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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투자증권, 지난해 영업손실에도 주가는 '228%↑' 뜀박질, 왜?

- 비트코인 테마주 엮이며 적자에도 주가는 급등

- 한두희 대표, IPO 부문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 나서

  • 기사등록 2024-02-13 22: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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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정희민 기자]

한 기업의 주가는 그 회사의 미래 가치에 대한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평가를 반영한다. 여기서 미래 가치는 대체로 그 기업의 본업에 관련된 실적이나 이슈와 관련돼 있다. 그런데 최근 주식 시장에서 본업과 관련 없는 이슈로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는 증권주가 있다. 바로 한화투자증권(대표이사 한두희)이다.

 

최근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가상 화폐 이슈에 따라 급등락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한화투자증권은 ‘비트코인 테마주’로 묶여 움직이고 있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이 비트코인과 실제로 관련돼 있는 지에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3Q 영업손실 19억, 순손실 143억 적자전환


한화투자증권의 매출액, 매출액 증가율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2022년 한화투자증권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한화투자증권의 주요 수입원인 자산관리(WM)와 트레이딩 수익이 급감하며 영업이익이 전년비 83.52% 급감했다(이하 K-IFRS 연결). 당기순손실 549억원을 기록하며 2016년 이후 6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에 한화그룹은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맞교환하는 승부수를 뒀다. 지난해 1월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한화자산운용 대표로,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가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이동했다.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 [사진=한화투자증권]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412억원, 순이익 279억원을 달성하며 약 3개월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같은 양호한 실적은 오래가지 않았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3분기 다시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한화투자증권은 영업손실 19억원, 순손실 14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비 각각 131.14%, 276.31% 감소하며 실적 부진에 빠진 2022년보다 더 나쁜 결과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실적 부진에도 비트코인 테마주 엮이며 주가는 급등


이때 이상한 일이 주식시장에서 벌어졌다. 한화투자증권 주가가 '비트코인 테마주'로 묶이며 급등한 것이다. 올해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후 한화투자증권은 26.71% 상승했다.


한화투자증권의 주가 추이. [이미지=더밸류뉴스]

한화투자증권이 비트코인 관련 이슈에 반응해 급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3월에도 업비트 운용사인 두나무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약 한 달 만에 228% 상승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한화투자증권 우선주는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70% 주가 상승을 이뤄냈다.

 

기업 경쟁력 강화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희소식이지만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반가운 뉴스는 아니다. 테마주에 속하게 되면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중장기적인 고객 신뢰도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두희 대표, IPO부문 강화하고 동남아 공략 


한화투자증권이 비트코인 테마에 엮이게 된 사연이 있다. 


2021년 한화투자증권은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 5.96%를 583억원의 자금을 들여 인수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주식을 매수할 당시만 하더라도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가상화폐 열기에 힘입어 그해 말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10조원까지 올랐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이 보유중인 두나무 지분가치도 덩달아 상승했다. 583억원에 구입했던 지분가치가 6514억원으로 상승하며 한화투자증권의 2021년 말 연결기준 자본총액도 1조 8702억원으로 전년대비 49.35% 증가했다. 그러나 2022년 글로벌 긴축기조, 루나사태 등을 겪으며 가상화폐 시장이 침체를 겪자 두나무 지분가치가 3348억원으로 반토막났다. 2022년 말 자본총계도 1조5556억원으로 감소했다.


한두희 대표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최근 가상화폐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자 본업에 관련된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한 대표는 IPO(기업공개)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약 10년만에 티이엠시(TEMC)의 IPO를 단독 주관하며 IPO 시장에 존재감을 알렸다. 더불어 2021년 미래에셋증권과 함께한 에이비온을 끝으로 멈춰있던 IPO 공동 주간 업무도 다시 시행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IPO 부문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다. 버핏연구소 조사결과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IPO주관 12위를 기록했다. 


2023 국내 증권사들의 IPO 주관 현황. [자료=버핏연구소] 

동남아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미 베트남, 싱가포르에 진출했으며 베트남 법인은 유의미한 성과를 이미 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칩타다나 증권지분 80%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진출을 본격화했다. 


증권가의 한 인사는 "한화투자증권 주가가 실적이나 본업과 관련없는 가상화폐와 연관돼 움직이는 것은 장기적 기업가치에 부정적"이라며 "한화투자증권이 비트코인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taemm071@buffet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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