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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후일담] LG생활건강, 성과급 꼼수 논란…내부 불만 터지자 급히 지급

-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도 성과급은 지난해와 동일

  • 기사등록 2020-02-21 16: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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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성과급 지급을 미룬다고 해서 내부에서 불만이 말이 아닙니다”

 

LG생활건강 직원인 이모씨는 분통을 터트렸다. 

 

지난 10일 LG생활건강은 다음날(11일)로 예정됐던 성과급 협의를 일방적으로 미뤘다. 회사 측이 이날 LG생활건강 노동조합을 방문해 성과급 협의 시기를 미루길 희망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기존 협의날인 11일로 강행하려 했으나 결국 미루기로 결정했다.

 

LG생활건강은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국가적, 전세계적 재난 상황임을 감안했을때 소비자 주체 기업인 LG생활건강에 대외적인 이미지 타격 및 불매운동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성과급 지급에는 변함이 없으며 2월 내에는 지급하겠다”고 덧붙이긴 했으나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LG생활건강 임직원 이모씨는 “이미 지난해 실적은 잘 나왔는데 코로나19 핑계로 성과급 지급 협의를 미루는 것으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열심히 일하던 직원들의 사기가 꺾였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들끓자 LG생활건강은 14일에 급하게 성과급 설명회를 열고 18일에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여전히 직원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 ‘후 천기단 화현세트’. [사진=더밸류뉴스(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은 지난 15년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해 직원들은 올해도 성과급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 물론 지난해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7조6854억원, 1조1764억원, 7882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3.9%, 13.2%, 13.9%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3365억원, 2138억원으로 전년비 27.3%, 11.1%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4분기는 중국 현지 럭셔리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해외 화장품 성장이 돋보였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의 전체 매출 중에 해외 매출은 24%를 차지한다. 그 중 중국 매출 비중은 13%이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아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단기적인 이슈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면세점과 중국 현지에서의 실적은 단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과거 사스 사태를 고려시 대략 2-4개월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는 회복되는 이슈라 판단되어 1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성과급을 2016년 500%, 2017년 400%, 2018년 300%, 2019년 500%로 지급했다. 그러나 최대 실적 기록에도 올해 성과급을 500%로 지난해와 동일하게 지급하자 직원들은 아쉽다는 분위기다. 

 

직원 이 씨는 “내부에서 불만이 제기되자 3일만에 논란을 덮으려고 급하게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에 LG생활건강 측은 "성과급 지급 시기가 월급 지급 일자처럼 명확히 정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지연됐다고는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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