인 투자자의 경영권 인수


지오영은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지오영 최대주주는 경영자인 조 회장이 아니다. 겉보기에는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투자자와 복잡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표면에 드러나는 현재 지오영의 지배구조는 다음과 같다. 블랙스톤이 SHC Golden L.P의 주주로, SHC Golden L.p와 조선혜, 이희구 지오영 공동 회장이 조선혜지와이홀딩스를 각각 71.25%, 21.99%, 6.76%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혜지와이홀딩스가 지오영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블랙스톤의 SHC Golden L.P 지분율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선혜지와이홀딩스 지분 비율을 봤을 때 공동 회장보다 SHC Golden L.P 지분이 훨씬 많다. 


SHC Golden L.P가 들어오기 전에는 조선혜 회장이 45%, 이희구 회장이 44.9%를 차지하고 있었다. 2009년 골드만삭스가 지오영에 자기자본 400억원을 투자하며 지오영은 처음으로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2019년 블랙스톤이 지오영의 지분 가치를 약 1조900억원으로 책정해 앵커PE로부터 경영권을 인수 받았다. 이를 통해 지오영은 SHC Golden L.P를 재무적 투자자로 영입, 지금과 같은 지배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SHC Golden L.P는 2019년 4월 영국 런던에서 설립됐으나 정확히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밝혀지지 않았고 조선혜지와이홀딩스의 설립을 위한 페이퍼컴퍼니(물리적 형태가 없고 서류 상에만 존재하면서 회사기능을 수행하는 회사)로 추정될 뿐이다.


앞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지오영의 실질적 오너는 SHC Golden L.P의 주주이자 지오영의 최대주주인 블랙스톤이 된다. 블랙스톤은 1985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글로벌한 사모펀드 운용 회사다. 즉, 지오영의 진짜 오너는 외국 투자자들이다.


◆MBK파트너스, 다양한 신사업으로 '몸값' 업그레이드할 듯 


지오영은 지난 2022년 매출 2조860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02억원으로 매출대비 2.1% 이익률에 그쳤다. 그러나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의 매출대비 영업이익률도 비슷한 수준이어서 국내 의약품 유통업계의 수익구조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지오영도 부진한 실적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지오영은 핵심역량인 의약품유통을 통해 의료기기 구매대행, 헬스케어 IT, 의약품 제 3·4자물류 위·수탁 사업으로 꾸준히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9년 천안에 제2허브물류센터를 지었다. 이를 통해 국내외 제약사들에게 의약품, 의료기기, 진료재료 등 헬스케어 3자 물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오영, 지난해 최대 실적 달성하고 올해 매각 추진 본격화…새 주인 나타나며 지배구조 부각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한 지오영 제2허브물류센터 전경. [사진=지오영]

2020년에 벡톤디킨슨코리아와 의료용품에 대한 물류서비스 제공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1897년 미국에서 설립된 벡톤디킨슨은 의료기기∙진단장비시스템 및 시약 생산∙공급업체로 1985년 국내에 진출했다. 지오영은 벡톤디킨슨코리아의 국내 유통 의료용품 전반에 대한 물류서비스를 위탁받아 운영하게 됐다.


지난 4일에는 지오영의 자회사인 약국 의약품 결제시스템 기업 크레소티(대표 박경애)가 인공지능기업 플루닛(대표 이경일)과 약국에 AI 워크센터를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최초로 약국 현장에 도입되는 생성형 AI 서비스다.


또 지난해 알레르기질환 치료제 지르텍 판매량이 전년대비 19%가량 증가해 총 260만 2848개를 판매, 국내 시장에서 68.4%의 점유율(판매액)을 기록했다. 지르텍은 30년 이상 입지를 다녀온 신뢰도 있는 제품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조선혜 회장은 "기존 의약품 유통뿐만 아니라 광고마케팅이라는 새로운 부문에서 성과가 나고 있다"며 "안정적인 제품 공급과 인지도 제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지오영은 다양한 신사업을 통해 물류혁신을 주도하고 회사의 몸집을 키울 전망이다.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투자처임이 확실하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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