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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탐구] ⑩OK금융, '읏맨·무대리' 나오는 종합금융사로 재계 새 바람

- 내년 종합금융사로 정식 출범...증권, 저축은행, 캐피탈 주력 전망

  • 기사등록 2023-07-27 17: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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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2023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경영 현황, 비즈니스 전략 등을 분석하는 '대기업집단 탐구'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재계순위'로도 불리는 공정위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을 심층 분석해 한국 경제와 재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OK금융그룹(회장 최윤)은 지난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일명 대기업집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재계 관계자와 자본시장 참여자들 사이에 여러모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일명 '재계 순위'로 불리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첫 등장(74위)했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주요 사업이 저축은행과 대부업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대기업집단제도는 1986년 사실상 처음 도입된 이래 30여년이 흐르면서 숱한 기업군(群)이 포함되고 제외됐지만 저축은행과 대부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 곳은 OK금융그룹이 유일하다. 


또, 올해 초 발표된 공시대상기업집단 82곳 가운데 금융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집단은 미래에셋(24위), 다우키움(51위), 교보생명(53위), 두나무(61위), OK금융그룹(74위)의 5곳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증권, 보험 등의 전통 금융업이 아니면서 포함된 곳은 두나무와 OK금융의 단 두 곳이다.


OK금융그룹이 희소 가치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다 OK금융그룹은 올해 안에 대부업을 종료하고 내년이면 저축은행과 캐피탈을 주력 사업으로 영위하는 종합금융사로 탈바꿈한다. 내년 새 모습으로 등장하는 OK금융그룹이 한국 재계에서 어떤 역사를 쓰게 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케이금융그룹 현황. 2022년 12월 기준. 단위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재계 첫 '저축은행·대부업 주력 대기업집단'... 무과장 인기 


올해 초 공정위의 공시대상기업집단 발표에서 OK금융그룹은 7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순위가 동일하지만 매출액 2조5370억원, 순이익 4070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14.43% 증가했고 순이익은 32.50% 감소했다. 계열사는 18곳으로 지난해 대비 1곳 감소했다. 부동산 전문 IS지주(회장 권혁운. 75위), 맥주 '켈리'로 잘 알려진 하이트진로(회장 박문덕. 76위)를 앞서는 순위였다. 


2023 공시대상기업집단. [자료=공정거래위원회]

OK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최윤 회장이 OK홀딩스대부(93.2%)와 J&K캐피탈(100%)을 보유하고 있고, 이 두 회사가 나머지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J&K캐피탈은 일본에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인데 이는 2004년 최윤 회장이 일본 A&O그룹을 인수할 당시 일본 법원이 A&O그룹의 인수 조건을 일본 법인이어야 한다고 고집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본에 서류상으로 존재하는 SPC(특수목적법인)인 J&K캐피탈을 설립해 우회인수하면서 생겨났다.


A&O그룹이 바로 러시앤캐시로 잘 알려진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이며 OK금융그룹의 모태가 된다. 재일교포인 최윤 회장은 2004년 아프로파이낸셜대부로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한국의 대부업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기 연예인을 CF에 기용하고 경쾌하고 발랄한 음악과 영상을 선보이며 대부업에 관한 인식을 바꿔놓았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현재 대부업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근하고 귀여운 캐릭터의 '무과장' 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러시앤캐시로 잘 알려진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인기 캐릭터 무과장. [이미지=OK금융그룹]

◆주력 사업 '대부업→저축은행' 이동... 내년 종합금융사 새출발


그렇지만 현재 OK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는 대부업이 아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OK금융그룹에서 매출액(영업수익)이 가장 큰 계열사는 OK저축은행(1조4656억원)으로 아프로파이낸셜대부(매출액 4062억원)의 4배이다. 20년 가까운 업력을 보내면서 OK금융그룹의 무게 중심이 저축은행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자기자본(자본총계) 기준으로 SBI저축은행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기 캐릭터 ‘읏맨’으로 잘 알려져 있다. 'OK'를 돌려서 보면 '읏'으로 보이기 때문에 읏맨으로 이름 지었다. 무과장, 읏맨은 최윤 회장의 아이디어로 알려져 있으며 이같은 'B급 광고'를 향후에도 밀고 나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매출액 1조4656억원, 영업이익 1777억원, 당기순이익 12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22.7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4.22%, 49.34% 감소했다. 자금조달비용 증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등으로 저축은행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37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0.82% 늘었다. 대출채권 매각으로 인한 충당금 환입 효과 등이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OK금융그룹 주요 계열사 매출액. 2022년 K-IFRS 연결. 단위 억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OK금융그룹은 올해 대부업에서 완전 철수하고 내년이면 종합금융그룹으로 새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대부업이 양호한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종합금융사로의 도약에 제약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OK금융그룹은 2015년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 2016년 리딩투자증권 등의 증권사 인수를 추진했지만 대부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해 번번히 실패했다. 2017년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지만 금융당국이 대부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하라는 요건을 내세우면서 인수가 무산됐다. 


지난달 금융위원회는 OK저축은행과 러시앤캐시 간 영업양수도 계약을 승인했다. 당초 OK저축은행은 내년 상반기까지 러시앤캐시를 대부 시장에서 철수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금융위의 승인으로 시기가 6개월 가량 앞당겨졌다. 앞서 2018년 원캐싱, 2019년 미즈사랑, 지난 3월에는 예스자산대부의 대부 라이선스를 각각 반납했다. 


◆'워커 홀릭' 최윤 회장, 증권사 인수 전망... SK증권·유안타증권 물망


내년에 새 모습으로 등장하는 OK금융그룹은 우선 증권사 인수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SK증권과 유안타증권이 OK금융그룹의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그간 한국 재계에 존재하지 않았던 증권, 저축은행, 캐피탈을 주력으로 하는 새로운 금융 대기업집단이 등장하게 된다. 재계에서는 최윤 회장이 무대리, 읏맨같은 창의적 아이디어로 OK금융그룹을 점프시킬 경우 한국 재계 역사를 새롭게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사진=OK금융그룹]

최윤 회장은 '워커 홀릭'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나고야 출생으로 나고야 가큐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일본서 식당 운영으로 성공해 여기에서 마련한 자금으로 2004년 무렵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대로 일본에서 건너와 국내에서 대부업으로 시작한 탓에 야쿠자 출신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할아버지부터 3대째 일본에 거주하면서도 일본에 귀화하지 않고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해왔다. 50대 초반에 결혼해 슬하의 1남 1녀가 10세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자녀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다. 최윤 회장은 임직원들의 동기 부여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대부업 철수 과정에서 대부업 근무 직원의 고용 보장은 물론이고 직군 전환을 신청한 직원 모두를 수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씨티은행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OK금융그룹측은 "씨티은행을 인수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OK캐피탈은 지난해 매출액 2163억원, 영업이익 680억원, 당기순이익 3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매출액은 35.10%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6.45%, 54.62% 감소했다. 1분기 당기순손실은 239억원으로 전년비 적자 전환했다. 이는 대손비용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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