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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영화 ‘베테랑’의 모티브가 됐던 ‘맷값 폭행’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최철원 M&M(마이트앤메인) 대표이사가 최근 아이스하키협회장으로 당선되자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전일 “‘맷값 폭행'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당선인의 효력 상실을 요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2019년 우리는 스포츠계에 전방위적으로 퍼진 폭행 관행을 보며 분노했다. 그리고 가슴을 쳤다. 그로부터 1년 뒤에는 최숙현 선수를 허망하게 떠나 보내며 다시 한 번 인권침해와 유린이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문제임을 자각했다”라며 “이를 두고 시민단체는 ‘사회적 타살’로 규정했다. 그리고 정치권에서도 앞 다퉈 문제점을 지적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직접 스포츠인권문제 개선을 주문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럼에도 과거 분노는 잊히고 스포츠인권유린과 폭행관행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선거 일명 ‘맷값 폭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사람이 출마해 압도적 표 차이로 당선됐다”라며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로 나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국민들이 황당해하고 분노했는데 이번에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이 된 상황은 허탈감마저 느끼게 한다”라고 토로했다.


최철원 M&M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인물정보 캡처]

◆영화 ’베테랑’ 모티브가 된 ‘맷값 폭행’


앞서 언급된 ‘맷값 폭행’은 지난 2010년 10월 최철원 대표가 고용승계 문제로 마찰을 빚은 화물연대 지회장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때리고 ‘맷값’으로 돈을 건넨 사건이다. 


2010년 피해자 유씨는 자신이 일하던 회사를 M&A(인수합병)한 M&M이 고용승계를 거부하자 차량시위를 벌였다. 화물연대 울산지부 탱크로리 지회장이었던 유씨는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탱크로리 차량 매각 문제로 사무실에 찾아갔는데 최철원 대표가 회사 직원 여러명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나를 때린 뒤 ‘맷값’이라며 2000만원을 건넸다”라며 “재벌 2세인 대표가 직접 야구방망이와 손, 발로 폭행해 소름이 끼쳤다”라고 말했다. 


최철원 대표는 1대당 100만원씩 주겠다며 유씨를 때렸는데, 유씨가 살려달라고 하자 1대에 300만원씩이라며 다시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폭행 당시 옆에 있었던 직원들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철원 대표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 받았으나 2심에서는 집행유예로 실형을 면했다. 이 사건은 영화 ‘베테랑’ 속 소재로 사용되기도 했다. 


국민청원의 청원인은 “최철원 대표는 ‘군대에서 빠따(배트) 정도로 생각하고 훈육개념으로 때렸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피해자는 11살이나 많은 막내 삼촌뻘이었다”라며 “영화 베테랑에서 재벌 3세로 나와 악행을 일삼은 실존 인물인 그는, 눈 오는 날 교통체증으로 지각한 직원들을 엎드려뻗쳐 시킨 후 삽자루 등으로 두들겨 패기도 했다. 또, 회사의 중견간부를 골프채로 폭행했고, 사냥개를 회사로 끌고 와서 직원을 위협한 일도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폭력적, 반사회적 장본인인 최철원 대표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에 당선됐고 대한체육회의 인준 만을 앞두고 있다. 협회는 재벌의 후광으로 재정적 지원을 기대했던 모양”이라며 “반사회적 파렴치한 일을 해도 돈을 들고 오면 아무나 스포츠협회의 임원이 될 수 있습니까?”라고 비판했다.


최철원 대표는 지난해 12월 1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 그는 아이스하키 전용시설 확충, 1기업 1중학클럽팀 운영 및 리그 운영, 실업팀 창단 등 공약을 앞세워 지지를 받았다. 


당선됐지만 최철원 대표가 회장직에 오르려면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통상 임원 인준 절차 마무리는 이틀 정도 걸리지만 체육회는 지난 4일 열린 ‘제46회 이사회'에서 최철원 대표의 인준 여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최종 인준 여부 결정은 추후 논의 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게 위임하기로 의결했다.


레거시컵 2019에서 선수들이 모여있다. [사진=더밸류뉴스(대한아이스하키협회 홈페이지 캡처)]

◆체육시민연대 “최철원, 자진 사퇴하라”


이런 상황에서 체육시민연대는 “최철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당선자는 자진 사퇴하라”라는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 최철원 당선자는 과거 ‘맷값 폭행’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전력이 있어 회원종목단체장 중 유일하게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대한체육회는 차일피일 인준을 미루며 고심 중이고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체육회의 결정을 팔짱끼고 바라보고만 있다”라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의 관련 규정들을 보면, 회원종목단체의 장은 취임 후라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 인준이 취소되거나 해당 회장은 면직 또는 해임된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관련 규정들을 검토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는 협회의 임원이 될 수 없고 설사 협회장 선거에서 당선되더라도 그 효력은 상실된다.


실제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선거관리 규정 제11조 후보자의 자격에는 ‘정관 26조에 따라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사람은 후보자가 될 수 없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정관 26조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은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체육회는 더밸류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상황을 보고, 인준 관련해서는 여러 방면에서 체육계 인사들 얘기를 들어보겠다는 입장”이라며 “원래 사무처에서 검토를 하고 회장 최종 결제 받아서 인준이 된다. (최철원 당선인에 대해) 조금 논란도 있고 하니까 이사회나 통해서 얘기를 들어보겠다는 취지에서 논의했고, 당사자나 스포츠 공정위원회, 아이스하키협회 등 얘기를 통합적으로 들어보고 결정을 하겠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결과 발표와 관련해서는 “언제까지 해야 된다는 (기간은) 없고 늦어도 2월 안에는 결정이 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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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2-16 15: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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